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연구원(원장 손열)은 ‘코로나19와 신세계 질서’ 시리즈의 아홉번째 온라인 세미나 “한미일 파트너십의 미래: 신시대 속 안보ㆍ경제 협력”을 개최했습니다. 한미, 미일 정상 공동성명에 따라 고조된 한미일 간의 안보ㆍ경제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중 전략경쟁의 강화는 한일 양국의 전략적 딜레마를 가중시켰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미일 3국은 각국의 전략적 이익을 규정하고, 3국 간 우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본 세미나에서 한미일 3국의 전문가들은 미중 전략 경쟁 시대 속 한미일 안보ㆍ경제협력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했습니다.

 

일시 : 2021년 11월 19일(금), 09:00–11:00 (KST)

발표자: 박준우 (전 세종연구소 이사장), 이치가와 토미코 (일본국제문제연구소 소장대행),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 배영자 (건국대학교 교수), 기무라 후쿠나리 (게이오대학교 교수), 앤드류 그로토 (스탠포드대학교 지정학, 기술 및 거버넌스 프로그램 디렉터)

사회자: 하영선 (EAI 이사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토마스 핑거 (스탠포드대학교 프리맨 스포글리 국제학연구소 펠로우)

개회사: 손 열 (EAI 원장; 연세대학교 교수), 신기욱 (스탠포드대학교 아태연구소 소장)

 

 

한미일 간 안보•경제 협력을 위한 실용적인 틀 구축 방안

 

I. 세션 1: 한미일 안보 협력

 

한일관계와 3국 협력의 미래

 

  •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질서 확립을 위해 한국,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마찬가지로, 일본도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FOIP)” 체제에 더 큰 중점을 두고 있다.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이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 박준우 前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기시다 신임 총리가 아베 총리의 외교정책을 이어받은 것을 보면 한•일 관계 개선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즉, 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미래의 지도자들에게 달려 있다는 것이다.

  • 빈센트 브룩스(Vincent Brooks) 前 주한미군 사령관에 따르면 한미일 동맹체제는 경제 협력과 상호 방위와 같은 공동의 이익을 기반으로 한다. 그는 한미일 3국의 새 정부가 마주할 기회에는 기존 동맹체제를 기반으로 인도•태평양의 민주주의를 조화롭게 운영 및 강화가 포함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 이치가와 토미코(Ichikawa Tomiko) 일본 국제문제연구소 소장대행은 동맹국 간 협력은 군사동맹의 영역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쿼드는 군사 동맹을 넘어 백신과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소규모 협력체들로 구성되어있다. 인도-태평양 국가들 간의 참여 증진을 위해서는 이러한 임시적인 형태의 동맹 집단이 지역 내에서 더 중요해질 것이다.

  • 브룩스 사령관은 확장억제전략에 있어 능력과 신뢰라는 두 축 가운데 신뢰의 축을 강조한다. 예컨대, 미국의 확장억제전략의 수혜국이 미국과 두터운 신뢰를 쌓을 경우 독자 핵무장 의지가 약해지겠지만, 신뢰가 약해지는 경우 핵전력을 갖추려 할 것이다. 그는 미국의 확장억제 능력은 "항상 준비되었다" 고 강조하며, 더 높은 신뢰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적극적 외교와 신뢰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부상의 위협

 

  • 국가 통제 자본주의와 팽창주의 경제로 대표되는 중국의 부상은 자유 시장 민주주의 국가들에 새로운 도전과제를 제시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안보•경제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미국은 권위주의 체제의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오는 12월에 민주주의를 위한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이다.

  • 박준우 이사장에 따르면 일본은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과 군사 훈련을 강화했다. 당초 북한 선박의 불법 환적을 목표로 한 상호 감시 활동은 실질적으로 동•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 활동이 증가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이뤄졌다.

  • 브룩스 사령관은 미국이 주도하는 동맹은 미국만의 것이 아닌 민주주의 국가, 경제부국, 및 군사대국들을 연결하는 체계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북한 변수와 한반도 평화 유지

 

  • 강화된 경제 제재, 코로나19 대유행 및 자연 재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북한은 핵무기 건설에 대한 지속적인 의지를 보여 왔다.

  • 이치가와 소장 대행은 6자 회담의 종료는 단지 중단에 불과하며, 북-미 간 최고위급 외교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도 지속되었다고 말한다. 이러한 북한과의 고위급 회담은 유지되어야 한다.

