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의 책임소재, 세계인의 인식 차 뚜렷
- 미국에 대한 불신이 음모론 키워

 

 

9/11 배후는 누구? 17개국 16,062명 대상 조사
•  9/11 배후: “이슬람극단세력/알카에다” 46%, “모른다” 25%, “미국정부” 15%, “이스라엘” 7%, “기타” 7%順
•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개인일수록 음모론 시각 강해

 

“9/11 테러 배후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격차 커”

국제사회에 충격을 안겨준 9/11테러의 배후가 알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라고 지목한 응답자는 17개국 16,062명의 응답자 중 46%에 불과했다. 그 배후를 모르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25%였고 소수의견이기는 하지만 미국정부가 9/11테러의 실질적인 배후라고 응답한 응답자가 15%나 된다. 이스라엘이 배후라는 응답이 7%로 뒤를 이었다. 이는 월드퍼브릭오피니언(WPO)이 9/11테러 7주기를 맞이하여 실시한 17개국 국제여론조사 결과다. 한국에서는 동아시아연구원(EAI)과 경향신문이 한국 조사를 담당했다. 오사마빈라덴과 알카에다가 9/11테러를 주도했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이로 인해 아프가니스탄 전쟁까지 치뤘지만 9/11테러가 알카에다의 소행이라는 인식에 대한 의문이 적지 않은 셈이다. 이러한 의문은 상당부분 미국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불신할수록 9/11테러에 대한 음모론적 시각 높아”

 

 

“9/11은 알카에다(이슬람극단주의)의 소행”
• 유럽(독일 64%, 프랑스 63%, 영국 57%), 아시아(대만 53%, 한국 51%)에서 높아
• 중동(팔레스타인 42%, 터키 39%, 이집트 16%, 요르단 11%), 중국(32%), 인니(23%)
• 미국의 리더십 평가 부정적인 사람일수록 음모론 강해

 

나라별로 살펴보면 미국과 비교적 우호적인 나라들에서는 9/11테러를 알카에다 등 이슬람극단주의세력의 소행으로 보는 비율이 높다. 미국에 적대적이거나 소원한 관계에 있는 나라 국민들일수록 미국정부나 기타 다른 세력을 9/11테러의 실질적인 배후로 지목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는 미국에 대한 태도에 따라 9/11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경제원조와 에너지 외교과정에서 미국에 대한 우호적 인식이 높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는 소위 9/11테러에 대한 음모론적 시각은 찾기 힘들다. 케냐인의 77%와 나이지리아인의 71%가 9/11 배후로 알카에다 등 이슬람극단주의 세력을 지목했다. 서구 유럽 국가(독일 64%, 프랑스 63%, 영국 57% 등)이나 아시아의 전통적인 우방국인 대만(53%)과 한국(51%)에서 9/11테러를 알카에다 및 이슬람극단주의의 소행으로 보는 시각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반면, 반미감정이 팽배한 중동 국가들에서는 미국정부나 이스라엘 정부 등을 사건의 배후라는 음모론적 해석이 상당한 공감대를 갖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음모론의 공감대가 9/11테러를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보는 일반적 시각이 갖는 공감대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이를 크게 능가하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이스라엘 배후설이 43%, 미국정부 배후설이 12%로 알카에다를 배후로 지목한 16%를 크게 웃돌았다. 요르단에서도 이스라엘 배후설 31%, 미국정부 배후설에 17%가 동조함으로써 알카에다 배후설에 동조한 11%보다 많았다. 터키와 팔레스타인에서도 소위 음모론적 시각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인도네시아나 중국같이 미국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나라의 경우 음모론적 시각에 대한 동조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알카에다와 이슬람극단주의에게 책임을 묻는 의견이 인도네시아 23%, 중국은 32%에 그쳤고 배후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응답이 각각 57%. 56%에 달해 국제사회의 일반적 인식과는 차이가 있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에 긍정적인 사람은 9/11이 알카에다의 소행이라고 답한 비율이 59%로 전체 평균 46%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미국 리더십에 부정적인 사람들의 경우 그 비율이 40%에 불과했다. 결국 미국에 대한 불신이 9/11 음모설을 증폭시키는 주요 요인 중의 하나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현재 미국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양 후보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해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주로 두 지역의 주둔 미군의 철군시기와 규모에 대한 논쟁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는 미 대선을 보는 세계인의 시선은 보다 근본적인 부분에 집중될 것이라는 예측을 낳는다. 즉 각 후보가 내놓는 파병 미군에 대한 정책과 그 일정표보다도 미국을 바라보는 세계인의 불신과 그로부터 파생된 음모론의 뿌리를 해결할 복안을 누가 제시할 수 있을 지가 미 대선을 보는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미 대선의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한국인, 미국배후설 등 음모론 상대적으로 적지만, 이념적 편차 커
• 9/11 배후: “이슬람극단세력/알카에다” 51%, “모른다” 22%, “미국정부” 17%, “기타” 10%順
• 한미동맹에 대한 입장에 따라 9/11 평가 엇갈려
  ∙ 자주외교론 “알카에다 배후” 36%, “미국 배후” 31%  ∙ 중도론 “알카에다 배후” 56%, “미국 배후” 13%  ∙ 동맹강화론 “알카에다 배후” 60%, “미국 배후” 11%

 

한국에서는 알카에다가 배후라는 인식이 51%로 다른 나라에 비해 알카에다에 실질적인 책임이 있다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그러나 모른다는 응답이 22%, 미국정부가 배후라는 응답이 17%, 기타 응답이 10%를 기록해 절반에 가까운 국민들이 판단을 유보하거나 음모론을 펴고 있다. 한국에서도 객관적인 정보보다도 미국에 대한 입장 차이에 의해 9/11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각 입장에 따른 9/11 평가인식의 편차가 매우 크다는 점도 정부의 정책 추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미관계를 보다 자주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응답층에서는 알카에다에 책임을 묻는 응답이 36%이다. 반면, 한미동맹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층에서는 알카에다가 9/11 배후라는 응답이 무려 60%에 달했다. 반대로 자주적 입장을 강조하는 응답층에서는 31%가 미국 배후설에 공감한 반면, 한미동맹 강화를 주장하는 층에서는 11%에 그쳤다.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관계 조차 이념과 정치적 입장에 의해 달리 해석된다면 새로운 정보나 지식이 늘어나더라도 합리적 토론과 조정의 가능성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현 상태에서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병력의 철군 문제가 부각될 경우 한국사회는 이념갈등의 홍역을 치룰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6대 프로젝트

무역ㆍ기술ㆍ에너지 질서의 미래

세부사업

미래혁신과 거버넌스

Related Public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