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박진, 한일관계 개선 행보 주목

  • 2022-09-04
  • 유인호 기자 (아시아경제)

박진 외교부 장관, 일본 외교 고위당국자들 지속협의

강제징용 피해자 만나 대화, 소통 시도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행보가 주목된다.

 

박 장관은 강제징용 피해자와 가족들을 직접 만나는 것을 비롯 일본 외교 고위 당국자들과의 협의를 지속해서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8일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를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박 장관은 도쿄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문호남 기자 munonam@

 

4일 외교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전날 동아시아연구원과 일본 ‘겐논 NPO’가 주최한 ‘제10회 한일미래대화 포럼’ 영상 축사에서 “진정성 있는 대화와 소통을 지속한 결과 한일관계 개선의 물꼬가 마련되고 있다"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네 차례 만나 진지한 협의를 이어왔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여러 방면에서 소통을 강화하고 상호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현안의 조속한 해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안이란 일본 전범 기업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거부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된 상황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일본 정부 및 피해자 등과의 소통을 통해 해법을 마련 중이다.

 

박 장관은 한일 양국 국민의 상호 호감도가 2019년 일본제품 불매운동 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두 기관의 공동 보고서를 언급하고, 특히 양국 젊은 층이 서로의 대중문화에 큰 관심을 보인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야시 외무상도 이어진 영상 축사에서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며 현재 전략 환경을 고려할 때 한일·한미일 협력의 진전이 지금처럼 중요할 때는 없었다”며“앞으로도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기초해 한국 측과 긴밀하게 의사소통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박 장관은 광주를 찾아 일제 강제징용자 피해자들을 만난 바 있다. 2018년 10월 대법원에서 일본 기업들에 대해 배상 판결을 받은 이후 피해자들이 외교부 장관과 마주한 건 4년 만에 처음이다.

 

박 장관은 “일본과 외교 교섭을 통해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광주 광산구에 사는 일본 제철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는 이날 박 장관에게 일본 제철 가마이시제철소 강제징용 등을 겪은 숱한 고통을 전하며 “장관이 직접 신경 좀 써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이 할아버지는 박 장관에게 2018년 대법원 손해배상 소송에서 강제동원 기업을 상대로 승소한 언론 보도 사본을 건네 보여주기도 했다.

 

박 장관은 “직접 이야기를 들으니 책임감과 사명감이 강해진다”며 위로했고, 추석을 맞아 세상을 떠난 부모님을 대신해 명절 인사를 하고 싶다며 이 할아버지에게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이후 미쓰비시중공업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의 자택을 방문한 박 장관은 할머니로부터 자필 편지를 받았다.

 

박 장관은 두 피해자를 면담한 뒤 취재진에게 “두 분의 말씀을 하나도 빼지 않고 귀담아듣고 또 당시의 상황 또 지금 마음에 담고 계신 이야기를 생생하게 잘 들었다”며 “앞으로 오늘 피해자분들을 직접 만난 것을 바탕으로 최대한 조속히, 진정성과 긴장감을 갖고 임해 강제징용 문제를 풀겠다”고 강조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