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EAI · 겐론NPO 공동 한일양국 상호인식 조사 분석

한일수교 50주년, 냉각된 한일관계

한일 양국,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에스컬레이션

■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2013년 76.6% → 14년 70.9% → 15년 72.5%

■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2013년 37.3% → 14년 54.4% → 15년 52.4%

한일수교 50주년이라는 뜻 깊은 해를 맞이하였지만, 한일 양국관계는 답답함을 넘어 심각한 걱정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최근 한일양국에서 동시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들이 양국 국민감정이 심각하게 악화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동아시아연구원과 일본의 겐론NPO가 공동으로 조사한 국민인식 조사결과를 보면 일본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좋다 혹은 대체로 좋다”라고 응답한 한국 국민은 15.7%, “좋지 않다 혹은 대체로 좋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72.5%나 달했다. 일본에서도 한국에 대한 인상이 “좋다”고 답한 비율은 23.8%, “좋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52.4％로 과반이 넘었다. 2013년 조사에서 일본인 중 한국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다”고 답한 비율이 37.3%에서 크게 증가했다(그림1).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조사를 인용하며 한일관계를 “얼음장”이라고 평했다, 비슷한 시기 중앙일보와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일관된 패턴을 읽을 수 있다. 현재의 한일 관계가 “나쁘다 또는 매우 나쁘다”고 답한 한국인은 79％, 일본인은 55％였다. “좋다”는 의견은 한국 국민의 3％, 일본인 6％(매우 좋다 1％ 포함)에 그쳤다. 최근 요미우리신문과 한국일보의 공동조사에서도 한국인의 85%, 일본인의 73% “서로 신뢰 못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다수 언론들은 최악의 한일관계를 보여주는 조사 결과를 대서특필하고, 냉각된 국민감정을 집중 부각했다. 천편일률적으로 양국관계의 어두운 면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물론 그 어느 때보다 양국 국민들의 국민감정이 악화된 것은 사실이다. 객관화된 수치를 통해 서로가 상대방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는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이런 조사들이 양국 국민들 사이에 잠재된 반감을 증폭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 실제로 조사결과를 찬찬히 살펴보면 최악이라고 표현되는 양국 관계의 이면에 조심스럽지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보여주는 긍정의 메시지들이 숨어있다.

[그림1] 상대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 “대체로 좋지 않다”+“매우 좋지 않다”

자료: 동아시아연구원(EAI) · 겐론NPO (2013-2015)

반일·반한여론 악순환의 이유

■ 부정적 인식의 이유, 역사갈등 및 국가정체성의 충돌

- 한국인, “일본이 제대로 반성 안해” 74.0%, “독도 문제” 69.3%

- 일본인, “한국이 역사 문제 계속 비판” 74.6%, “독도 문제” 36.5%, “한국 지도자 탓” 28.1%

이번 조사에서 서로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는 응답자들에게 부정적인 이유를 두 가지씩 꼽으라 한 조사 결과를 보면, 일견 양국 상호인식의 비관적 전망을 뒷받침하는 듯하다. 한국인은 일본이 한국을 침탈한 역사를 제대로 반성하고 있지 않다는 점(74.0%)과 독도문제(69.3%)를 압도적으로 꼽았다. 반대로 일본인은 한국이 역사문제로 일본을 계속 비판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74.6%, 독도문제 때문이라는 응답이 36.5%, 한국의 정치지도자의 발언과 행동을 탓한 응답이 28.1%로 뒤를 이었다(그림2).

한국 국민들이 일본의 역사적 반성 부족과 영토주권 문제를 압도적으로 강조하는 모습에 대해 일본 측에는 일본이 아무리 사과해도 한국인의 반일DNA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반대로 일본인의 다수가 문제의 원인을 한국의 과도한 반일정서에서 찾는 모습은 한국국민들 사이에서 일본이 과연 과거 역사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반성의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확산되고 있다. 즉 한일 양국의 국민여론이 서로 상대방 여론을 자극하는 에스컬레이션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양국 국민 간 상대방에 대해 갖고 있는 불신이 작용하고 있고, 언론이나 외교가에서 한일 양국 국민여론의 부정적인 측면만 조명되어 온 결과이다. 그러나 한일 양국 여론에 대한 자료를 분석해보면 실제 한일양국 국민들의 여론에 대해 잘못된 이해가 잔존하고 있다. 이러한 오해가 다시 양국 국민정서를 악화시키는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오해를 정확히 이해하고 해결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첫 번째 단계가 된다.

