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길정아 고려대 정부학연구소 연구교수는 20대 대선 과정 중에 양대 정당 후보에 대한 여러 의혹을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당파적 유권자들이 지지 정당과 후보에 높은 충성심을 보인 점에 주목합니다. 저자는 선거 과정에서 윤석열과 이재명 후보 모두 스캔들에 연루되자 두 후보자에 대한 유권자들의 정서 모두 부정적으로 나타났지만 당파적 유권자들의 투표 선택은 확고했다고 주장하며 그들의 표심이 상대 정당 지지자 집단에 대한 비호감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합니다.

제20대 대선은 선거가 진행 과정 중 양대 정당 후보에 대한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는 등, 많은 비판 가운데 치러졌다. 국내외 언론에서는 “비호감 선거(unlikeable election),” 혹은 “차악(lesser evil)의 선택” 등의 오명을 붙였다(Reuter 2022; The Korea Herald 2021; 연합뉴스 2022). 그러나 특기할 만한 것은 이러한 부정적인 평가가 팽배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주요 정당에 대한 당파적 선호를 지닌 유권자들은 선호 정당 및 후보에 견고한 지지를 보였다는 점이다. 이에 본 보고서는 이번 20대 대선 중 나타난 유권자들의 당파적 선호 양상과 그 특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두 주요 정당 및 후보에 대한 호감도

 

① 전체 유권자

하단의 [표 1]은 두 주요 정당과 두 후보에 대한 호감도의 평균을 구한 것이다. 각 대상에 대해서 가장 불호하는 0점에서부터 가장 높은 정서적 호감도를 보이는 10점 사이에서 응답자들이 선택한 결과를 평균으로 계산하니, 모든 대상에 대해서 5점 이하의 값이 확인되었다. 두 정당 및 두 후보 사이에서 큰 차이가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두 정당에 비해서 두 후보에게서는 다소 높은 평균값이 나타났다.

 

[표 1] 두 주요 정당 및 후보에 대한 호감도: 평균과 표준편차

 

평균

표준편차

n

더불어민주당 호감도

4.08

3.01

1,098

국민의힘 호감도

4.13

3.20

1,101

이재명 호감도

4.38

3.50

1,104

윤석열 호감도

4.45

3.50

1,101

[그림 1]은 두 정당 및 두 후보에 대한 호감도의 분포를 히스토그램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비호감 혹은 차악 등의 부정적인 정서가 팽배했던 상황을 반영하듯, 두 정당 및 두 후보에 대해서 모두 가장 부정적인 태도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정서를 가진 응답자 비율은 각각 21.04%와 24.25%, 그리고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정서를 가진 응답자 비율은 25.72%와 25.07%였다. 그리고 모든 대상에 대해서 호감도의 분포는 매우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그림 1] 두 주요 정당 및 후보 대한 호감도 분포

 

② 응답자의 정당 지지별

[표 2]는 네 개의 대상에 대한 정서적 태도를 응답자의 정당 지지에 따라 구분하여 분석한 것이다. 두 정당 사이, 그리고 두 후보 사이에서의 전체 평균값이 서로 유사하게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는 정당 선호별 큰 차이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두 정당을 지지하는 응답자 집단 모두,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 및 후보에 대해서 높은 호감도를 보인 반면, 상대 정당 및 후보에 대해서는 상당히 낮은 수준의 평균값이 계산되었다. 따라서 두 정당을 지지하는 응답자 사이에서 자신의 정파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와 상대 정파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의 차이가 서로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정당 및 두 후보에 대해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부정적 정서보다, 각 대상에 대한 태도 내부에 당파적 차이가 현저하다는 것에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

 

[표 2] 두 주요 정당 및 후보에 대한 호감도: 응답자의 정당 지지별

 

