Editor's Note

김한권 국립외교원 부교수는 중국 공산당 제 20차 당대회 개막일 행사에서 발표된 지난 5년간의 업무 성취 및 평가와 향후 5년의 국정에 관한 정책적 방향성을 담은 시진핑 보고 내용을 분석합니다. 보고 문건에서 미국에 대한 간접적인 비판과 경쟁에서의 우위 추구를 주로 논의한 것을 볼 때 시진핑 3기 대외정책 기조는 이전과 비교해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아울러, 중국 인민 해방군 건군 100주년인 2027년은 시진핑 주석의 4 연임이 시작되는 시기라며, 이를 위한 정치적 명분 마련을 위해 대만에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한국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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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는 전체 공산당원 중 전국에서 각 지역과 다양한 직업군의 대표들이 5년마다 한 차례씩 모여 향후 5년 간 당을 이끌어갈 중앙위원 200여 명과 중앙위원회 후보위원, 중앙기율검사위원 등을 선출하고, 당의 헌법인 당장(黨章)의 개정안을 처리하는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이다. 2022년의 20차 전국대표대회(이하 20차 당 대회)는 9,671만 여명의 중국 공산당원 중 총2,296명의 대표명단이 2022년 9월 25일에 공식 발표됐으며, 10월 16일에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개막 선언과 함께 7일 간의 일정으로 22일까지 개최되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3연임 여부와 함께 이번 당 대회가 대내외적으로 커다란 관심을 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개막일 행사에서 발표되는 중국 최고지도자의 업무 ‘보고(報告)’일 것이다. ‘보고’의 내용에는 지난 5년간의 업무 성취 및 평가와 함께 향후 5년의 국정에 관한 주요 분야 별 정책적 방향성과 핵심 개념들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번 20차 당 대회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1시간 44분에 걸쳐 총 14,400여자로 구성된 ‘보고’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에서는 국가 안보 및 중국특색의 사회주의에 관한 언급이 비교적 많이 언급되었으며, 이 외에도 중국식 현대화,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타이완 통일, 공동부유(共同富裕), 비공유제(민영)경제, 제로 코로나 정책(動態淸零) 유지 등이 많은 관심을 모았다.

 

2. ‘보고’에서 나타나 중국 대외정책의 현안

2-1. 20차 당 대회를 전후한 한반도 정세

 

2022년 5월에 출범한 한국 윤석열 정부는 이후 한미동맹 및 한٠미٠일 지역안보협력체제 강화에 대한 정책적 방향성을 분명히 해왔다. 특히 2022년 5월의 한٠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을 글로벌٠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정의하는 한편,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대응하는 한٠미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Extended Deterrence Strategy and Consultation Group)의 재가동을 합의했다. 또한 한일관계의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전임 문재인 정부 당시 중단 또는 축소되었던 한٠미 연합훈련의 재개를 실행했다.

 

북한 김정은 체제는 연이은 미사일 실험으로 이에 대응함은 물론 핵 실험을 준비하는 징후까지 나타났다. 한반도 주변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의 입장에서는 20차 당 대회를 한 달 앞둔 9월에 들어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CVN-76)가 23일에 부산으로 입항한 뒤, 26∼29일의 한٠미 연합해상훈련에 이어 한٠미٠일 대잠수함전 및 미사일 방어훈련이 진행되는 달갑지 않은 상황까지 벌어졌다. 10월에 들어서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도발이 계속되자 로널드 레이건호가 한반도 해역에 재진입하며, 한·미가 7~8일 사이에 동해 공해상에서 해상 연합 기동훈련을 실행했다.

 

한반도 정세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20차 당 대회를 3일 앞둔 10월 13일에 시진핑 주석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22년 중국 국경절 73주년 축전에 대한 답전을 보냈다. 시 주석은 답전을 통해 "국제 및 지역 정세에서는 심각하고 복잡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북٠중 양국사이에 ”전략적 의사소통을 증진시키고 단결과 협조를 강화해야할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언급했다. 이어 북한은 20차 당 대회의 개막일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명의의 축전을 보내며 “전례 없이 복잡다단한 국제적 환경” 속에서 양국이 변함없이 상호지지 및 협조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비추어 본다면 북중관계는 20차 당 대회 이후에도 각자의 대미관계를 포함한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에서의 이익을 위해 전략적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양국 사이에 여전히 상호 전략적 불신이 존재하고, 특히 중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로 한미 및 미일동맹에 이어 한٠미٠일 지역안보협력체제의 강화가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불만과 우려가 높아질 것이다. 시진핑 지도부는 한٠미٠일의 협력 중진이 대북 억제력 강화를 표면적으로 내세우지만 결국은 미국의 주도로 3국의 칼끝이 중국을 겨냥할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2-2. 중국의 안보 우려와 군사력 증강 의지: 미중관계와 타이완 통일