[그림2] 상대국에 부정적인 이유(2015) : 2개 중복 응답

주: 상대국에 대해 부정적으로 응답한 응답자들만 응답

자료: 동아시아연구원(EAI) · 겐론NPO (2015)

한일 국민여론에 대한 오해

오해1. 한국 국민은 뼈 속까지 반일의 DNA를 갖고 있는가?

■ 일본의 국제적 역할에 대한 “한국인의 우호적 평가” 상승 → 아베정권 등장 이후 급락

■ 2004년 49%→2006년 30%→2009년 60%→2011년 68%→2014년 15%, 정권 태도 따라 변동

우선, 일본인들이 우려하고, 우리 국민들조차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이 한국인은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뿌리 깊은 반일의 DNA를 갖고 있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한국인의 반일정서는 상수가 아닌 양국 정부와 시민사회의 노력에 따라 달라지는 가변적인 변수이다. BBC World Service, GlobeScan과 동아시아연구원(EAI)이 2004년부터 매년 조사해온 국제조사 결과를 보자.

신사참배, 수정 교과서의 문부성 검정 통과 문제 등이 이슈화된 2006년까지 고이즈미-아베 총리의 집권 시기에는 일본의 국제적 역할에 대한 한국인의 긍정적인 평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한일간 신시대선언에 합의한 2007년 야스오 총리 시기, 2009년 무라야먀 담화를 계승할 의지를 밝힌 유키오, 나오토 민주당 총리 시기를 거치면서 한국인들 사이에 일본의 역할에 대한 우호적 평가가 급증했다. 2011년 조사에서는 한국 국민들의 68%가 일본의 국제적 역할에 긍정적이라고 답할 정도로 긍정적인 일본인식이 강화되었다. 그러나 아베총리의 재집권 이후 역사수정주의노선 및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급격하게 부정적 평가가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 국민들의 반일정서는 상황변화와 무관하게 나쁜 것이 아니라 정부간 상호 노력과 환경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변동 가능한 변수임을 보여준다(그림3).

[그림3] 일본의 국제적 역할에 대한 한국인의 긍정적 평가비율(%)

자료: BBC World Service · GlobeScan · 동아시아연구원(EAI)

오해2. 일본 국민은 자성의 DNA를 갖고 있지 않은가?

■ 이명박 대통령 독도방문 이후 한국 호감도 급락

■ “한국 친근하다” 2004년 57% → 2006년 49% → 2009년 63% → 2011년 62% → 2014년 32%

일본 국민들은 아베정부의 역사수정주의 및 우경화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는 잊은 채 “사과 피로감”을 운운하는 모습에 대해 한국에서는 일본이 반성과 사과 대신 한국의 반일정서에 책임전가에만 급급하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 국민들 역시 한국에 냉담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며, 자신의 과거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본내각부가 매년 발표하는 대외인식조사에서 한국에 대해 친근감을 느낀다는 일본 국민의 응답비율을 보면, 2004년부터 2011년까지 과반 이상이 한국에 대해 친근감을 표시할 정도로 한국에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2012년 초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을 계기로 일본에서 대한국 이미지가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그림4).

■ 일본국민 “아베총리 신사참배 찬성” 2013년 47.8% → 2014년 43.0% → 2015년 41.3% 감소

그러나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베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대해 2013년 조사만 하더라도 “참배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이 47.8%였지만, 올 해 조사에서는 41.3%로 줄었고, “어떤 경우든 참배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은 8.3%에서 16.7%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개인자격으로 참배하는 것은 무방하다”는 제한적인 의견이 29.1% 수준이다. 아베총리의 참배정치에 대한 반대 또한 유보적인 태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그림5). 특히 2014년 일본 지식인 조사에서는 “어떤 경우든 참배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52.6%로 신사참배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높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림4] 한국에 친근감 느낀다는 일본인 비율(%)

자료: 일본 내각부 대외인식조사(2004-2014)

[그림5] 일본 총리의 신사참배에 대한 일본 국민 인식 변화(%)

자료: 겐론NPO (2015)

여론에서 찾는 한일감정 솔루션

냉정 찾는 양국 국민, 국민감정 악화에 대한 우려와 개선 필요성 공감

■ “한일관계 중요하다” 한국 87.4%, 일본 65.3%

이번 조사에서 한일관계 중요하다(“매우 중요”+“대체로 중요”)는 인식이 한국에서는 87.4%, 일본에서 65.3%로 절대 다수가 한일관계의 중요성에 동의했다(그림6). 한국 국민들은 한일양국의 악화된 국민감정을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며, 우려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이 26.4%, “문제이며, 개선 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40.8%로 열 명 중 일곱 명이 양국의 국민 감정이 악화되는 현실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29.0%가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며,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문제이며,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도 38.8%로 나타났다.