더불어민주당
호감도

국민의힘
호감도

이재명
호감도

윤석열
호감도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평균

6.80

1.72

7.53

1.87

표준편차

2.22

2.24

2.57

2.58

n

326

327

327

325

국민의힘 지지자

평균

1.73

7.18

1.54

7.61

표준편차

1.95

2.11

2.09

2.16

n

330

330

331

331

기타 정당 지지자

평균

3.99

3.67

4.25

3.85

표준편차

2.84

2.98

2.98

3.30

n

101

101

102

102

무당파

평균

3.79

3.63

4.16

3.99

표준편차

2.42

2.54

2.99

3.00

n

336

338

339

338

합계

평균

4.08

4.13

4.38

4.44

표준편차

3.01

3.20

3.50

3.50

n

1093

1096

1099

1096

 

[그림 2]와 [그림 3]은 두 정당 및 두 후보에 대한 호감도의 분포를 응답자의 정당 선호에 따라 구분하여 히스토그램으로 나타낸 것이다. 앞서 [그림 1]에서 살펴보았듯이, 두 정당 및 두 후보에 대해서 모두 가장 부정적인 태도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정당 지지별로 도해한 [그림 2]와 [그림 3]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자 사이에 큰 차이가 발견되었다. 더불어민주당 호감도와 이재명 호감도를 대상으로 한 [그림 2-1]과 [그림 3-1]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만을 분리하여 그린 그래프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의 비율이 현저히 감소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들에게서는 그러한 부정적인 태도의 비율이 매우 높게 증가하였다. 이와는 반대로, 국민의힘 호감도와 윤석열 호감도의 히스토그램인 [그림 2-2]와 [그림 3-2]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에게서는 부정적인 태도가 거의 나타나지 않은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에게서 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가 두드러지게 증가하였다. 따라서 [그림 1]에서 나타난 두 정당과 두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는 서로 상대 정당을 지지하는 응답자들에게서 기인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요컨대, 당파적 유권자들 사이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정파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와 상대 정파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의 차이가 큰 정서적 양극화(affective polarization; Iyengar et al. 2012)가 나타났으며, 이들에게 있어 이러한 ‘비호감’은 서로 상대 정당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었다.

 

[그림 2] 두 정당에 대한 호감도 분포: 응답자의 정당 지지별

[그림 2-1] 더불어민주당 호감도

[그림 2-2] 국민의힘 호감도

 

[그림3] 두 후보에 대한 호감도 분포: 응답자의 정당 지지별

[그림 3-1] 이재명 호감도

[그림 3-2] 윤석열 호감도

 

2. 민주주의 만족도와 정당 및 후보 호감도

 

① 민주주의 만족도

응답자들은 현재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또 그러한 만족도는 당파적 태도와 어떠한 연관을 맺고 있을까? 민주주의 만족도(satisfaction with democracy; Anderson and Guillory 1997; Anderson et al. 2005)는 민주적 지지(democratic support)의 구성 요소 중 하나로 이해할 수 있다. 응답자들은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는 0점에서부터 ‘보통’인 5점을 거쳐, ‘전적으로 만족한다’는 10점 중에서 선택하였고, 그 결과를 나타낸 [그림 4]는 ‘보통’이라는 비율이 30.21%로 가장 높았으며, 극단적인 값으로 이동함에 따라 그 비율이 대체적으로 감소하는 패턴을 보여주었다.

 

[그림 4] 민주주의 만족도 분포

 

한편, 정당 지지별로 응답자의 민주주의 만족도를 구분하여 도해한 [그림 5]를 보면, 지지자 집단별로 별다른 차이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각 집단에서 모두 ‘보통’이라는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0점과 10점으로 이동할수록 그 비율이 점차 감소하는 패턴이 모든 집단에서 동일하게 관찰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패턴은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그림 4]와 유사하였다. 따라서 현재 한국 민주주의 운영에 대한 인식과 평가에 정당 선호에 따른 차이가 발견되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 5] 민주주의 만족도 분포: 응답자의 정당 지지별

 

