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국제결혼가정 자녀는 한국인” 36%→17% 오히려 줄었다

  • 2020-07-06
  • 고정애 기자 (중앙일보)

2020 한국인 정체성 조사 

‘나는 어떤 다른 나라 사람이기보다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싶다.’ 
  

 

EAI·성균관대 EACC·중앙일보 공동기획
‘진정한 한국인’ 조건 배타성 커져
혈통 81% 국적 95% 한국어 92%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싶다”
50대 이상선 86%, 20대는 68%

한국인 10명 중 8명(80.2%)이 그렇다고 답했다. 동아시아연구원(EAI·원장 손열)과 성균관대 동아시아공존협력연구센터(EACC·센터장 이숙종) 그리고 중앙일보가 실시한 ‘2020년 한국인의 정체성’ 조사 결과다. 2005년 조사에선 70.4%, 2010년엔 72.8%, 2015년엔 74.9%였다. 대한민국 소속감(정체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대한민국을 얼마나 자랑스럽게 생각하나 [단위: %]

대한민국을 얼마나 자랑스럽게 생각하나 [단위: %]

‘대한민국을 자랑스럽다’고 느끼는 분야도 늘었다. 민주주의 성숙도의 경우 2005년엔 42.2%만 긍정 답변했지만 올 조사에선 74.3%로 늘었다. 사회보장 수준도 같은 기간에 17%에서 80.9%로 급등했다. 올해 처음 조사한 보건의료 수준에 대해선 95.9%가 자랑스럽다고 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일부 있을 수 있다. 
  
다만 세대 차이는 있어 대한민국 소속감에 대한 긍정 답변이 60대 이상(86.8%)과 50대(86.4%)에서 높은 데 비해 20대에선 67.6%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진정한 한국인’의 조건은 협소해졌다. ▶한국에서 태어나야 하고(89.7%) ▶국적을 유지하며(95.2%) ▶생애 대부분을 한국에서 살고(80.8%) ▶한국어를 사용하며(91.8%) ▶대한민국의 정치제도와 법을 따르고(94.3%) ▶한국인의 혈통을 가지며(81.1%) ▶한국의 역사를 이해하고 전통과 관습을 따르는(89.4%)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했다. 2005년에 비해 대부분 지표가 10%포인트 안팎 늘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특히 국적 유지와 법 준수 등 정치적 차원의 정체성이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단일민족 단일문화국가 vs 다민족 다문화국가 [단위: %]

단일민족 단일문화국가 vs 다민족 다문화국가 [단위: %]

관련기사

이에 비해 한민족·아시아인·세계인으로 느끼는 소속감은 2015년까지 증가하다가 올 조사에서 하락했다. 더불어 다문화에 대해 유보적이 됐다. ‘여러 민족, 여러 문화가 공존하는 다민족 다문화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응답자는 2010년 60.6%에서 2015년 49.6%로 줄었다가 올 조사에선 44.4%로 나왔다. ‘다문화가 국가경쟁력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47.8→50.4→51.8%)이지만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48.9→56.9→57.1%)고 느끼고 한국 사람과 동등한 권리를 주어야 한다(56→55.6→52.1%)는 데 소극적이 됐다.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거리감도 늘었다. 탈북자들의 경우 2010년 조사에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답변이 27.2%였고 ‘대한민국 국민에 가깝다’는 답변이 44.2%였다. 하지만 올 조사에선 각각 9.5%, 51.4%였다. 남에 가깝다(23.2→31.1%)거나 완전 남(5.5→8%)이라고 느꼈다. 이 같은 경향은 결혼이민자나 국제결혼 가정의 자녀에 대한 인식에서도 드러났다. 이들이 대한민국 국민이란 인식은 2010년에 각각 24.8%, 36%였으나 올 조사에선 8.1%, 17.1%로 줄었다. 완전 남 혹은 남에 가깝다는 응답이 각각 29.5%→43.3%, 18.8%→32.4%가 됐다. 
  
조민효 성균관대 교수는 “일자리 위협, 사회보장제도 제공, 주권 획득 등 실질적·제도적 차원에서 다문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실질적·제도적 통합 방안, 융합의 방향, 사회적 비용 등에 대한 진지한 담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고정애 정치에디터 ockham@joongang.co.kr 

2020 한국인 그들은
한국리서치가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5월 6일부터 27일까지 면접원에 의한 대면면접조사(PI) 방식으로 실시했다.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 오차는 ±3.1%포인트다. 
2020 정체성 연구진
이숙종(성균관대 행정학·연구책임) 강우창(고려대 정치외교학) 강원택(서울대 정치외교학) 김석호(서울대 사회학) 박성민(성균관대 행정학) 박형준(성균관대 행정학) 이내영(고려대 정치외교학) 정한울(한국리서치 전문위원) 조민효(성균관대 행정학) 한규섭(서울대 언론정보학) 황태희(연세대 정치외교학) ※자세한 내용은 6일 오전 9시30분 국회에서 진행될 ‘우리가 보는 세상 15년을 말하다’라는 제목의 ‘2020년 한국인의 정체성’ 결과 발표에서 다뤄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