 

시 주석은 ‘보고’를 통해 전반적인 국방력 강화의 의지를 천명하면서 "실전화한 군사훈련을 심도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민해방군을 세계 수준의 군으로 육성하기 위한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천명하며 이어서 타이완 통일에 관한 강한 의지를 천명했다. ‘보고’를 통한 시 주석의 이러한 언급들은 미٠중 전략적 경쟁으로 인해 중국이 가진 군사٠안보적 우려와 타이완 현안에 대한 정치적 및 전략적 중요성, 그리고 이로 인한 군사력 증강의 절실성을 압축하여 내포한 것이었다.

 

(가) 미국 주도의 NATO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٠안보적 연계

 

"20차 당 대회 ‘보고’에서 국가 ‘안보(安全)’를 29차례 언급된 것을 포함해 국제, 인민, 경제, 식량 등 각종 안보가 91번이나 거론되었다. '중국특색의 사회주의'가 33회 등장하고, 관심을 모았던 ‘공동부유’가 총 8차례의 언급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안보 현안에 대해 가지는 고민과 중요성을 우회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중국의 안보에 관한 우려 증가의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미٠중 전략적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최근 미국의 주도로 나타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의 군사٠안보적 연계 강화 움직임이다.

 

중국의 시각에서 미국은 유럽에서 NATO를 중심으로 러시아를 견제하고, 아시아에서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중심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EU와 NATO의 주요국들이 인도-태평양 전략, 전략지침, 또는 동 지역을 다룬 통합 전략문서를 발표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전략적 관심과 의지를 구체화시키는 모습이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들로 2020년 9월에 독일(Policy guidelines for the Indo-Pacific region: Germany–Europe–Asia: shaping the 21st century together) 및 11월에 네덜란드(Indo-Pacific: Guidelines for strengthening Dutch and EU cooperation with partners in Asia), 그리고 2021년 들어서 3월에 영국(Integrated Review 2021: Global Britain in a Competitive Age: Integrated Review of Security, Defence, Development and Foreign Policy), 4월에 프랑스(La strategie de la France dans I'Indopacifique, 기존 전략서의 수정본, 영문 France's Indo-Pacific Strategy)에 이어 9월에 유럽연합(EU)의 “EU strategy for cooperation in the Indo-Pacific”이 발표되었다.

 

이와 더불어 2021년에 들어와서는 영국과 프랑스에 이어 독일과 네덜란드 해군 군함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함께 남중국해 주변에서 연합훈련 및 역내에서 군사 활동을 펼치며 중국에 대한 군사·안보적 압박이 증가되었다. 또한 같은 해 9월에는 미국-영국-호주의 3국 동맹(AUKUS)이 수립되었다. 이어 2022년 6월에는 NATO 정상회의에 AP4(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가 초청되었다.

 

중국은 AP4의 NATO 참석을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중국이 보여준 부정적인 반응의 근본적인 이유는 근년에 들어 미국이 NATO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 사이의 연계를 강화시키며 중국에 대한 전략적 압박과 견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기 때문이다. 동시에 중국이 가지는 대미관계에서의 군사٠안보적 우려는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

 

(나) 타이완 통일의 전략적 가치와 정치적 무게

 

시 주석은 타이완 현안과 관련하여 ‘보고’를 통해 중국은 최대의 성의와 노력으로 평화통일의 장래(前景)를 쟁취하고자 함을 견지하겠지만, 절대 무력사용의 포기를 약속하지 않을 것이고, 일체의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선택항목(选项)을 남겨놓을 것"이라 표명했다. 이어서 "이는 외부세력의 간섭과 극소수의 ‘타이완 독립(台独)’ 분열분자와 그에 따르는 분열 활동을 겨냥한 것이지 결코 광범위한 타이완 동포들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며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반드시 실현해야하며, 또한 반드시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심을 끌었던 타이완 관련 내용에서 시진핑 주석이 무력사용의 선택을 남겨둠으로써 향후 양안관계는 물론 미중관계 또한 도전요인이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이 무력 사용의 대상으로 사실상 미국을 가리키는 “외부세력의 간섭”과 차이잉원 총통과 민진당 지지층을 지칭하는 타이완 독립과 분열 활동에 국한함으로써 타이완의 일반 주민들 및 중국과 협력이 가능한 국민당을 분리 대응한 점은 일견 양안관계의 갈등을 줄이려는 중국의 노력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2022년 11월의 타이완 지방공직인원선거(中華民國地方公職人員選舉)에서 2024년 1월의 타이완 총통٠부총통 선거까지 타이완 내부의 정치적 분열을 유도하고 중국의 타이완 선거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20차 당 대회 이후의 중국은 시 주석의 장기 집권 명분으로 타이완 통일 의지를 견지하고 군사력 증강을 포함한 관련 준비를 지속적이고 착실하게 강화해 나갈 것이다. 또한 정치적으로 타이완 관련 현안에서 절대 물러서거나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이로 인해 타이완 문제를 둘러싼 미٠중 갈등과 타이완 해협에서의 군사적 긴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과연 중국이 ‘보고’에서 천명한 바와 같이 타이완 해협에서 미국의 군사٠안보적 개입과 타이완 내부의 저항을 물리치고 통일을 실현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보고’에서 나타난 안보 분야와 타이완 통일에 대한 내용들은 중국의 주권, 영토, 통일에 대한 시진핑 지도부의 강경한 정치적 의지를 확인하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전달하는 목적에 우선했다고 생각된다. 동시에 향후 5년 동안 미국과 최소한 역내에서 대등한 군사력 보유와 무력을 통한 타이완 통일의 실행에도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역량을 갖추도록 충실히 준비하려는 의지를 담았다고 생각된다.

