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본 이슈브리핑은 EAI가 여시재(與時齋) 주도로 국내 주요 싱크탱크와 함께 진행하는 "Think Tank 공동연구"의 결과물로서 2017년 10월 25일 여시재 홈페이지에 동일한 내용이 게재되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9월 제2회 동방경제포럼(Eastern Economic Forum)을 개최하는 등 극동 러시아 개발과 함께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교류와 협력 강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 인도, 동남아시아 각국과의 경제 협력 및 원자력 기술 교류 협정 체결 등을 통해 이러한 노력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이른바 대유라시아(Grand Eurasia) 전략을 표방하며 유럽과 아시아에 걸친 러시아의 지리정치적, 지리경제적 입장과 정체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구상의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주요 국제문제 연구기관들은 러시아를 기본적으로 유럽 국가이자 유럽에서의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러시아의 대아시아 정책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상대적 무관심의 배경에는 러시아가 전통적으로 아시아에 보였던 관심이 간헐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측면이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최근 행보 역시 유사한 맥락이라는 관점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본문 중에서

 

"지난 9월 6일부터 7일까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제3회 동방경제포럼(Eastern Economic Forum)이 개최되었다. 러시아, 보다 정확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주도 하에 2015년부터 개최된 이 포럼의 이름에서 ‘동방’은 러시아의 동부와 동아시아를 중의적으로 가리킨다. 즉, 동러시아를 경제적으로 부흥시키는 동시에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제적) 협력도 강화한다는 양수겸장의 전략을 담고 있는 것이다. 낙후된 중국 서부 경제를 진흥하는 동시에 인접국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도 확보하겠다는 중국의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 전략의 러시아판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푸틴 대통령 역시 극동 러시아에 천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해외투자자들에 대한 러시아 국적 부여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겠다고 공언한 것도 이러한 구상의 연장선상에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러시아 외교정책에 관해 미국이 가장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지점은 중-러 관계다. 단기적으로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경제, 투자, 개발 분야에서 양국이 얼마나 협력을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며 그 결과 서구의 대러시아 제재를 무력화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미국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이러한 세계전략이 근본적으로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물적 능력의 한계다. 러시아가 경제력으로 미국과 중국에 단독으로 대항하기 힘들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거니와 군사력으로도 핵무기 전력을 제외하면 러시아는 냉전 이후 군사기술 및 무기 개발과 도입에서 기존 경쟁국들에 비해 뒤쳐졌다. 물론 우크라이나 사태[유로마이단]와 크림반도 합병을 통해 군사적으로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님을 세계에 과시했지만 그 과정이 사실상 게릴라전에 가까운 소위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fare)의 양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정규전 수행 능력을 제대로 검증 받은 것은 아니다.."

 

"부족한 역량을 유럽과 근린국(Near Abroad)에 대한 영향력 확보에 중점적으로 투입하면서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의 관계는 이를 강화하기 위한 지렛대(leverage)로만 간주하는 외교정책이 근간에서부터 변화하지 않는다면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진정한 동반자 관계(partnership)는 요원하다. 동방경제포럼 등의 움직임 역시 (실제로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는 차치하고서라도) 서방의 경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해석되기 십상인 것도 이런 맥락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최소한 10년 이상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정치적, 경제적, 인적 투자를 일관되게 진행하지 않는다면 19세기 말 이래 아시아에서 기회주의적 착취자(opportunistic exploiter)라는 평가를 받아온 러시아의 이미지를 쇄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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