  • 바이든 행정부가 이미 북한과 대화를 시도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치가와 소장대행은 협상 참여 여부는 북한에 달려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북한문제가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 외교정책 중 하나라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 브룩스 사령은2021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 “종전선언에는 상당한 위험이 따르나, 현상유지 역시 위험이 따른다”고 말한다. 브룩스 사령관은 휴전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현상유지를 통한 항구적 평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이어, 종전선언의 가치는 인정하나 종전선언을 한미연합사나 유엔군의 철수와 연계하여 생각하는 등 정치적인 사안과 연결짓는 사고방식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이며“종전선언은 표퓰리즘적 관점이 아닌 실용용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I. 세션 2: 한미일 경제 협력

 

미중 기술경쟁

 

  • 미중 경쟁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해 동아시아의 비즈니스 환경이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있다. 앤드류 그로토 스탠포드(Andrew Grotto) 사이버정책센터 지정학•기술•거버넌스 프로그램 디렉터는 미중 간 경쟁 구도가 강대국 경쟁 구도로 단순화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대신 자유주의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와 권위주의 성격의 국가주도자본주의라는 두 체제의 경쟁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 미국은 대(對)중 공급망 정책의 목표로 디커플링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후쿠나리 기무라 (Fukunari Kimura) 게이오대학교 교수에 따르면, 디커플링은 민감한 기술과 희토류/금속 등을 다루는 산업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부분적으로만 행해졌다.

  • 그로토 디렉터는 글로벌 공급망은 디커플링이 현실화되기에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으며 미국과 중국의 공급망을 분리해서 계산하기는 비현실적이라고 강조한다.

  • 중국 시장은 일본과 한국 모두에게 중요하다. 한국의 경우 미국은 한국의 가장 큰 반도체 수출 시장 중 하나이며, 중국 시장은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배영자 건국대학교 교수는 동맹국들이 협력을 위한 최적의 길을 모색해야 하며, 동시에 미국은 동맹국들과 중국과의 관계에 너무 많은 압박을 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3국 및 지역협력 추진

 

  • 반도체산업협회는 미국의 경우 반도체를 자급자족에 나설 경우 생산원가가 35~60% 상승한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배영자 교수는 미국 등이 글로벌 반도체 가치사슬에서 자급자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가능하지도 않다고 지적한다.

  • 미국, 일본, 대만은 공급망 확보에 있어 역동적인 협력을 하고 있다. 미국은 TSMC와 삼성에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을 요청했고, 일본은 일본 내 TSMC 공장 건설을 독려했다. 배영자 교수는 반도체 분야에서 새로운 연합체가 등장하고 있는 데 비해 한국은 뒤처지고 있다고 말한다.

 

단절된 한일관계를 넘어서다

  • 2019년 한일 간 외교마찰이 반도체 분야로 확대되면서 한•일 반도체 업체들의 협력이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소재•장비 산업이 부족한 반면 일본은 일본 반도체 산업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므로 한일 양국은 양자간 협력 채널을 복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다만 양국 정부는 경제 안보가 최우선 정책과제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협력 기반 구축에 대한 정책을 펼치지 않고 있다.

  • 기시다 내각의 최우선 정책과제 중 하나는 경제 안보로, 일본 정부는 경제안보성 신설과 더불어 중국으로의 기술유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새로운 경제안보법을 제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일본의 경제안보 전략에는 한국과의 협력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배 교수는 "한일 양국은 미중 기술 경쟁의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기술 분야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

     


     

    III. 발표자 및 사회자 약력

    박준우_ 前 세종연구소 이사장, 정무수석. 외교통상부에서 33년간 근무하였으며 주유럽연합 한국대사, 주싱가포르 한국대사을 역임하였다. 2011년 7월 정년퇴임 후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월터 쇼렌스타인 아태연구센터 코렛 펠로(Koret Fellow)로 부임해 'Korean Foreign Policy in Transition: Korea’s Bilateral Relations with Her Major Neighboring Countries' 대학원 강의를 맡았다. 2012년 9월 연세대학교 국가관리연구원 객원교수로 임명되었다. 박 대사는 2013년 8월부터 2014년 6월까지 박근혜 정부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을 역임하였다. 이후 2015년 2월부터 3년간 국내 대표적인 독립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을 지냈다.

