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무역 규모 확대 추세…새 정부 출범 속 동반성장 기대감
한일 FTA 또는 CPTPP 가입 필요성↑
K-콘텐츠 등 한류 열풍에 관광객수↑
한국과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최고의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리점 이점이 큰데다 경제ㆍ문화적 교류가 활발하기 때문에 큰 시너지가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에 새 정부가 본격적으로 들어서면서 이재명표 한일 동반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22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일 교역 규모는 772억달러로 1965년(2억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352배나 팽창했다. 인적 교류도 1203만명에 달했다.
한일 무역 구조는 과거에는 한국이 일본에 원자재와 경공업 제품을 수출하고 고부가가치 품목을 수입하는 수직적 분업였으나, 현재는 정보통신기술(ICT) 및 중화학공업 제품을 쌍방으로 교역하는 수평적 협력관계로 전환됐다.
한국의 일본에 대한 해외직접투자는 2018년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한 이후 5년 연속 10억달러를 상회했다. 일본의 대(對)한국 투자는 작년 18억달러로 전년대비 무려 109.5% 증가했다.
한일 양국은 서로 협력하기도 하지만 때론 경쟁하기도 한다. 1990년대 일본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4만달러였고 한국은 1만달러 안팎으로 3분의 1정도에 그쳤으나,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NI가 3만6624달러를 기록하면서 일본(3만4500달러)을 넘어섰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경우 아직까지는 일본이 더 높지만, 양국간 격차는 점차 좁혀지고 있다. 수출액 순위도 7000억달러 수준인 일본이 5위고, 한국은 작년 기준 6838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6위로 바짝 추격하는 등 경제 규모로는 대등한 위치로 올라섰다.
일각에서는 신정부 출범을 맞아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재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대통령도 대선 후보 당시 긍정적으로 화답하기도 했다.
지금이 포괄적ㆍ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적기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우리나라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만 가입한 상태인데, CPTPP는 중국 중심의 RCEP와 달리 지난 2018년 일본 주도로 형성됐기 때문에 CPTPP 가입시 한일 관계가 공동 파트너십을 넘어 동맹으로까지 강화될 수 있다.
한일은 경제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친밀감을 쌓고 있다. K-팝ㆍ드라마, 일본 애니메이션 등이 양국 국민들 사이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제 적어도 민간 수준에서는 ‘한일 신시대’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실제로 동아시아연구원(EAI)이 최근 실시한 국민인식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2020년 12.3%에서 올해 63.3%로 5년만에 5배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일본 역시 한국을 대상으로 한 긍정적인 인상이 2배 이상 늘었다.
상호간 관광객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882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대로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322만4079명으로 전년(231만6429명)대비 39.2%나 확대했다.
이러한 추이는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올 1~4월 방일 한국인 수는 322만775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99만9962명)보다 7.6% 증가했다. 이 기간 방한 일본인도 104만414명으로 전년동기(89만5145명)와 비교해 16.2% 늘었다.
손열 EAI 원장은 “양국 청년세대(MZ)를 주축으로 관광, 음악, 음식, 영화, 등 상대국 대중문화의 광범위한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들은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선입견이나 편견이 아니라, 직접 겪고 느끼면서 호감도를 형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