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부시 승리 확정…한국은 이제 어디로?

  • 2004-11-04
치열했던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서 민주당 케리 후보가 패배를 인정함으로써 부시의 승리가 사실상확정됐다. 미디어다음은 부시가 재집권함에 따라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남북관계 ▲경제 ▲이라크 문제로 나누어 소개한다.

남북관계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 강화될 듯”

김갑식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남북관계를 예측하기 전에 먼저 북미관계를 예측해야 한다. 최근 부시 정부는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보였고, 북한도 맞받아치는 형국이었다. 2기 부시 정부는 형식적으로는 6자 회담에 나서는 등 대화하려는 자세를 보일 것이지만 동시에 대북 압박도 강화될 것이다. 대량파괴무기확대방지구상(PSI) 훈련, 북핵 UN안보리 상정, 경제 제재, 군사적 행동 등을 예상할 수 있다.

북한은 계속해서 초강경 대응으로 일관할 것으로 예상된다. 94년에도 북한은 미국과 극단으로 치닫다가 카터 전 미국대통령의 중재로 대화의 실마리를 찾은 바 있는데, 이번에도 북한은 강경한 태도를 보이다가 막판에 합의점을 찾기 위해 남한의 중재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아니면 정반대로 초반부터 남한의 중재역할을 기대하면서 관계 개선에 나설 수도 있다.

아무튼 북한이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타난 것은 확실하며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북한 태도에 전적으로 달려있지만 … 이란 핵 문제가 변수 될 수도”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부시는 선 북핵 폐기, 후 지원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북한이 새로운 제안을 들고 나와 6자 회담을 공전시키면 부시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낼 수 있다. 결국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정을 시도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란 핵 문제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란의 핵 문제가 이슈화 되면 북핵 문제는 오히려 뒤로 밀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적당히 북핵 동결 자세를 취하면서 실익을 챙기게 될 지, 강경한 입장을 취하게 될 지 북핵문제 나아가 남북관계는 북한의 태도에 달려 있다.


“계획대로 밀고 나갈 것. 이라크 상황이 변수”


김태현 동아시아연구원 외교안보연구센터 소장(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

미국의 한반도 외교정책에는 근본적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1기 행정부에서 잡아놓은 스케줄에 따라 북핵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 상황이 악화되면 될수록 북핵문제는 그만큼 보류될 수도 있으며 이 경우 미국은 북핵 해결을 미루는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북핵 문제 해법 따라 경제 영향 받을 것”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부시 행정부의 정책이 경제보다 외교문제에 집중돼 있어 부시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국내 경제는 비교적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적극적이고, 기업들의 해외 아웃 소싱에도 관대한 자유무역주의 성향이 강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수출국들에는 보다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기대를 갖기에는 이르다. 북핵 문제 해법에 따라 경제문제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외경제정책, 미국 내 정치 상황과 긴밀한 관계”


김태현 동아시아연구원 소장(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

미 대선 이후 그 동안 지지 부진했던 DDA(도하개발 아젠다)가 빨리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 8월 WTO 이사회에서 DDA 협상 기본골격에 대한 합의문이 채택돼 농산물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하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부시 후보 당선으로 케리보다는 통상압력이 낮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결국 미국의 대외정책은 미국 내 정치 이슈와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예상과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북핵 강경 자세로 남한 국제 신인도 하락 우려”


김갑식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케리가 당선되면 통상압력이 높아질 것을 우려했다. 부시가 당선됐다고 경제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부시가 북핵에 대해 강경한 자세로 나올 경우 남한의 국제 신인도가 하락하고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등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이라크 문제

“미국 제 2의 베트남 우려 반영할 가능성 높아”


김태현 동아시아연구원 소장(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

최근 미국 관계자들과 접촉하면서 느낀 점은 ‘이라크 문제를 굉장히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제2의 베트남과 같은 상황이 될 수 있다는 부정적 인식이 많았다. 이같은 여론은 정치권에 반영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시는 재선 이후, 이라크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한편,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 일정한 시간 동안 압박수위를 낮춰 북한의 태도변화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집권 1기 재평가 후에도 변화 없을 것”


김갑식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재선이기 때문에 보다 여유있는 자세로 1기 정부의 정책에 대해 재평가하는 작업을 할 것이다. 이라크 문제도 마찬가지다. 동맹국과의 관계, 자국 내 분위기 등을 파악하는데, 2~5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1기 정부 재평가 후에도 크게 변하는 것은 없을 것 같다.


“우리정부 이라크 파병 연장 행보 더 빨라질 듯”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부시가 당선될 경우 이라크 파병 문제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우리 정부는 국제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이라크 파병에 앞장선다는 인식을 주지 않으려는 게 대세였으나 부시가 당선될 경우 행보는 빨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