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EAI는 2017년을 맞아 변화하는 국제정세와 주요 이슈를 진단하고 바람직한 한국 외교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하여 각 분야 전문가들을 모시고 라운드테이블 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그 일환으로 남북관계 및 대북정책과 관련하여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토론회를 가졌습니다. 본고는 남북관계 세션에서 논의된 사항을 바탕으로 서울대학교 김병연 교수가 대표집필 하였습니다. 북한문제는 언제나 한국의 외교안보적 고려에서 가장 우선순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단 이후 남북관계는, 부침을 거듭하였지만 여전히 긴장과 갈등 상황을 호전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북한으로부터의 무력 위협은 조금도 완화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비난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으며, 경색된 남북관계를 타계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적 방편도 구사하기 힘든 것이 오늘의 상황입니다. 더구나 동북아의 안보 상황은 더더욱 어려워지고 역내 갈등이 점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을 관리하고, 나아가 악화된 남북관계를 전환시키기 위한 방책은 한 순간에 마련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의 북한과 주변 정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장기적 안목에서 정책을 마련하고 일관되게 추진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대북정책이 국내정치나 정쟁에 이용되지 않도록 탈정치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제도화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적인 합의와 공감 속에서 일관된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북한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본문 중에서]

 

김정은 체제는 단기적으로는 안정돼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불안정한 체제이다...... 장성택과 백수십명의 고위급을 처형한 김정은의 공포정치는 북한의 엘리트 그룹의 충성을 강제하는 데 효과적이다. 따라서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김정은이 권력의 정점이 되어 대내외 핵심 정책을 관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북한 체제가 중장기적으로 불안정한 중요한 이유는 북한 경제의 시장화(marketization)에 있다...... 사회주의 국가가 전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밑으로부터의 시장화”는 김정은에게는 잠재적 위협이다.

 

북한에게 있어 남한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북한 핵문제가 미국과 중국이 다루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가 되었고 이를 제어하는 힘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에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일단 미국을 대상으로 단번 승부를 걸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평화조약을 체결하여 북한에 대한 외부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차단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당분간 북한은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대북정책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대북정책의 정치화이다. 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보수와 진보가 절반씩으로 나뉜 상황에서 정치인들은 대북정책의 실효성보다 여론이나 표를 결집하기 위해 대북정책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어 왔다...... 이는 대북정책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동시에 그 다음 정부도 이전 정부와 다른 대북정책을 내세우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혹자는 “보수는 북한 붕괴의 꿈에, 진보는 햇볕의 꿈”에 살고 있다고 한다. 북한 정권이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쉽게 북한을 붕괴시킬 수 있다고 착각하는 보수, 남북이 협력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김정은의 마음을 돌려야 하고 돌릴 수 있다고 믿는 진보가 있다면 이는 모두 몽상과 이념의 가냘픈 줄에 걸터앉아 있는 셈이다. 이 몽상과 이념은 문제 해결은커녕 문제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향후 5년을 위한 정책 제언
1. 대북정책의 탈정치화를 선언하고 이를 제도화해야 한다.
2. 단기적으로는 제재에 집중하는 동시에 대화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한다.
3. 중장기적으로는 북한의 시장화와 무역 개방도를 제고함으로써 북한이 스스로의 메커니즘에 의해 변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4. 미국과 중국에게 우리의 대북정책을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납득시켜야 한다.
5. 국민들에게 북한의 실재와 북한 문제의 복잡성을 설명해야 한다.

 

 


 

 

[대표집필]

 

김병연_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영국 옥스포드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영국 엑세스대학교 교수 및 일본 교토대학교 및 히토츠바시대학교 방문교수 등을 역임하였다. 주 연구 분야는 북한경제 및 러시아, 동유럽, 중국의 체제이행의 경제학, 응용계량경제학 등이다.

 

 


 

 

EAI 이슈브리핑은 국내외 주요 현안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해 전문가들의 진단과 분석을 제공하고 바람직한 정책 수립 방향을 위한 제언을 담고 있습니다. EAI는 균형잡힌 시각을 제공하고 건설적인 정책 논의의 장을 마련하여 우리 사회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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