 

결국 타이완 해협의 현안은 2027년을 고비점으로 바라보며 양안 및 미중관계가 긴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아직 군사력이 충분치 않고 대내외적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력 충돌을 불사하는 타이완 통일의 노정으로 조속히 나아가기 보다는, 정치적으로는 물러서지 않는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군사력을 지속적으로 증강하는 방안을 선택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시진핑 주석의 입장에서 2027년은 21차 당 대회를 맞이하며 4연임에 대한 도전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이다. 만약 4연임을 모색한다면 타이완 통일은 충분한 정치적 명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2027년은 중국 인민해방군 건군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중국은 건군 100주년을 맞이하여 의미 있는 군사력의 증강을 꾸준히 추구해왔다. 그리고 그 ‘의미’에는 타이완 통일에 대한 외부간섭(미국)을 물리치는 역량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만약 향후 미국의 대타이완 정책에서 전격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중국은 2027년의 역사적인 건군 100주년을 목표로 섣부른 군사적 도박보다는 향후 5년을 군사력 증강의 시간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끝으로 2024년의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의 재집권 여부 및 중국 국내 및 세계 경제의 상황은 또 다른 변수로서 중국의 타이완 통일 현안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2-3. 세계의 평화와 발전 촉진 및 인류운명공동체의 구축

 

이번 ‘보고’에서 대내정책의 개념으로 기존 ‘중국특색의 사회주의’ 및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에 이어 ‘중국식 현대화(中国式现代化)’ 개념이 제시되었다. 반면 대외정책으로는 기존의 개념들이 다시 등장했지만 특히 ‘인류운명공동체(人類命運共同體)’가 강조되었다. 시진핑 주석은 ‘보고’에서 중국은 세계평화를 수호하고 공동발전을 촉진하는 외교정책을 견지하면서 인류운명공동체를 구축하는데 주력할 것이라 밝혔다.

 

또한 중국은 인류 공동의 가치를 선양하고, 각국 국민들의 상호 이해와 친목을 촉진하고, 세계 문명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문명 간의 교류로 문명 간의 장벽을 초월하고, 문명 간의 교류를 통해서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문명 간의 공존으로 문명의 우월을 초월하여 전지구적인 각종 도전에 공동대응을 주장했다. 이를 통해 ‘보고’는 미국에 대한 간적적인 비판 및 주변국과 개발도상국가들에 대한 우호 협력을 강화하며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과 영향력을 확대시키고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우위에 서려는 의지를 내비쳤다.

 

(가) 미국에 대한 간접적인 비판

 

20차 당 대회의 ‘보고’는 어디에도 미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곳곳에서 사실상 미국의 행위를 비판하는 내용들을 담고 있었다. 예를 들어 시 주석은 ‘보고’를 통해 모든 형식의 패권주의, 강권정치, 냉전 사유(思惟), 내정간섭, 이중 잣대(双重标准)를 반대한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표현들은 대부분 미국의 대중국 압박에 대한 중국의 비판에 사용된 표현들이었다.

 

반면 중국은 방어적인 국방정책을 실행할 것임을 밝히고 영원히 패권이나 확장을 추구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또한 UN 중심의 국제질서와 UN헌장을 기반으로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수호하고, 모든 형태의 일방주의와 특정 국가를 겨냥한 진영화와 배타적인 소집단을 반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사실상 중국이라는 특정 국가를 목표로 한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의 배타적인 진영화를 비판한 것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20차 당 대회 직전에 미중관계의 개선에 대한 시각이 부상하기도 했다. 당 대회를 하루 앞둔 15일에 쑨예리(孫業禮) 20차 당 대회 대변인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의 발언 때문이었다. 당시 쑨 대변인은 향후 50년간 국제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미국과 중국이 잘 지내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일각에서는 중국이 미국에 화해 메시지를 보낸 것이 아니냐는 긍정적인 분석이 나타나기도 했었다.

