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월요인턴세미나] 선거행태이론의 적용: 18대 대선 사례를 중심으로

  • 2015-04-20

EAI는 미래를 꿈꾸는 소중한 자산인 인턴들이 연구원에 대한 소속감과 연대감을 쌓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교육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월요인턴세미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AI는 인턴들이 본 인턴 세미나를 통해 좀 더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모습으로 연구원 활동에 참여하고 학교 내에서 접할 수 없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증대, 네트워크 활성화 그리고 배움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연구원과 인턴들간의 장기적 관계 발전 형성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발표자

정한울 EAI 사무국장


참석자

권윤진 고려대학교

김승완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샌디에고 대학원
박재훈 호주국립대학교 법학대학원
반주영 보스턴칼리지
반지현 오클라호마 주립대학교
허예청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
황은지 연세대학교

 

 

 


 

내용정리

 

작성자

허예청, 외교안보팀 인턴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

 

이번 인턴세미나에서는 지난 세미나의 주제였던 이론리뷰분석 및 연구방법을 이어서 설명하고, 일반적인 선거행태이론들이 2012년도 대선 결과를 분석하는데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함께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어떠한 이론을 분석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행해야 할 것은 그 이론의 독립변수 X와 종속변수 Y를 규정하는 것이다. 본 세미나에서 살펴본 연구에서는 투표행태를 Y로 설정했다. 투표행태에는 실제 투표여부(turn out), 특정 후보자 선택(preference)등 여러 의미를 가질 수 있기에 본 연구에서는 어떠한 후보자를 선택했는가 (preference)만을 투표행태로 정의하였다.

 

2012년 대선은 기존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유권자 구성의 변동 및 성향의 변화가 극적으로 드러난 선거였다. 기존의 한국의 선거는 주로 양당간의 경쟁이었다. 이인제 등의 제 3후보가 있었다 할지라도, 이들이 확보한 표들이 실질적으로 캐스팅 보트(casting vote)를 행사하여 양당 후보 중 한쪽에게 힘을 실어주는 조력자 역할 이상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양당 후보 중 어떠한 후보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영향을 끼치는 조력자에 머물렀지 그 이상의 역할을 보여주지 못했었다. 그러나 지난 2012년도 대통령선거에서는 안철수 후보(現 새정치민주연합 노원구병 의원)이 무소속 후보로 등장하여 선풍적인 지지를 얻은 바 있다.

 

이러한 현상을 분석하는 방법에는 세 가지 접근법이 있다. 첫째, 정치심리학적 접근법의 핵심지표는 정당일체감으로서, 이는 비용과 이익을 따지는 합리적인 계산보다는 행태반응이다. 즉, 가족•지역사회 등 주변 환경에 의해 정당 선호가 결정되는 심리적인 현상으로, 오랫동안 미국 학계의 주류 이론으로 자리잡았다. 둘째, 사회학적 접근법의 핵심지표는 사회균열이다. 지역, 계급, 세대, 종교 등과 같이 사회 집단들 간의 경계를 책정하는 모든 요인들에 입각하여 귀속된 집단과의 일체감과 타 집단에 대한 배타성이 함양되는 것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지역이 지대한 사회 균열 작용을 해왔다. 셋째, 합리적 이론 (또는 경제투표이론)의 핵심가치는 자신의 이익을 가장 잘 실현시켜 줄 사람을 뽑는 것이다.

 

발표자는 이러한 이론을 통하여 본격적으로 2012년 대선 투표행태를 설명하였다. 예전의 한국 선거들은 구도론(cleavage theory)을 적용하여 쉽게 판단하고 예측할 수 있었다. 즉 지역 또는 세대 등 장기적인 설명요인들이 큰 설명력을 확보하고 있었던 반면, 안보, 경제, 복지 등의 정책 이슈들과 같은 단기적 요인들은 유권자들의 행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합리적 투표이론은 한국 학계에서 비주류 이론으로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2007년부터 이러한 선거구도에 변화가 일어났다. 우선 통계적으로 중도층 유권자들의 수가 증가했다. 또한 유권자들이 출신 지역에 따라 후보자를 선택하던 행태가 감소하고 이명박 후보의 경제 정책을 보고 그에게 투표하는 합리적 투표행태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구도론으로만 분석하던 기존 틀을 벗어나, 다양한 접근법을 적용하고 새롭게 부상하는 중도층 유권자들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중도층 유권자들은 주로 변화와 개혁을 원하는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도 아니고 안정과 안보를 중요시 하는 새누리당 지지층도 아닌 무당파 40대 위주의 수도권 유권자들로 구성된다. 이전에는 이 계층이 비일관적인 정책선호를 보이며 진영논리에 의해 동원된다고 간주하여 무지한 유권자로 보는 시각이 주를 이루었으나, 오늘날에는 중도층을 “SMART” 투표자로 재정의하고자 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SMART”란 스윙(Swing), 중도이념(Middle), 양면적 정치 태도(Ambivalent), 활발한 정치참여(Responsive), 그리고 진영논리에 휩쓸리지 않는 태도(Tricky)의 다섯 특징 축약하여 표현한 말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양면적 정치태도(Ambivalent)가 두드러지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이념체계에서는 상충하는 입장들을 개인이 동시에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기존에는 복지확대와 선별복지가 양립할 수 없는 이념이라고 여겨졌으나, 오늘날에는 중도층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상반되는 정책들인 복지확대-선별복지를 동시에 지지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2012년도 대선에서 불었던 일명 “안철수 바람”은 안철수 본인의 개인적 역량도 영향을 끼쳤겠지만 위에서 설명했던 중도층의 새로운 요구가 반영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SMART” 중도층으로부터 새로운 요구를 기존 양당체제 정치권이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는지, 이것이 어떠한 변화를 초래할지, 그리고 제 3후보가 기존의 정당에 속하지 않은 채 어느 정도의 정치적 역량을 발휘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고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