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디지털 글로벌 거버넌스와 외교전략" 특별 논평 시리즈의 첫 번째 보고서로,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미중 간의 패권 경쟁을 분석한 서봉교 동덕여대 교수의 논평이 발간되었습니다. 본 논평에서 저자는 기존의 국제금융 분야에서 패권국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미국이 금융위기 이후 달러화의 가치 안정성에 대한 신뢰 하락에 직면하게 되고, 이 시기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웠던 비은행 디지털 금융서비스가 급격히 성장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반면, 2010년부터 중국 정부는 과거 계획경제의 유산과 국유금융사 위주인 금융 시스템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알리페이를 선두로 한 비은행 모바일 결제를 성장시키며 미국이 구축해놓았던 글로벌 패권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이러한 디지털 글로벌 거버넌스의 국제경쟁 속에서, 한국의 경우 디지털 금융의 발전이 국제 수준에 비해 낙후되어 있다고 저자는 평가하며, 디지털 금융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자체적인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디지털 네트워크의 발전은 사람들의 경제와 산업 활동의 범위를 전 세계로 확대하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의 디지털 네트워크화, 특히 모바일 금융의 발전을 의미하는 핀테크(FinTech)도 금융 서비스의 국경간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 있다.

과거의 금융 서비스는 해당 국가에 법인으로 등록된 금융기관의 오프라인(off-line) 지점을 기반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글로벌 디지털 네트워크 기반의 새로운 핀테크 금융서비스는 국제 전자상거래의 결제, 국제 송금, 해외 주식 거래 및 해외 펀드상품 구매 등의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금융기관의 오프라인 지점을 통하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개인의 스마트폰은 마치 별도의 독립적인 금융기관의 개인 맞춤형 영업점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면서 새롭고 다양한 국제 금융거래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중국의 부상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알리페이로 대표되는 중국의 모바일 결제 규모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미국의 수십 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세계 1위 규모이다. 이제 중국은 이러한 모바일 기반의 디지털 금융을 국제금융 분야로 확장하고 있으며, 디지털 국제금융 분야에서 미국이 구축해 놓았던 글로벌 패권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미국의 국제금융 패권과 달러 신뢰성의 약화

지난 수십 년 동안 국제금융 분야에서의 패권은 미국이 장악하고 있었다. 달러는 국제 기축통화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고, 미국의 금융기관들은 전 세계에 오프라인 지점들로 연결된 네트워크 경쟁력을 확보하였다. 온라인 국제금융 분야에서도 미국의 금융패권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국제은행간 전기통신협회(SWIFT)’ 시스템과 비자와 마스터라는 ‘국제결제 신용카드’를 장악하면서 확고한 우위를 확보하였다. 여기에 미국이 주도하여 설립한 국제 금융기구들과 자유로운 국제자본의 이동을 보장하게 하는 국제법들은 미국의 금융 시스템이 ‘글로벌 국제금융의 표준’으로 인정받게 하는 기반이 되었다.

하지만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파생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주도의 기존 국제금융 패러다임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3차에 걸쳐 발행한 대규모 달러, 일명 양적완화(QE) 정책을 실시하면서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가치 안정성에 대한 신뢰성이 크게 약화되었다. 당시 미국은 1차 양적완화로 3조 달러, 2차 양적완화로 6조 달러의 통화 공급량을 확대하였으며, 2014년 말까지 지속된 3차 양적완화까지 달러 통화의 공급량은 비정상적으로 확대되었다.

동시에 미국의 금융기관, 특히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대형 은행에 대한 건전성 규제 등도 강화되었다. 2010년 ‘Dodd-Frank 월스트리트 개혁법’이나 ‘새로운 자본비율 측정법’과 같은 규제강화가 그 예이다. 바로 이 시기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웠던 비은행 디지털 금융 서비스가 급성장하기 시작하였다.

