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전문가 “韓, 미중 경쟁 국면에서 양자택일 접근 피해야”

  • 2023-05-10
  • 김지은 기자 (뉴시스)

동아시아연구원 '한반도 질서 구축 위한 한미중 협력방안' 국제회의
"미중 관계 악화에도 北 비핵화 포기 안해…한반도 문제 협력 여지 있어"
"韓, 다자간 규칙 기초한 세질서 유지 강조하며 미중 협력 촉구해야"

북핵 등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경쟁 국면에서 양자택일을 하는 접근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재성 동아시아연구원(EAI) 국가안보연구센터 소장(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은 10일 열린 연구원 주관 글로벌 NK 국제회의에서 "북한 문제의 해결에 있어 중국의 역할은 여전히 주요하다"며 "미중 경쟁 속에 한국은 전략적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 소장은 미중 간 패권 경쟁에도 두 나라가 공유하는 이익의 영역은 대만·남중국해·북한 등 지역 내 안정성 유지, 핵비확산 등의 차원에서 줄어든 것이 아니라 되레 늘어났다고 평가했다.

다만 첨단기술 영역에서 미국의 중국 견제가 심화하고, 핵경쟁 차원에서 미국이 피해 최소화 전략을 사용해 중국 핵 능력을 무력화하려는 전략을 추진하는 점 등이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를 향해 "미중이 힘이 아닌 규칙에 기반을 둔 건강한 경쟁을 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분쟁을 관리하면서 세계질서를 유지하는 노력을 취할 수 있도록 기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존의 다자간 규칙에 기초한 질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미국과 중국이 협력하고 강화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소장은 또 한미 '워싱턴 선언'을 거론하며 "대부분이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를 보장하고 안심시키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는데 북한에 방어적인 성격이지 공격적인 태도가 아니라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며 "확장 억제뿐 아니라 협상과 외교가 함께 가야 한다. 북한과의 협상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할 때"라고 조언했다.

오우양 웨이 궈관 싱크탱크 학술위원회 부주임은 미중 관계가 악화하고 있지만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협력의 기본 원칙과 토대는 근본적으로 훼손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오우양 부주임은 "각국이 북한 비핵화의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고, 핵안전과 핵안보 차원에서 공유하고 있는 이익의 영역이 여전히 많다"며 "주요국 간 갈등의 심화가 반드시 모든 영역에서의 대립으로 귀결될 필요가 없다는 인식 하에, 한미중이 공유하는 전략적 목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날 축사를 맡은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대응이 필요하다"며 한미중의 협력을 강조했다.

권 장관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 한·미·중 간의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특히 북한이 많이 의존하고 있는 중국의 역할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권 장관은 과거 동서독 분단 당시 리하르트 폰 바이체커 전 독일 대통령이 채택한 외교 전략을 언급하며 한국이 미국, 중국 간의 삼각관계를 어떻게 형성하느냐가 한반도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과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가 양국이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불씨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