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오늘날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의 안보 환경은 한층 더 불확실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등장 이후 두 달 여가 경과한 지금 아직 미국의 외교정책이 윤곽을 잡아가기보다는 여전히 불확실성 속에 있기에, 동북아 지역의 안보 환경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예측이 난무할 뿐 확실한 향방을 가늠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미중 간의 경쟁과 갈등이 점증할 것이라 예측되는 가운데, 북한은 지속적으로 핵과 미사일 위협을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 안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한미동맹을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 맞도록 조정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며, 그 중에 중국을 전략적 적으로 배척하지 않는 섬세한 고려가 필요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한미동맹과 미국의 글로벌전략을 상보적으로 이끌어가는 노력 또한 요구됩니다. 이 글은 EAI가 2017년 신년에 기획한 한국안보 라운드테이블의 한미동맹 세션에서 토론된 내용을 바탕으로 저자가 재구성하였습니다. 저자는 이 글을 통해 트럼프 정부의 등장과 변화하는 한반도 및 주변의 안보 환경을 진단하고, 새로운 시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한미동맹이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2개월이 경과했지만 미국의 국내외 정책을 결정짓는 핵심단어는 여전히 “불확실성”이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 경제의 성장, 중산층의 경제회복, 제조업 부활, 경제격차 감소 등을 목표로 내걸었다. 문제는 미국 경제의 문제가 다양한 원인에 기인하는 것이지만 해결책을 대외경제관계에서 주로 찾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무역의 기치를 내걸고 중국, 독일, 일본 등 주요 경제대상국에 대해 압박을 가해왔고, 이러한 경제정책은 직접적으로 외교안보에 영향을 주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국내경제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기 전까지 경제 위주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면서 외교안보의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외교안보라인이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우는 이념 중심의 인물들과 미국 공화당의 전통 외교안보라인을 따르는 주류의 흐름으로 분리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스티브 배넌으로 대표되는 트럼프 정부의 미국 중심 이데올로기가 외교안보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가 하면, 국방부와 국가안보위원회(NSC)의 주요 군 출신 인사들은 기존의 주류 외교안보 시각을 대변하고 있다.

 

한국의 관점에서 미국의 외교안보대전략은 우리의 국익에 매우 중요하다. 미국의 지구적 안보전략, 동아시아 전략, 대중 전략, 경제 전략, 그리고 시급한 문제로 떠오른 북핵 문제에 대한 전략 등은 한미동맹의 미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시아가 상대적으로 경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시각이 대두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재균형전략은 미국의 경제회복과 지정학적 리더십 유지라는 구조적 필요에서 대두된 것이기 때문에 아시아의 중요성은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생각과는 별개로 유지될 것이라는 견해도 미국 내에서 강한 조류를 형성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정부의 아시아 정책 담당자들은 아직 인사정책이 충분히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틸러슨 국무장관의 한중일 방문 계기에 아시아에 대한 적극적 개입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광범위한 노력이 단기적인 해결책을 도출해내지 못할 경우 한미동맹을 어떠한 식으로 강화해나갈지 긴 안목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 한미동맹을 놓고 한국은 동아시아의 안정과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역할 설정을 계속 고민해나가야 한다. 트럼프 정부의 불확실한 동아시아 전략 속에서 지역 안보를 어떻게 발전시켜나갈 것인지 미국과의 지속적인 전략협력이 필요하다. 트럼프 정부의 협의의 이익 추구 전략이 동아시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미국 스스로가 합리적으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동맹국들의 정확한 판단과 제언이 필수적이다.

 

 


 

 

[대표집필]

 

전재성_ EAI 국제관계연구센터 소장, 서울대학교 교수.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Northwestern University)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숙명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조교수를 역임하였다. 주요 저술로는 《정치는 도덕적인가》, 《동아시아 국제정치 : 역사에서 이론으로》, “구성주의 국제정치이론에 대한 탈근대론과 현실주의의 비판 고찰”, “유럽의 국제정치적 근대 출현에 관한 이론적 연구”, “강대국의 부상과 대응 메커니즘 : 이론적 분석과 유럽의 사례” 등이 있다.

 

 

6대 프로젝트

미중관계와 한국

세부사업

중국의 미래 성장과 아태 신문명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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