■ 국민감정 악화 “우려되거나 개선해야 할 상황” 한국 67.2%, 일본 67.8%

상대국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사람은 물론 부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사람들조차 현재의 악화된 국민감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실제로 한국 국민 중 일본에 나쁜 인상을 가지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 중에서 68.2%(“우려 된다” 27.9%+“현 상황 개선해야 한다” 40.3%)가 현 상황이 우려되거나 개선해야 한다고 답했다. 일본 국민들 중에서도 한국에 대해 나쁜 인상을 가지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 중에서 73.7%(“우려된다” 31.0%+“현 상황 개선해야 한다” 42.7%)가 현상황에 대한 우려와 개선 필요성을 피력했다. 더 이상 한일국민여론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그림7).

[그림6] 한일관계가 자국에 얼마나 중요한가?

자료: 동아시아연구원(EAI) · 겐론NPO 제3회 한일국민인식조사 (2015)

[그림7] 상대국 이미지의 차이에 따른 양국 국민감정에 대한 평가

자료: 동아시아연구원(EAI) · 겐론NPO 제3회 한일국민인식조사 (2015)

한일인식, “교류 증가 → 우호적 태도 강화” 패턴 뚜렷

■ 한일 민간교류 활성화 → 양국 상호 호감도 개선효과

■ 중국 방문 여부는 한국인의 중국 호감도 상승에 도움 안 돼

동아시아연구원과 겐론NPO 조사결과 중 눈에 띄는 결과는 최소한 한일관계의 경우 양국 국민들 사이의 교류와 접촉이 커질수록 상호 긍정적 태도가 강화되는 패턴이 발견된다는 점이다. 개인 간의 관계뿐 아니라 국가 간 관계에서도 교류와 접촉이 늘어날수록 상대국에 대해 긍정적 태도가 강화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악화되거나 전혀 상관이 없는 경우도 있다. 교류와 접촉이 서로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를 상호강화하는 한일관계와 달리, 한국인들의 경우 중국에 대해서는 접촉과 교류 여부가 중국에 대한 인식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8]은 한일 양국 국민들 중 상대국을 방문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방문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나누어 상대국에 대한 인상을 비교한 결과다. 한국인 중 “일본방문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층에서는 “일본에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는 응답이 29.7%, “부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다”는 응답이 60.1%였다. “일본방문 경험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 중에서는 일본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다는 응답이 10.7%, 부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다는 응답이 76.8%다. 일본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한국방문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 중에서 한국에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31.2%였지만, 방문 경험이 없는 사람들 중에서는 긍정적 응답이 21.2%였다.

그러나 중국에 대해서는 방문여부가 한국인의 중국에 대한 호감도와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9). 100점 만점으로 측정한 상대국에 대한 호감도 점수 평균을 보면, 중국을 방문해본 응답집단이 61점, 방문해본 적 없는 응답집단에서도 60점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 위에서 살펴본 것과 마찬가지로 일본을 방문해본 응답집단에서는 일본에 대한 호감도 평균이 39점, 방문해본 경험이 없는 집단에서는 35점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음이 확인된다(T테스트 결과). 결국 한일관계는 한중관계와 달리 양국 국민들 간 교류의 폭을 넓히면 상호 간에 우호적인 태도를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림8] 상대국 방문 여부에 따른 상대국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 차이

주: 잘 모름은 표기하지 않음

자료: 동아시아연구원(EAI) · 겐론NPO 제3회 한일국민인식조사 (2015)

[그림9] 한국인의 중국과 일본 방문 여부에 따른 호감도 점수 평균 비교(100점 만점)

주: T테스트 결과 한일관계는 방문여부에 따른 호감도 점수 평균 차이가 유의함

자료: 동아시아연구원(EAI) · 겐론NPO 제3회 한일국민인식조사 (2015)

