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본 스페셜리포트에서 이승주 EAI 무역ž기술ž변환센터 소장(중앙대 교수)은 미중 간 5G 경쟁에 대하여 설명합니다. 저자는 미국의 화웨이 전략에 동조하는 국가들이 증가함으로써 미중 5G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였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양상 속에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이 추구하는 5G 공급 사슬의 재편 과정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사한 상황을 직면하고 있는 국가들과의 연대를 통해 미중 사이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 아래는 일부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전문은 상단의 첨부파일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미중 5G 경쟁의 국면 전환

미중 5G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미중 5G 경쟁 동학의 변화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 화웨이 전략의 재구성, 중국의 공세적 외교, 주요국에서 중국 경계론의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한 결과이다. 미중 5G 경쟁 2.0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에 대한 견제를 점진적으로 체계화하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부터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다양한 방식으로 부과하였으나, 화웨이와 거래하는 미국 기업들의 반발과 화웨이 견제를 위한 국제 협력을 확대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는 등 상당한 허점이 드러났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2019년 하반기부터 화웨이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는 한편, 미국 기업과 외국 정부에 희생과 일방적 동참을 요구하던 데서 탈피하여 새로운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정책의 전환을 시도하였다. ‘경제 번영 네트워크(Economic Prosperity Network: EPN)’는 이러한 시도의 일환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기업과 우방국들이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공급 사슬의 형성을 제시하는 등 국제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전략적 변화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변화의 단초는 중국의 공세적 외교에서도 만들어졌다. 홍콩 보안법 통과 과정에서 중국 정부가 보여준 강경한 정책,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과정에서 드러난 중국 체제의 문제점, 이를 만회하기 위한 ‘마스크 외교(mask diplomacy)’는 일정한 성과 못지않게, 한계와 문제를 드러냈다. 일련의 사태 전개 과정에서 중국이 주요국들과 긴장 관계를 형성하면서, 미중 5G 경쟁도 새로운 국면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중국 경계론이 화웨이 장비의 리스크에 대한 의구심으로 확산하였다. 이처럼 2020년 상반기 이후 미중 5G 경쟁에는 새로운 변화의 동학이 작동하기 시작하였다. ‘미중 5G 경쟁 2.0’이라고 할 수 있다. 미중 5G 경쟁 2.0은 5G 경쟁이 지구화되는 질적 변화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기존 미중 중심의 5G 경쟁 1.0과 차별화된다. 5G 경쟁 1.0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반 화웨이 전략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국제 협력을 추구했으나, 국제 협력의 외연을 확대하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 한편, 5G 경쟁 2.0에서는 영국, 독일, 인도 등 주요국들이 5G에 대한 기존 입장을 전환하거나 그 가능성을 보임으로써 5G 경쟁이 본격적으로 지구화되는 변화가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들에 반 화웨이 전선에 동참하라는 일방적으로 압박하던 공세적 접근에서 벗어나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국제 협력을 확대하는 변화를 보여주었다.

이 글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 화웨이 전략의 변화와 이에 대한 중국의 대응 과정에서 나타난 5G 경쟁의 새로운 동학을 살펴본다. 구체적으로 미국과 중국이 5G 경쟁 2.0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게 된 국제적ž국내적 배경을 검토하고, 미국과 중국의 5G 전략을 고찰한다. 이러한 분석에 기반하여 미중 5G 경쟁 2.0에 대한 한국의 대응 전략을 제시한다. 한국은 미중 5G 경쟁과 관련하여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전략을 추구해왔다. 이는 미중 미래 경쟁력의 관건일 뿐 아니라 안보적 영향력이 지대한 5G 경쟁의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한편, 미중 5G 경쟁이 2.0이라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전략적 모호성을 보완하는 새로운 전략이 요구된다. 미중 전략 경쟁이 첨예화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미중 5G 경쟁 2.0의 핵심은 공급 사슬의 재편과 이를 위한 국제 협력의 확대이다. 한국은 공급 사슬의 재편, 더 나아가 세계 경제 질서의 재편 과정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건설적인 역할을 모색하는 중견국 외교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 저자: 이승주_ EAI 무역·기술·변환센터 소장 ·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분야는 국제정치경제, 통상의 국제정치, 글로벌 디지털 거버넌스 등이다. 주요 저서 및 편저로는 《사이버 공간의 국제정치경제》(이승주 편), “Institutional Balancing and the Politics of Mega FTAs in East Asia,” 《Northeast Asia: Ripe for Integration?》(공편), 《Trade Policy in the Asia-Pacific: The Role of Ideas, Interests, and Domestic Institutions》(공편) 등이 있다.

 

■ 담당 및 편집: 백진경 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내선 209) j.baek@ea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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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프로젝트

세부사업

미중경쟁과 한국의 전략

중국의 미래 성장과 아태 신문명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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