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미중경쟁 속 남북관계…권영세가 독일 소환한 배경은

  • 2023-05-10
  • 강현태 기자 (데일리안)

"한반도 문제 통해 미중 협력 견인"
중국 역할 중요성도 거듭 강조

남북관계가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 여파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과거 동서독 관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과거 독일이 미국 등 동맹과의 관계를 탄탄히 다져 독자 운신 폭을 확보한 뒤, 이를 토대로 대소련 관계를 성공적으로 관리해 통일까지 다다른 만큼, 미중 경쟁 파고에 직면한 한국이 관련 접근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권 장관은 10일 서울 한 호텔에서 동아시아연구원(EAI)이 주최한 '2023 Global NK' 국제회의에서 "차이가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동서독 관계와 동서독을 둘러싼 국제관계가 남북문제를 풀어가는 데 하나의 참조점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서울과 베이징과 워싱턴 간의 삼각관계를 어떻게 형성하느냐'하는 부분과 관련해 과거 동서독 분단 당시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전 대통령이 했던 이야기에 동의한다"며 "우리 대한민국 상황과도 상당히 관련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츠제커 전 대통령이 "'서독 외교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동맹을 아주 튼튼하게 해서 자유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고, 또 확보된 자유공간을 바탕으로 소련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며 "당시 냉전 상황에서 미국과 소련, 양쪽 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 쉽지 않았겠지만, 바이츠제커 전 대통령류의 생각들이 미국·소련과의 관계를 잘 가져와서 궁극적으로는 통일까지 이룰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권 장관은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과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는 양국이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불씨'를 제공한다고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가 "한반도 문제를 통해 미중 간 협력을 견인해 나가면서 한반도와 나아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안정을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겠다"는 설명이다. 한반도 비핵화에 따른 비확산 체제 유지는 미중 모두의 관심사인 만큼 윤 정부가 미중 협력, 나아가서는 역내 평화·안정에 기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권 장관은 "'불통'의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국제사회의 일치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특히 북한이 많이 의존하고 있는 중국의 역할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