② 민주주의 만족도와 주요 정당 및 후보 호감도

[그림 6]과 [그림 7]은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정당 선호에 따라 민주주의 만족도에 별다른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두 주요 정당을 지지하는 응답자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만족과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 및 후보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주요하게 연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림 6-1]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민주주의에 대해 높은 만족도와 동시에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높은 호감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높은 만족도와 동시에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낮은 호감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그림 6-2]의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높은 민주주의 만족도와 높은 국민의힘 호감도를 나타내고 있으나,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높은 만족도와 동시에 국민의힘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림 6] 민주주의 만족도와 정당 호감도

[그림 6-1] 더불어민주당 호감도

[그림 6-2] 국민의힘 호감도

 

[그림 7] 민주주의 만족도와 후보 호감도

[그림 7-1] 이재명 호감도

[그림 7-2] 윤석열 호감도

 

이러한 패턴은 [그림 7]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그림 7-1]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민주주의에 대해 높은 만족도와 동시에 이재명에 대한 높은 호감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민주주의에 대해 높게 만족하는 경우에 이재명에 대해 낮은 호감도를 가지고 있다. 반대로, [그림 7-2]에서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높은 민주주의 만족도와 높은 윤석열 호감도를 나타내고 있으나,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높은 만족도와 동시에 윤석열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요컨대, [그림 6]과 [그림 7]에서, 두 정당과 두 후보를 대비한 결과, 현재 한국 민주주의 운영에 대한 평가 혹은 만족도의 정도에는 당파적 선호에 따른 차이가 나타나지는 않으나, 당파적 유권자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평가에서 서로 다른 귀인(attribution)을 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당파적 유권자들은 각각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와 상대 정당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를 민주주의 만족과 연관시킨다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민주주의 만족도의 이면에는 서로 다른 당파적 고려가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들은 '비호감 선거'로 지칭되었던 이번 대선의 심층을 보여준다. 두 주요 정당의 후보들 모두 선거 과정에서 스캔들에 연루되었고, 따라서 표면적으로는 두 정파 모두에 대한 비호감의 정서가 팽배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두 정파에 대한 비호감의 정서는 서로 상대 정당 지지자 집단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

 

참고문헌

Anderson, Christopher J. and Christine A. Guillory. 1997. “Political Institutions and Satisfaction with Democracy: A Cross-National Analysis of Consensus and Majoritarian Systems.”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91(1): 66-81.

Anderson, Christopher J., Andre Blais, Shaun Bowler, Todd Donovan, and Ola Listhaug. 2005. Losers’ Consent: Elections and Democratic Legitimacy. Oxford University Press.

Iyengar, Shanto, Gaurav Sood, and Yphtach Lelkes. 2012. “Affect, Not Ideology: Social Identity Perspective on Polarization.” Public Opinion Quarterly 76(3): 405-431.

Reuters. 2022. “S.Korean Voters Hold Noses as Rivals Land Low Blows in ”Unlikeable Election.“ https://www.reuters.com/world/asia-pacific/skorean-voters-hold-noses-rivals-land-low-blows-unlikeable-election-2022-02-03/

The Korea Herald. 2021. “‘Lesser Evil’? Disapproval of Presidential Candidates Rises.” http://www.koreaherald.com/view.php?ud=20211024000193

연합뉴스. 2022. “역대급 비호감 선거, 역대급 접전으로... 기록 쏟아낸 20대 대선.” https://www.yna.co.kr/view/AKR20220310078300001?input=1195m

 


 

저자: 길정아_고려대학교 정부학연구소 연구교수. 유권자의 정치태도, 한국정치, 계량분석 등을 강의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정치학 전공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주 연구 관심분야는 유권자의 정치태도, 당파적 양극화, 대의민주주의의 정치적 책임성 등이다. Social Science Research, 한국정치학회보, 한국정당학회보, 의정연구 등 다수의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였다.

 


 

담당 및 편집: 전주현_EAI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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