 

비은행 디지털 국제금융 서비스의 급성장

2010년 이후 비금융 회사, 특히 IT 산업의 네트워크 서비스회사들은 스마트폰의 도입으로 혁신적인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급성장하기 시작하였다. 미국의 새로운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주도하고 있는 페이팔(Paypal)의 경우 온-오프라인의 모바일 결제와 모바일 자산운용, 모바일 대출 등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결합한 디지털 플랫폼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이베이(eBay)의 자회사로 시작한 페이팔은 2010년 이미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25개 통화와 연계하여 온라인 전자상거래의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정도로 국제금융 분야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담당하였다. 2011년에는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모바일 결제서비스를 시작하였다. 나아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다양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모바일 금융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은 페이팔이 국제금융 분야에서 기존의 국제금융 시스템이 아닌 수수료가 획기적으로 절감되는 새로운 결제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예를 들면, 현재 페이팔은 국제결제에서 국제 신용카드 기반의 국제결제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원래 페이팔은 일종의 온라인 가상 금융거래소로 페이팔의 계좌에 결제대금을 예치하여 이를 결제로 사용하는 방식, 일명 “에스크로(Escrow: 결제대금예치)” 방식을 사용하였다. 소비자(구매자)가 페이팔 가상계좌에 돈을 예치하고, 온라인 전자상거래가 완료되면 판매자는 페이팔 가상계좌에서 판매 대금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국제결제 분야는 국내결제와는 달리 국제송금, 환전, 환율 리스크 등과 관련된 복잡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결제대금 예치 방식이 아니라 국제 신용카드를 활용한 결제를 사용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전세계적으로 비금융 회사들이 새롭고 수수료가 저렴한 디지털 국제금융 서비스들을 개발하고 있다. 소액 국제송금의 경우 기존 은행의 국제 송금에 비해 수수료가 획기적으로 절감되는 머니그램과 같은 솔루션들이 개발되고 있다. 페이팔도 2020년 이후에는 국제결제에서 수수료가 많이 드는 기존 국제신용카드 기반의 결제 시스템을 대체하는 새로운 국제결제 방식을 도입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하였다.

나아가 2019년 초 페이스북은 리브라(Libra)라는 새로운 디지털 국제결제 통화를 도입할 계획을 발표하였다. 전 세계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좌에 리브라 통화를 예치해 놓고 국제 송금, 음악과 동영상과 같은 디지털 상품의 국제 거래에 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계획이다. 리브라 통화 간의 국제거래는 환전이나 송금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국제 디지털 금융거래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하였다. 특히 비트코인과 같은 다른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와는 달리 리브라는 페이스북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나 다양한 국제통화와 같은 실물 자산에 연동하기 때문에 리브라 통화 가치의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비록 리브라는 기존 금융사들의 강력한 반발과 불법적인 국제 돈세탁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출시가 연기되고 있지만, 국제금융 분야에서 기존의 오프라인 은행 기반의 국제결제가 빠른 속도로 새로운 디지털 국제금융 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머지않아 우리는 매우 저렴한 수수료를 지급하고 국제송금이나 국제 상거래 결제, 국제 금융상품 투자 등의 다양한 온라인 금융 서비스를 은행이나 국제신용카드를 통하지 않고도 사용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새롭게 등장할 디지털 국제금융 체제에서도 미국이, 나아가 달러가 여전히 패권을 장악할 수 있을까?

 

중국의 비금융사 주도의 디지털 금융 급성장

중국의 금융 시스템과 금융회사들은 매우 낙후되어 있었다. 계획경제의 유산과 국유금융사 위주의 중국 금융 시스템의 고질적인 문제는 아직까지도 해결이 쉽지 않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유독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디지털 금융은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비금융 네트워크 서비스 회사들이 주도하여 발전하고 있다. 알리페이는 2004년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의 인터넷 결제 시스템에서 출발하였다. 이후 알리페이는 인터넷 전자상거래 결제 영역에서의 절대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모바일 온라인 결제, 모바일 오프라인 간편결제, O2O 비즈니스, 모바일 금융 재테크 등으로 사업영역을 빠르게 확대해 왔다.

