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발사 이후 북핵 전망

 

북핵위기 전망

 

북한의 미사일 발사 선언으로 한반도의 긴장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북핵위기를 장기적으로 전망해보면 북한 정권과 미국 정부 의 본질적 특성상 북미관계는 교착상태에 반복적으로 놓일 수밖에 없다. 2007년 2·13 공동성명에서 북한을 포함한 6자는 북핵문제를 1단계 ‘핵 시설 폐쇄 및 봉인’, 2단계 ‘불능화 조치 및 핵 시설 신고’, 3단계 ‘핵 폐기’로 순차적으로 해결하기로 합의문에 명시한 바 있다. 북한이 2008년 6월 신고서를 제출함으로써 2단계가 마무리 되는 듯 하였으나, 불능화 조치에 대한 검증 문제로 인해 북핵 문제는 다시 교착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번 위기를 벗어나 일시적으로 2단계를 둘러싼 갈등이 해소되고 북미관계가 일시적으로 진전된다 하더라도 1단계, 2단계와 마찬가지로 3단계인 핵 폐기 단계에서 다시 교착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다. 북한이 변화하지 않는 한 북미관계의 진전은 어렵다고 본다.

 

 

북한은 부시 행정부 이후 차기 미국정부와의 관계개선을 기대했으나, 현재 클린턴 장관의 발언을 살펴보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은 부시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핵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오바마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대북정책을 수립하지 않은 상태로 지금은 부시 정부의 대북정책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까지 오바마 행정부의 태도를 보면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부시 2기 힐 차관보가 이룩해 놓은 토대 위에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위기를 넘기고 북미간 협상이 진행된다면 일정 정도 안에서 북미관계가 진전될 수 있으나 완전한 해결까지 가기에는 북한과 미국의 간극이 너무 크다. 북미관계의 진전을 장기적으로 어렵다고 전망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사일 발사 이후에 대한 대비 필요

 

최근의 북한 태도로 보아 미사일 발사는 시간문제인 것 같다. 국내 논의는 북한이 “과연 미사일 발사를 할 것인가?”, “미사일 발사의 시점은 언제인가?”에 맞추어 있으나, 그보다 중요한 문제인 미사일 발사 이후 한국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

 

 

미사일 발사를 하고 나면 한국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북핵 실험 후 한국의 대응은 공식적인 비난 성명뿐이었다. 미사일을 쏘고 나면 북한, 미국, 중국, 일본 모두 대응에 나설 것인데 그 사이에서 한국이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한국이 주도권(initiative)을 갖지 않으면 그 이후 협상과정 속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

 

 

미사일 발사 여부와 상관없이 미국과 북한이 일시적으로 협상을 진행할 수 있지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북한과 미국은 본질적인 차이로 인해 결국 다시 교착상태에 놓일 것이다.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면서 한국의 장기적인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

 


미사일 발사가 북미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시나리오

 

 

시나리오 1. 미사일 발사 후 협상이 더욱 난항을 겪을 것이다
미국이 미사일 발사를 반대하는 데에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미국적인 문화로 협상 카드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군사적 도발을 지속하면 오히려 미국과의 협상이 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시나리오 2 . 미사일 발사 후 북미 대립이 일시적으로 심화되지만 결국 협상테이블에 앉을 것이다
제1차 북핵위기에도 북한과 미국은 대립이 심화되고 위기가 고조될 때까지 고조된 상태에서 협상에 들어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에도 미국이 협상테이블에 나서지 않으면 계속 레벨을 올려서 남북 관계에서 위기를 고조시킬 것이다. 북한은 미국이 북핵 일괄 타결안(package deal)을 받을 때까지 천천히 긴장의 레벨을 올릴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1차 위기와 유사하게 일정한 위기고조와 대립시기가 있은 후에 협상을 진행하게 될 것이다.

 

 

 

시나리오 3. 미사일 발사와 북미관계정상화는 무관하다 북한이 지금 오판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가지려는 의도에서 미사일 발사, 민항기에 대한 위협 발언 등으로 한반도 긴장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북미협상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미국은 북한의 행동이 아닌 미국 정책결정자의 시각과 미국 내부 논리로 북한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대응하여 정책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내부의 논리로 정책결정을 한다. 즉, 미국은 북한의 자극에 영향을 받지 않고 결정을 내린다. 북한이 아무리 자극해도 협상을 원하지 않으면 협상테이블에 앉지 않고, 북한이 자극을 하지 않아도 협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협상을 할 것이다. 북한의 행동에 따라 미국의 근본적인 한반도 정책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것이 미국 대외정책결정의 특징이다.

 

 

현재 오바마 정부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수단을 다 사용하려고 한다. 양자, 다자, UN 안보리 제재 등 모든 채널을 다 활용하여 궁극적으로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할 것이다. 오바마 정부는 아직 대북정책에 대해 이전 정부 정책을 검토 중이지만, 최근 오바마 정부 인사들의 발언들을 살펴보면 대선 캠페인 당시 주장한 북한과의 ‘강력하고 직접적인 대화’(tough and direct talk)에서 강력함(tough)이 강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북한이 원하는 북미 간 직접(direct) 협상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