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브리핑 31호] 글로벌/지역 리더십의 공백

[1] 세계 리더십의 공백

[2] 아시아지역에서의 리더십 경쟁

 

 


 

 

Ⅰ. 세계 리더십의 공백 

 

• 세계 리더십의 공백상태 : 신뢰받는 지도자가 없다
• 세계인 67%, 미국인 56% 부시 신뢰 못해, 대안도 없어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신뢰 한다 35%”로 가장 높아

 

각국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국제무대에서 이를 해결하고 조정하는 과정에서 강대국들의 리더십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국제사회의 안녕과 번영을 목적으로 설립된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보다 미국과 같은 강대국의 리더십이 분쟁 조정 및 해결과정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이 사실이다. 리더십의 공백은 사소한 국가 간 갈등이 심각한 국제분쟁으로 비화되거나 단기적으로 해결될 문제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개국 19,7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제사회에서 신뢰할 만한 리더십의 부재가 심각한 문제로 나타났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하여 미국 부시대통령, 영국 고든 수상, 프랑스 사르코지대통령, 러시아 푸틴 전대통령, 중국 후진타오 주석, 이란의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파키스탄 무사라프 대통령 각각에 대해 세계적으로 얼마나 바람직한 일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이번 조사 대상으로 포함한 8명의 세계 지도자에 대해 신뢰한다는 응답보다 믿을 수 없다는 응답이 많았다.    

 

특히 세계 최강대국 미국 부시대통령에 대한 세계인의 불신이 두드러진다. 미국 국민을 제외한 19개국의 조사결과를 평균해보면 무려 67%가 부시대통령의 리더십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신뢰한다는 응답은 23%에 그쳤다. 이는 현재 핵개발과 핵실험 등으로 국제사회에 물의를 빚고 있는 이란의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나 파키스탄의 무사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응답비율보다도 크게 높은 수치이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 파키스탄 무사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응답은 각각 52%, 54%였다[그림1].

 

부시대통령에 대한 불신은 팔레스타인(95%), 이집트(92%), 요르단(88%), 터키(83%) 등의 중동의 회교국가 뿐 아니라 미국의 뒷마당이라 불리는 아르헨티나(84%), 멕시코(83%) 등에서 특히 높았다. 심각한 것은 영국(77%)과 프랑스(85%) 등 전통적인 서방의 우방국 국민들로부터도 아주 냉담한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아시아 국가들에서 부정적 응답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미국인조차도 42%가 신뢰한다고 답한 반면 불신한다는 응답은 56%에 달해 부시대통령은 나라 안팎에서 신뢰의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중동 분쟁과정에서 보여준 미국의 친이스라엘 정책이나 9∙11 테러 이후 보여준 미국 일방주의 외교정책에 대한 세계인의 거부감이 반영된 결과라 해석된다[그림2].

 

그러나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서방세계에 대해 각을 세우고 있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각종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에 대한 불신 응답도 각각 49%로 나타났다. 미국의 잠재적 경쟁국가로 평가받고 있는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과 블레어 총리의 뒤를 이어 수상으로 선출된 영국 고든 총리에 대해 불신한다는 응답이 각각 43%로서  상대적으로 불신의 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후진타오 주석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28%, 고든 총리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30%에 그치고 있어 신뢰할만한 국제분쟁의 조정자로 나서기에는 함량 미달로 볼 수 있다.  

 

2007년부터 UN 사무총장으로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반기문 총장이 그마나 가장 신뢰받는 지도자로 꼽히고 있다. 신뢰한다는 응답이 35%였고, 불신한다는 응답은 38%였다. 잘 모른겠다는 응답이 27%로 아직 국제사회에서의 인지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경우 국제적인 비토여론은 가장 낮지만 국제적 갈등 요인을 중재하고 나아가 문제해결을 위한 조정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보다 폭넓은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는 테러리즘과 같은 물리적 공포에서부터 천재지변, 환경 문제와 같은 자연의 재앙, 전염병과 같은 질병 문제, 유가폭등 등 세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신뢰할만한 리더십이 없다는 사실은 이러한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말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 전 세계가 관심을 갖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차기 미국 대통령이 전세계 불신의 대상으로 전락한 부시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것인지 새로운 리더십의 구심으로 떠오를지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잘하건 못하건 힘의 역학관계상 미국은 세계 리더십의 중심에 서 있기 때문이다.  

 

[그림1] 세계 주요 지도자에 대한 19개국 평균 신뢰도(%)

 

주1. 신뢰비율은 “매우신뢰” 및 “약간신뢰” 응답을 합한 비율이며 불신비율은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와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응답을 합한 비율이다.
주2. 각 국가지도자의 각 수치는 자기나라 국민의 응답은 제외한 나머지 19개국 국민들의 응답비율을 평균한 값이다.

 

[그림2] 부시 리더십에 대한 불신(%)

6대 프로젝트

무역ㆍ기술ㆍ에너지 질서의 미래

세부사업

미래혁신과 거버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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