    빈센트 브룩스(Vincent K. Brooks)_ 前 유엔군사령부, 한미연합사령부, 주한미군의 사령관. 전문 분야는 국가 안보, 정책, 전략, 국제 관계, 군사 작전, 테러 퇴치 및 대량 살상 무기 확산 방지, 다양성과 포용력, 복합 조직에서의 리더십, 위기 리더십, 응집력 있는 신뢰 기반 팀 구축이다.

    이치가와 토미코(Tomiko Ichikawa)_ 일본국제문제연구소(JIIA)의 소장대행. 2020년 7월 현직에 취임했다. 1985년에 외무성에 입성하였으며 맡은 직책으로는 유럽국 서유럽과장, 비핵화, 과학, 핵에너지과장 등이 있다. 아울러, 주영 일본대사관, 주빈 국제기구 주재 일본대표부 상임이사부에서 재직하였다. 또한 UNPROFOR(구 유고슬라비아의 UN PKO)에서 Political Affairs Officer, 국제 원자력 기구(IAEA) 사무총장의 특별 보좌관으로도 활동했다. 이치가와 소장대행은 6자회담(2006년 12월~2008년 12월)에 참석했고, 비엔나 주재 상설대표부(2011~2014년)와 IAEA(2014~2020년)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연구한 바 있다.

    배영자_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연구분야는 국제정치경제, 해외투자의 정치경제, 과학기술과 국제정치, 인터넷과 국제정치, 과학기술외교이다. 주요 논문으로는 《국제정치패권과 기술혁신: 미국 반도체 기술 사례》(2020), 《중국 인터넷 기업의 부상과 인터넷 주권》(2018), 《미중 패권 경쟁과 과학기술혁신》(2016), 《과학기술과 공공외교》(2013) 등이 있다.

    앤드류 그로토(Andrew J. Grotto)_ 스탠포드 대학교 사이버 정책 센터의 윌리엄 J. 페리 국제 안보 연구원, 후버 연구소 연구원이다. 그로토의 전문 분야는 국가 안보와 국제 경제 차원에서의 정보 기술 혁신에 대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과 사회경제적 측면에서의 혁신에 대한 의존도 증가이다. 그로토는 오바마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의 사이버 안보 정책 선임 국장을 역임했다. 또한, 페니 프리츠커 상무장관 기술정책 선임고문을 역임했다. 그는 또한 상원 정보위원회의 전문 참모로 일하면서 국회의사당에서 폭넓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후쿠나리 기무라(Fukunari Kimura)_ 게이오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아세안 및 동아시아 경제연구소 (ERIA) 수석 경제학자. 도쿄대학 법학부를 졸업하고 1990년과 1991년에 위스콘신-매디슨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91년~1994년 뉴욕주립대학 경제학부 조교수, 1994년~2000년 게이오대학 경제학부 조교수, 2000년~현재까지 게이오대학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전문분야는국 제생산망과 동아시아 경제통합이다.

    하영선_ EAI 이사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미국 워싱턴 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교수, 미국 프린스턴 대학국제문제연구소 초청연구원,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초청연구원, 서울대학교 국제문제연구소장, 미국학연구소장, 한국평화학회회 회장, 한일신시대 공동연구 한국 측 공동위원장, 대통령 국가안보자문단, 남북정상회담 준위원회 원로자문회의위원 등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EAI 이사장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저서 및 편저에는 <사랑의 세계정치: 전쟁과 평화>, <한국외교사 바로 보기: 전통과 근대>, <미중의 아태질서 건축경쟁>, <사행의 국제정치: 16-19세기 조천•연행록 분석> 등이 있으며,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에 “하영선 칼럼”을 7년동안 연재했다.

    토마스 핑거(Thomas Fingar)_ 스탠퍼드 대학교Freeman Spogli 연구소 Shorenstein APARC 펠로우. 그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Oksenberg-Rohlen특별 연구원이었으며, 2009년에는 스탠퍼드 대학교Payne특별 강사로 임명되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국가정보국 제1부국장, 국가정보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핑거는 앞서 국무부 정보연구국 차관보(2000-01년, 2004-05년), 수석부차관보(2001-03년), 분석차관보(1994~2000년), 동아시아태평양분석국장(1989~94년), 중국국장(1986~8년) 등을 역임했다.1975년부터 1986년까지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국제 안보 및 무기 통제 센터의 선임 연구원을 포함한 여러 직책을 역임했다.

     


     

    Typeset by Seung Yeon Lee | Research Associ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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