한일 젊은 세대일수록 우호적 태도 강해

■ 젊은 층일수록 상대국 인상 좋다

- 한국 “일본 인상 좋다” 20대 25.7%, 30대 19.4%, 40대 15.2%, 50대 12.6%, 60대 7.6%

- 일본 “한국 인상 좋다” 20대 31.2%, 30대 26.7%, 40대 24.3%, 50대 20.7%, 60대 20.7%

미래 세대 간 상호 우호적인 태도가 강한 것도 장기적으로 보면 한일 국민감정 해소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요인이다. 한국의 경우 20대에서 “일본에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는 응답이 25.7%였고, 30대서는 19.4%였고, 40대에서 15.2%, 50대에서 12.6%로 낮아지고, 60대 이상에서는 7.6% 에 불과했다. 일본의 경우도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는 비율이 20대에서는 31.2%로 세 명 중 한 명은 한국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고, 30대에서는 26.7%, 40대에서 24.3%였다. 5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각각 20.7%에 그쳤다. 한일갈등을 역사적으로 체험해온 고연령 층에서 상대국에 대한 긍정적 태도가 약하고, 젊은 층일수록 상대방에 좋은 인상을 가지는 패턴이 뚜렷하다(그림10).

■ 2030 세대에서 역사수정주의(아베 신사참배 평가)에 대한 인식 차는 뚜렷

- 한국은 열 명 중 여섯 명 “반대”, 일본은 열 명 중 네 명 “문제 없다”

■ 양국 젊은 세대 중, 신사참배 입장 없는 역사 둔감층도 많아

- 한국 “잘 모름” 20대 16.2%, 30대 9.4%, 40대 9.2%, 50대 6.6%, 60대 8.4%

- 일본 “잘 모름” 20대 28.4%, 30대 19.3%, 40대 10.7%, 50대 8.1%, 60대 6.7%

2030세대가 4050세대에 비해 역사의식이 선명하지 못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국의 경우, 아베수상의 신사참배에 대해 60대 이상에서 어떠한 경우든 용납할 수 없다는 인식(74.2%)이 다른 세대에 비해 10여% 포인트 가량 높았을 뿐 20대~50대에서도 신사 참배해도 무방하다는 의견은 극히 소수였고, 60~65%가량이 공적이든 사적이든 “절대 신사참배를 해서는 안 된다”는 강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그림5). 반대로 일본에서는“신사참배를 해도 문제없다”는 여론이 전 세대에서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20대에서 39.0%, 30대에서 44.1%로 나타나 40대 45.8%에 비해서는 낮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절대 참배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은 50대(21.5%), 60대(23.3%)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2030 젊은 층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또한“잘 모르겠다”는 유보적인 응답은 한일 양국 모두에서 5060세대에 비해 젊은 세대일수록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확인된다(그림11).

[그림10] 세대별 상대국에 대한 인상 차이

주: 잘 모름은 표기하지 않음

자료: 동아시아연구원(EAI) · 겐론NPO 제3회 한일국민인식조사 (2015)

[그림11] 세대별 아베수상 신사참배에 대한 태도: 한일조사

주: 잘 모름은 표기하지 않음

자료: 동아시아연구원(EAI) · 겐론NPO 제3회 한일국민인식조사 (2015)

한일관계 솔루션 찾기 : 문제해결의 관점부터 확고히 하자

양국 관계가 최근 수년간 서로 충돌하며 화해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사 교과서 및 위안부 문제 등 한국 국민들의 국가정체성과 민족의식을 자극하는 이슈들이 최대현안으로 교류와 협력의 가능성을 억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양국 국민들 사이를 가르는 깊은 인식의 골과 갈등요인만을 부각할 경우, 냉각된 한일관계를 풀어나가는 것은 요원해진다. 한일관계는 과거의 역사적 관계로만 구성되지 않으며, 현실의 정치경제적, 군사안보적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있다. 현재 주춤하고 있지만 양국 간 문화적 교류의 필요성도 두말할 나위 없으며, 에너지-환경 등 미래 도전 요인에 대한 공동의 대처도 시급하다. 단기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역사문제와 다른 현안들의 경우 적극적으로 분리하여 대응하는 유연한 접근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양국 국민들의 충돌과 상대를 자극할만한 부정적인 소식만이 정치권과 언론을 통해 부각되어 왔다. 하지만 양국 국민들 스스로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양국 국민들의 균형의식이 작동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한일관계 무엇이 문제인지, 얼마나 심각한지 등 어두운 단면만을 강조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큰 효용이 없을 뿐더러 양국 관계의 악화를 촉발하는 요인으로까지 작용할 수 있다. 앞으로 여론조사도, 언론보도도, 정부 간 외교 및 민간교류도 양국 갈등을 부각하기 이전에 솔루션 찾기에 초점을 맞추자. 냉정을 찾기 시작한 양국의 국민감정을 추스리고, 양국관계 개선의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서두르자는 것이 한일수교 50주년을 맞는 양국 국민의 일치된 목소리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