알리페이는 디지털 금융 인프라가 낙후되었던 중국 로컬 은행과의 수수료 및 비즈니스 영역의 협상과정에서 우위를 확보하였다. 이 과정에서 중국 정부는 2008년부터 공공 서비스 요금 납부에 알리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고, 2013년 ‘위어바오’라는 알리페이의 새로운 모바일 재테크 상품의 출시에 대한 기존 은행권의 반발을 정리하였다. 이는 중국정부가 디지털 금융을 통해 낙후된 기존 중국 금융시스템을 개선하고, 글로벌 디지털 금융플랫폼에 대응하는 정책적 목표를 추진하였기 때문이다.

중국의 알리페이와 같은 비은행 모바일 결제는 2015년부터 2018년 사이 연평균 증가율(CAGR)이 119%에 달할 정도로 급격히 증가하였다. 이러한 급격한 성장으로 전체 비현금 디지털 결제에서 비은행 모바일 결제의 비중은 2015년 0.5%에서 2018년 4.5%로 급증하였다. 2018년 비은행 결제사의 모바일 결제는 은행의 모바일 결제의 64%에 달할 정도로 중국 금융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 디지털 금융 서비스의 국제화

중국정부는 2010년부터 알리페이와 같은 모바일 디지털 결제 플랫폼이 국제결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 알리페이는 2018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 세계 40개국 이상에서, 텐센트의 위쳇페이는 전 세계 24개국에서 모바일 국제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알리페이 계좌를 가지고 있는 중국인 해외여행객들은 별도의 환전을 하지 않고도 해외에서 상품을 구매하거나, 대중 교통 이용, 관광지 입장 등이 가능하다. 조금 과장된 선전 문구이기는 하지만 중국인들에게는 자신의 핸드폰 하나만 들고 해외여행을 즐기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 사실이다.

중국정부도 이러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의 국제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18년 3월 베이징에서 열린 양회(兩會)에서 중국을 대표할 해외진출 상품의 하나로 모바일 결제를 언급하기도 하였다. 중국 표준의 모바일 결제가 국제표준이 되어 비자, 마스터 카드 등 과거 서구가 개발한 신용카드 국제결제 시스템을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중국인 학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기도 하였다.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은 이러한 중국의 모바일 디지털 국제결제는 2015년 10월부터 시작된 중국 위안화 국제결제 시스템, 일명 CIPS(China Inter-border Payment Sys-tem)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정부는 위안화 국제화의 추진을 위해 위안화 무역결제, 위안화 국제투자, 해외 금융기관 및 개인의 위안화 송금결제 등이 실시간으로 처리되도록 위안화 국제결제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현재 CIPS는 2단계로 24시간 국제결제 업무를 처리하고, 중국 국내외의 31개 직접참여기관과 701개의 간접참여기관을 확보하여 글로벌 위안화 디지털 국제결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디지털 금융 사업자들이 사용하는 정보통신망이나 GPS(인공위성 위치서비스) 서비스도 미국의 시스템이 아니라 중국의 독자적인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중국의 네트워크 안전법과 미국의 네트워크 규제완화의 충돌

이처럼 중국 모바일 디지털 플랫폼의 해외진출이 적극적으로 추진되는 반면, 미국의 글로벌 디지털 금융 플랫폼이 중국 내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직간접적으로 제한하는 모순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법률이 2017년 6월부터 중국이 실시하고 있는 “네트워크 안전법(网络安全法: 일명 사이버보안법)”이다.

이 법률은 해외 디지털 금융사업자가 중국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이러한 정보를 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 활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네트워크 플랫폼 사업자는 수집된 정보를 반드시 중국 국내 서버에 저장되어야 하며, 중국 정부의 요구에 따라 검열도 가능하다. 이를 위반하였을 때는 벌금뿐만 아니라 영업정지까지 가능한 강력한 법률이다.

