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한미 양 국민의 건강한 상호인식

  • 2004-10-01
중앙일보의 후원으로 동아시아연구원이 한.미.멕시코 3국 여론조사를 한 결과는 한.미관계의 현황에 대해 매우 시사적이다. 한국인들은 "한.미동맹은 통일 후에도 유지돼야 한다"(91%), "한국이 가장 협력할 국가는 미국"(53%)이다, "세계화가 한국 경제에 대해 도움이 된다"(81%)라고 답하는 등 기본적으로 친미개방적인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또 미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북한 남침시 미군이 참전해야 한다"는 응답이 82%로 나타났고 "미군 주둔이 가장 필요한 국가" 순위에서도 한국은 독일.일본.이라크 등보다 앞서 "가장 주둔이 필요한 국가" 1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로 본다면 "한국은 반미감정이 득세하고 있는 국가"라는 일부 집단의 인식이나 "반미감정의 고조에 따라 미국은 한국에서 철군할 것"이라는 식의 해석은 양국민 인식을 제대로 반영치 못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결국 한국 내 "반미감정"이나 "한미.동맹의 취약성"에 대한 우려 등은 정치권 등에 의해 과장된 측면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조사로 본다면 한국민들은 미국을 "현실적으로 한국의 운명에 매우 큰 영향을 지닌 나라"로 느끼면서 "미국을 싫어하든 좋아하든 활용하고 잘 지내야 할 국가"라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미국민들도 "한국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가"라는 인식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양국 국민은 상대를 긍정적이면서 현실적인 눈으로 보고 있는 점은 앞으로 양국관계를 건강하게 발전시켜나갈수 있는 좋은 징조다. 우선 정치인들이 정파적 목적으로 "반미 좀 하면 어때"식으로 반미감정을 부추긴다거나, 실용을 버리고 관념론에 빠져 현실과 동떨어진 이념외교를 고집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미국 당국자들도 한국 국민들의 감정을 거스르는 일을 피하면서 동북아에서 조정자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조사로 한미관계가 악화 일로를 겪고 있다는 판단은 매우 피상적이며, 오히려 호혜평등의 신뢰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