 

하지만 다음 날 당 대회 개막식에서 발표된 ‘보고’의 내용에는 결국 미국과의 화해보다는 간접적인 비판과 경쟁에서의 우위를 추구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결과적으로 20차 당 대회 이후에도 중국의 대미정책 기조에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예상하지 않았던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지 않는 한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나) 주변외교와 개발도상국과의 협력 강화

 

이번 ‘보고’에서 나타난 중국의 대외정책 기조 중 한국에게도 함의를 가지는 부분은 우호적인 주변국가 외교와 개발도상국과의 협력 강화 내용이었다. 중국은 ‘친성혜용(亲诚惠容)’과 선린 및 동반자관계의 주변외교 방침을 견지하고 주변국들과 우호, 상호신뢰, 이익의 융합을 심화할 것임을 언급했다. 사실 한국도 포함되는 주변외교 정책은 2012년 시진핑 지도부 1기가 출범하면서 지속적으로 강조되어왔던 내용이었으나 이번 당 대회 ‘보고’에서도 그 기조가 다시금 확인되었다.

 

다른 한편으로 최근 중국이 강조해온 개발도상국들과의 협력이 ‘보고’의 내용에서도 다시금 확인되었다. 중국은 글로벌 발전 협력에 대한 자원 투입을 확대하고, 남반구와 북반구의 격차를 줄이는데 주력하며, 개발도상국들이 발전을 가속화하도록 지지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브릭스(BRICS)와 상하이협력기구(SCO) 등 다자협력기구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국제 업무에서 신흥시장국가와 개발도상국의 대표성과 발언권을 증강시키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중국은 미국이 미-EU 무역٠기술 위원회(TTC) 및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체결 등으로 글로벌 산업 공급망 측면에서 대중국 견제 또는 탈중국(decoupling China) 정책을 강화해오자 이에 대응해 개발도상국가들을 중심으로 BRICS의 참가 국가를 확대하는 BRICS 플러스 및 SCO의 확대를 추진해왔다. 결국 중국은 자국이 주도하는 다자기구의 확대 및 개발도상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위상과 영향력을 넓히고 미국의 포위와 압박을 돌파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고’를 통해 다시금 확인했다.

 

3. 결론: 전망과 한국의 대응

 

20차 당 대회 ‘보고’의 내용에 따른다면 중국은 20차 당 대회 이후에도 기존에 추구해왔던 대외정책 기조의 방향성에 크게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미٠중 전략적 경쟁의 심화 및 중국의 적극적인 대응정책의 추세 하에서 윤석열 정부가 밝혀온 한미동맹 및 한٠미٠일 지역안보협력체제 강화 추진은 한중관계에서 계속해서 도전요인을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이에 대응하는 한٠미 및 한٠미٠일 합동훈련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한반도 정세에서 한٠중은 긴장 완화라는 국익을 공유하며 협력 공간의 확대를 모색해 볼 수 있다. 또한 치열한 미٠중 전략적 경쟁 구도 하에서 갈등과 대립의 전선을 주변 국가들에게까지 확대하지 않으려는 중국의 우호적인 주변외교 정책 기조를 활용할 필요도 있다.

 

끝으로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번 ‘보고’에서도 다시 한 번 확인되었듯이 미국의 강한 견제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기술의 독립을 달성하려하는 중국은 한국과 첨단산업에서의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이 한국과 협력을 모색하고 불필요한 갈등과 대립을 바라지 않는 점은 20차 당 대회 이후에도 한동안 한중관계의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다른 한편으로 타이완 해협에서의 점진적인 긴장 고조 추세에 대해 한국은 2027년을 고비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이에 대한 시나리오 별 한국의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의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 또한 2027년에 즈음하여 군사٠안보적, 경제적, 정치적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맞이한 현실 및 군사력을 포함한 미국과의 상대적인 종합국력 차이에 따라 타이완 통일 정책에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은 타이완 해협을 사이에 둔 미٠중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 별 대응을 준비하고 지속적으로 역내의 변화를 검토해 나가야 한다.

 

※ 본 논평은 “Evaluation and Suggestion on the ROK-U.S. Extended Deterrence Strategy and Consultation Group Meeting” 의 국문 번역본입니다.

 


 

김한권_ 김한권 교수는 현재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중국연구센터 책임교수이자 아시아•태평양연구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외교원 근무 이전에 아산정책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아메리칸 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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