중국의 네트워크 안전법은 단순히 온라인상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중국정부가 사이버 공간 역시 중국정부의 공권력이 행사되는 영토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집되거나 이를 가공한 정보까지도 중국에게 귀속되어야 한다는 “데이터 주권”의 개념이 제시되어 있는 것이다.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데이터는 인공지능이나 O2O 비즈니스, 새로운 금융혁신의 원동력이다. 이를 확보하려는 중국과 미국의 패권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기존 오프라인 국제금융 분야에서의 패권을 디지털 국제금융 분야에서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페이팔이나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과 같은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이미 확보하고 있는 미국은 분명히 디지털 국제금융 분야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거 20세기 중후반에는 국제 정치-외교적인 역량에서 미국이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였고, 달러 기축통화의 지위가 안정적이었던 상황이었기에 국제표준이 비교적 쉽게 확보될 수 있었다.

그러나 21세기 디지털 국제금융에서도 미국이 국제표준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가 적지 않다고 보인다. 달러화의 가치 안정성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상당히 약화되었고, 자국의 디지털 금융 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데이터 주권”을 주장하는 논리에 대해 네트워크 공간에서의 규제완화의 필요성과 효용성을 설득해야 한다. 더구나 위안화와 14억 명의 사용자를 무기로 국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국의 디지털 금융 사업자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새로운 디지털 국제금융 표준경쟁과 한국의 전략적 선택

디지털 국제금융 분야의 표준을 장악하기 위한 국제경쟁은 다음 세계 경제 강국이 누가 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미국이 이미 글로벌 네트워크 플랫폼 사업자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세계 각국에서 규제 장벽에 막혀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가 바로 많은 나라들이 이러한 디지털 금융플랫폼의 국제표준을 쉽게 양보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뿐만이 아니라 유럽도 2016년 “데이터 보호법(GDPR: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을 제정하여 2018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EU 역시 “데이터 주권”의 개념에서 EU 국가 내에서 네트워크 사업을 운영하는 미국계 플랫폼 사업자들이 유럽 소비자들의 금융정보를 수입, 가공하여 빅데이터 등 새로운 비즈니스 경쟁력으로 활용하는 것을 규제하고 있다. 프랑스의 개인정보 감독기구는 2019년 구글의 개인 맞춤형 광고가 이 법의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판단하고, 5천만 유로(한화 약 624억 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하였다.

한국의 디지털 금융 특히 모바일 금융 서비스의 발전은 국제 수준에 비해 상당히 낙후되어 있다고 평가된다. 한국의 비현금 디지털 결제에서는 신용카드의 비중이 가장 높은데, 신용카드는 결제 수수료가 높고, O2O와 모바일 재테크와 같은 새로운 핀테크 혁신으로 발전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평가된다. 비자나 마스터와 같은 미국계 신용카드 사업자들이 한국인들의 금융거래 정보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사업의 원동력으로 활용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한국에서는 개인의 금융정보 등을 자유롭게 활용하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추진되면서도, 한편으로는 한국 플랫폼 사업자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데이터 주권’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 문제는 단순히 한국 내의 정책 방향의 문제만이 아니다. 미국은 이미 글로벌 네트워크 플랫폼들을 충분히 확보한 상황에서 네트워크 상의 규제완화를 디지털 국제금융의 표준으로 추진하고 있는 반면, 중국이나 유럽은 데이터 주권이라는 수세적인 논리로 이에 대응하면서 자신들의 디지털 국제금융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제표준은 결국 주변국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확보될 수 있다. 한국도 전략적으로 이 문제의 중요성을 재평가하고 우리에게 가장 바람직한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이러한 전략적인 선택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우리가 디지털 금융분야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자체적인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저자: 서봉교_ 동덕여자대학교 중어중국학과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삼성금융연구소 해외사업연구팀 수석연구원(중국금융 담당), LG 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중국 경제 담당)을 역임하였다. 주요 연구 주제는 중국경제와 중국금융이다.

 

■ 담당 및 편집: 이영현 EAI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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