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북, 미 볼턴 차관 강력 비난

  • 2003-08-11
  • 정연식기자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2일 외무성 대변인에 이어 11일 또다시 존 볼턴 차관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북한이 볼턴 차관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선 것은 6자회담의 수석대표를 차관급으로 격상하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 미국측 수석대표로 볼턴 차관이 나오는 것을 사전에 막아 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1일 논평을 통해 스콧 맥클레런 미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 4일 브리핑에서 "볼턴 차관의 발언은 미 행정부를 대변한 것"이라고 두둔한 데 대해 "미국은 볼턴의 악담이 이번 (6자)회담에 미칠 수 있는 후과(영향)에 대해 아직 심각히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또 "베이징 6자회담을 제대로 진척시켜 나가자면 회담 전부터 대화자 상호간의 존중과 신뢰를 보장하는 분위기를 잘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런데 이 분위기를 고의적으로 파괴하기 위한 도전적 시도가 볼턴에게서 드러났으며 여기에 그가 줴친(한) 망발의 엄중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앙통신은 "혁명의 최고수뇌부를 가장 악독하게 비방 중상한 볼턴의 범죄적 언동에 대해 우리는 전체 조선인민의 이름으로 다시금 엄중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중앙통신사와 회견을 통해 "볼턴을 더 이상 미 행정부의 관리로 인정하지 않으며 그런 자와는 상종하지 않기로 했다"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볼턴 차관은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동아시아연구원(EAI·원장 김병국 고려대 교수) 주최로 열린 강연회에서 북한 주민들은 "김정일 때문에 "지옥 같은 악몽"속에 살고 있다"며 북한 정권을 비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