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월요인턴세미나] 나만의 이론리뷰방법론

  • 2015-04-13

EAI는 미래를 꿈꾸는 소중한 자산인 인턴들이 연구원에 대한 소속감과 연대감을 쌓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교육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월요인턴세미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AI는 인턴들이 본 인턴 세미나를 통해 좀 더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모습으로 연구원 활동에 참여하고 학교 내에서 접할 수 없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증대, 네트워크 활성화 그리고 배움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연구원과 인턴들간의 장기적 관계 발전 형성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발표자

정한울 EAI 사무국장


참석자

권윤진고려대학교
김승완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샌디에고대학원
박재훈호주국립대학교법학대학원
반주영보스턴칼리지
반지현오클라호마주립대학교
허예청서울대학교법학대학원
황은지연세대학교

 

 

 

 

 


 

내용정리

 

작성자

반지현, 외교안보팀 인턴 (Oklahoma State University)

 

동아시아 연구원의 인턴들은 기본적으로 사회과학 분야에 대한 학문적 열의와 관심이 크다. 대부분 사회과학분야를 전공했거나 전공하고 있거나, 이러한 분야로 진로를 정할 계획이 있기 때문에 이 분야의 이론을 리뷰하고 검정할 줄 아는 능력을 소지하는 것은 가장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겠다.


사회과학 분야 연구를 할 때 가장 첫째 되는 원칙은, 자신만의 프레임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어떤 특정 주제의 여러 논문을 읽고 그 논문이 논의하고자 하는 이론 및 연구방법에 대해, 한 명의 학생으로써 또는 연구자로써 자신만의 비판적인 시각으로 논문을 리뷰하고 논리적으로 분석 및 비판할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저명한 학자가 분석한 내용이라 하더라도 결국 그가 분석한 사회란 끊임없이 변화하고 복잡해지는 영역이다. 그러므로 사회과학 영역의 연구는 끊임없는 비판과 피드백이 요구된다. 결국 그 학자의 논의 역시 개인의 한정적 위치 및 가치관에 기반한 것이므로 그 논의에 대한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객관적/ 다차원적 비판능력은 필수 적인 것이다. 그것이 연구자로써의 첫 시작이다. 이는 그저 부정적인 논조로 나열해나가는 단순한 비난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이론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와 구조 그리고 연구로서의 과정, 논리체계 등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올바르게 비판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읽고 있는 논문을 정확히 이해 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 이해의 첫걸음은 Theoretical Paradigm을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Theoretical Paradigm에는 가장 먼저 연구의 방법을 한 축으로 보는 방법이 있다. 연구의 대상에 접근 할 때, 개인, 즉 한 행위자 혹은 그 행위자의 행태 패턴에 집중을 할 수도 있고 혹은 사회제도 및 구조에 대한 연구에 집중 할 수도 있다.


둘째는 연구의 목적을 달리 할 수 있다. 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를 위한 학문 (해석학, 현상학)에서 발전한 방식, 즉 역사학이나 인류학에서처럼 묘사적인 논조로 연구를 하거나 또는 자연과학 분야에서 그러하듯 인과관계를 밝히는 방식 즉 증거의 유무와 실증적인 보고를 기반으로 한 경험주의 방식으로 연구할 수 있다. 현재 학계의 주류는 제도 구조를 현상학 (또는 해석학)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에서, 개인의 행태를 실증과학 (또는 경험주의)의 방식으로 연구하는 ‘행태주의’ 쪽으로 대세의 흐름이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Theoretical Paradigm을 통해 내가 읽고 있는 논문이 시사하는 방향과 위치에 대해 파악했다면 그 다음엔 그 논문의 개념에 대해 정확히 개념화 (Conceptualization) 할 줄 알아야 한다. 사회과학에서 다루는 개념은 이따금 상당히 추상적이기 때문에 이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위치가 이 패러다임의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측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가장 먼저 개념을 정의해야 한다 (개념정의). 그 다음엔 이 정의를 측정 가능한 차원으로 조작해야 한다 (조작적 정의). 이후에 측정지표를 정해야 한다. 이 측정지표는 타당해야 하고 신뢰할만한 지표여야 한다. 이러한 개념화 과정을 이해한 후, 예를 들어 ‘정치불안’에 대해 연구한다고 생각해봤을 때, 이 추상적인 개념을 ‘정치권력의 정당성에 대한 사회적 수용의 부재’ 라고 개념 정의 할 수 있다. 이를 측정 가능한 차원의 개념으로 바꾸면 ‘정부정책에 대한 항의의 증가’ 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그 다음엔 적절한 측정 지표를 세우는데 이를 ‘시위참가자수’, ‘시위지속일수’, 혹은 ‘시위 부상자 및 체포자 수’ 라고 할 수 있다. 여기까지가 논문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논문 이론을 위에서 언급한 과정을 따라 제대로 이해했다면 그 이론을 비판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비판 방법에는 크게 세가지가 있다: 첫째는 종속변수와 독립변수의 관계에 대한 비판, 기존 논문의 변수 중 누락된 것에 대한 비판, 마지막으로 연구의 측정방식, 조사방법에 대한 비판이다.


먼저, 독립변수와 종속변수의 순서를 뒤집거나 독립변수의 영향 방향을 뒤집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본주의가 민주주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라는 이론을 보았을 때, 이를 ‘민주주의가 자본주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라고 하는 관점에서 볼 수 있다. 또는 ‘자본주의가 민주주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라거나 ‘민주주의가 자본주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라고 X와 Y의 관계설정을 달리 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기존 논문의 변수 중 누락된 것을 찾아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개인의 정치성향 성립에 미치는 영향에는 그 개인의 사회화의 배경과정, 경제적 수준, 교육 수준, 지역, 성별 등이 있다’ 라고 논의한 부분을 찾아냈다면, 비판자는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개인의 정치적 성향에는 사회적 요소 보다 생물학적 요소 (개인의 정치성향은 이미 유전적으로 결정되어 있는 것)가 더 영향력 있는 변수로 작용한다’ 라고 비판할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연구의 측정방식에 대해 비판할 수 있다. 이 논문을 쓴 연구자가 사용한 지표가 과연 타당하고 신뢰성 있는 지표인지 따져볼 수 있다. 또는 사례의 분석공간과 시간대를 더 확대하고 확장했어야 하는 건 아니었는지 따져볼 수도 있다. 또는 연구자가 설립한 연구 조사방식이나 여론 수립과정에서 허점을 집어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개인의 경제수준과 그에 따른 정치이념에 대한 연구를 보았을 때, 이 문맥에서 ‘개인의 경제수준’ 라는 것이 과연 수치적으로 계량화 할 수 있는 객관적 방식으로 정해놓은 것인지 혹은 개인 혹은 응답자 스스로 판단한 경제수준으로 정해져 있는 것인지, 그럼 그 정보수집 방식이 이 연구자가 논의하고자 하는 논점에 타당하고 믿을만한 방식인 것인지 비판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까지 이론을 이해하는 방법의 틀과 이론 비판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인턴세미나를 통해서, 논문을 읽을 때 그냥 단순하고 수동적인 자세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좀더 능동적으로, 비판적인 시각으로 분석하고 비판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러한 방식을 적용하여 연구이론을 분석한다면, 다른 사람이 쓴 논문뿐만 아니라 본인이 자신의 연구를 비판적으로 계획하고 작성할 때에도 매우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한울 국장님의 빛나는 외모와 우아한 유머감각 덕분에 오늘 인턴 세미나는 더욱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