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률 교수는 중국 북경대학교 국제관계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동덕여자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EAI 중국연구패널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승주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버클리(University of California at Berkeley)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중 FTA가 지니는 전략적 의미

 

중국의 동아시아 전략과 FTA  

중국, “미국 동아시아 동맹체제에 대한 ‘우회적 약화 전략’의 맥락에서 한중 FTA를 고려”

 

중국 동아시아 지역전략의 맥락 속에서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FTA) 전략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동아시아에 구축된 미국 중심의 양자동맹 체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도전하기 보다는 “우회적 약화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에 따른 구체적인 행보는 1) 동아시아 주요 국가들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2) 지역다자협력 주도 (예. ASEAN+3, 상하이협력기구, 북핵6자회담), 3) 양자 FTA 체결을 통한 역내 경제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FTA 추진은 경제적 목적뿐만 아니라 중국 중심의 새로운 동아시아 질서 형성이라는 전략적 목적도 내재하고 있다. 중국이 체결했거나 협상중인 FTA를 유형별로 정리해 보면, 1) 동아시아지역 통합 또는 질서 형성(ASEAN), 2) 지정학적 고려(파키스탄), 3) 자원 확보(GCC, 칠레), 4) 중화경제권 형성(홍콩, 대만)으로 나눠볼 수 있다. 자원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FTA를 제외하면 중국은 대부분 전략적 고려를 우선시하여 FTA를 체결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한국은 동아시아지역질서 및 지정학적 고려의 차원에서 중국 FTA 전략의 주요 대상국이다. 아울러 한국은 중국의 3대 교역국으로서 통상측면에서도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FTA 협상을 개시하기까지는 중국은 한국과의 FTA를 주로 전략적 차원에서 접근하겠지만, 일단 본 협상에 들어 가게 되면 양국간 교역 및 투자 규모가 적지 않기 때문에 경제적 효과를 둘러싼 치열한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 있어 한중 FTA의 함의

양자 FTA 네트워크 허브 전략, “미중시대 한국외교에 중요한 기회이자 도전이 될 것”

 

한국은 유럽연합 및 미국과 같은 거대경제권과 FTA를 성공적으로 체결하였다. 여기에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FTA를 체결하게 되면 한국이 그동안 추진해 온 양자 FTA 네트워크 허브 전략이 완성단계에 접어드는 의미를 가진다. 특히 한중 FTA는 일본에게 상당한 자극 요인으로 작용하고 향후 한일 FTA의 성사에 중요한 추동력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한국이 일본과도 FTA를 체결하게 되면 한국은 세계 4대 주요 경제권과 모두 FTA를 체결하는 유일한 국가가 된다.

 

외교안보 및 전략적 차원에서도 한중 FTA가 체결되면 한국은 싱가포르를 제외하고 미중 양국과 FTA를 동시에 체결하는 유일한 국가가 된다. 이는 미중시대 한국 외교에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한국의 과제

 

FTA 협상에서 한국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해야

“냉정한 현실인식을 통해 한국에게 열려있는 전략적 공간을 정확하게 포착해야”

 

국내정치 무대에서 한미 FTA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린 것은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힘과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모두 자국 지역전략의 틀 속에서 한국을 FTA 파트너로 선택한 것이므로 한국의 역량에 대한 현실인식을 토대로 한국에게 열려있는 전략적 공간을 정확하게 포착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큰 그림 봐야

“양자 FTA 네트워크 허브전략 성공 이후의 전략을 고민해야,” “경제-안보 연계 맥락에서 한중 FTA 접근 필요”

 

중국이 지역전략 차원에서 FTA에 접근하고 있음을 기억하고 한국 나름의 동아시아지역질서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FTA 협상에 임해야 한다. 유럽연합, 미국에 이어 중국 및 일본과도 FTA 체결을 바라볼 수 있게 된 상황에서 한국은 양자 FTA 네트워크 허브전략 성공 이후의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특히, 경제와 안보의 연계(economy-security nexus)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외교안보적으로는 미국과의 전통적 동맹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경제적으로는 중국과의 상호의존을 빠른 속도로 심화시키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 볼 때, 경제와 안보의 연계는 한국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도전이다. 한미 FTA가 한국의 대중 경제의존도를 완화시키고 한중 경제관계 발전 속도를 조정하는 역할을 했던 것을 기억할 때 한중 FTA의 성사가 미중 사이 한국의 전략적 운신의 폭에 미치는 영향을 냉철하게 계산해야 한다.

 

국내 협상의 어려움을 최소화해야

한중 FTA, “추진할 수밖에 없다면 시간을 지연시키는 것이 한국에 유리하지는 않을 것”

 

시기적으로 한미 FTA에 대한 국내적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다시 한중 FTA를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내정치적으로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그러나 한중 FTA는 이미 2004년 민간 공동연구에 합의한 이후 산관학 공동연구까지 지난 6년여 시간 동안 논의를 진행해 왔으며 그 기간 중국이 계속 협상을 요구해 왔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더 미루는 것은 한국 정부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으며 향후 협상에도 유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가능한 한 국내 절차는 빠르게 진행하여 협상을 개시함으로써 중국의 전략적 수요를 충족시켜 주고, 이후 본 협상에서는 최대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치밀하게 경제적 실익을 추구하는 협상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 FTA 정책 환경 변화에 대한 고려 필요

“2000년대 초반보다 훨씬 불리한 환경에서 협상이 진행됨을 기억하고 철저한 대비 필요”

 

중국 FTA 정책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아세안과의 FTA 체결 당시에는 중국 부상에 대한 아세안 국가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아세안에게 우호적인 FTA 협상을 추구하였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는 상무부를 중심으로 FTA에 대한 철저한 손익계산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2000년대 초반보다 훨씬 불리한 환경에서 협상이 진행될 있고, 향후 시간이 지체될수록 협상 환경은 더 불리해 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

 

 


 

 

동아시아연구원(EAI)은 미국 맥아더 재단의 ‘아시아안보이니셔티브’(Asia Security Initiative) 프로그램 핵심 연구기관으로 선정되어 재정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EAI는 국내외 전문가를 대상으로 동영상 인터뷰 형식의 Smart Q&A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관련 분야 전문가와의 질의응답을 통해 현안에 대한 시의적절하고 심도 있는 분석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본 원고는 인터뷰 내용을 김양규 연구원(EAI 아시아안보연구센터)과 김하정 팀장(EAI 아시아안보연구센터)이 정리한 것으로, 전문가 개인의 의견이며 동아시아연구원의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Smart Q&A를 인용하실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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