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호 교수는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이자 국방부 정책 자문위원회 위원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국문요약

 

복합 안보와 스마트 동맹: 21세기 한미동맹의 미래

 

한미동맹이 처한 21세기 안보환경은 냉전시기에 비해 훨씬 복잡다단하다. 한국은 이전에 비해 보다 많고 다양한 새로운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아직 21세기 한미동맹이 나아갈 구체적 비전이 양국정부에 의해 제시되고 있지 않은 채 한편에서는 동맹의 미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본 논문은 한미양국은 21세기의 다양하고 복잡한 안보위협과 새로운 도전에도 불구하고 동맹을 유지할 충분한 공동의 이익을 공유한다고 주장한다. 21세기 한미동맹의 비전은 한반도에 상존하는 냉전의 위협을 넘어서 한미동맹이 지역적, 지구적 차원의 안보문제를 함께 풀어나갈 것을 요구 한다. 한반도, 동아시아, 그리고 지구적 차원의 복합적 안보과제를 다루기 위한 새로운 접근으로 한미양국은 스마트 동맹을 추구해야 한다. 한미 스마트 동맹은 경성 (군사) 동맹과 연성 동맹을 복합하여 위협대상과 각 다른 차원의 공간적 사명에 따라 양국이 유연하게 전략과 역할을 구사할 것을 상정한다.

 

첫 번째, 지구적 차원의 스마트 동맹은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21세기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한미“전략동맹”의 목표를 실천하기 위한 개념이다. 21세기 지구적 차원의 가장 주요한 안보위협중 하나인 테러리즘과 싸우기 위해 미국은 세계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아프가니스탄이 가장 주요한 전장이 되고 있다. 한국 역시 테러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으며 이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최근 예멘에서 있었던 한국민에 대한 테러행위를 통해 증명되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한국의 동참이 필요한 이유이다. 그러나 한반도의 안보상황과 국내정치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의 군사적인 개입은 당장은 어려운 실정이다. 대신 한국은 이미 파견돼 있는 민간의료진을 포함한 민간 재건팀을 확대하고 아프가니스탄의 재건노력에 경제적, 기술적 지원을 확대하는 등 미국의 대테러 군사전략을 보조하는 연성동맹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한국의 비군사적 연성동맹 역할은 미국이 또 다른 지구적 문제로 지적한 빈곤과의 싸움에 대한 해외원조증액, 기후 및 환경위협에 대한 국제공조, 평화유지군 활동 지원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 한편, 최근에 부각된 해적퇴치를 위한 양국해군의 소말리아 파견은 한미동맹이 지구적 차원의 위협에 군사적으로 공동 대응하는 경성동맹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하였다.

 

두 번째, 지역적 차원의 위협으로 아시아 지역의 중국의 부상에 따른 불활실성의 증대를 대처하기 위한 노력을 들 수 있다. 이 경우 양국은 경성(군사)동맹이 아닌 연성동맹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부상하는 중국과의 건설적 우호관계 유지는 양국모두의 중요한 정책목표이다. 동시에 양국은 중국의 장기적 부상이 가져올 수 있는 불확실성을 대비할 것이 요구된다. 양국의 대응은 중국의 부상 자체에 대한 견제나 봉쇄와 같은 직접적이고 군사적인 대응보다는 중국의 부상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제위기나, 정치 사회 불안, 배타적 민족주의 등에 대비하고, 6자회담과 같은 지역안보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과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추구함과 동시에 북한 급변사태 발생 시 중국과 양국이 가질 수 있는 이견과 마찰을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동시에 동북아나 동아시아의 새로운 다자안보 협의체나 기구 마련을 위한 시도를 통해 지역안보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제 구축에 노력하는 연성전략이 요구된다.

 

세 번째로 한반도의 경우 북한의 재래식 군사위협과 대량살상무기 개발은 한미동맹이 전통적으로 추구해온 경성동맹으로 역할이 여전히 중요함을 제시한다. 현재 양국은 주한미군 재조정과 전시작전권 이양 그리고 한국의 국방개혁을 통한 한국방위의 한국화를 추진중이며 이는 발전된 한국의 위상과 미국이 처한 테러와의 전쟁을 고려할 때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단 이것이 미국의 한국방위에 대한 미국의 의지 약화나 한국의 동맹 이탈로 여겨지지 않도록 양국 정부는 긴밀한 협의를 통해 건설적인 결말을 맺어야 한다. 한편 양국은 북한의 도발을 강력한 경성 (군사)동맹으로 억제하는 동시에 핵문제와 만일의 급변사태를 최대한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에 경주하는 연성동맹 전략을 동시에 추구할 것이 요구된다.

 

위에서 제시된 21세기 한미 스마트 동맹의 성공을 위해 양국은 다음과 같은 노력을 할 것이 요구된다.

 

· 안보이해의 우선순위가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하라: 지구적 차원의 테러와의 전쟁, 중국의 부상, 북핵과 한반도 등 21세기의 복합적 안보환경과 위협에 대해 양국이 가지는 안보이해의 우선순위가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현실을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

 

· 공동의 이해를 강조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각 분야별로 분명히 공유하는 안보이해가 있으며, 한미동맹은 양국 안보이익에 여전히 가장 유효한 공동의 수단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강조해야 한다.

 

· 전작권환수를 성공적으로 매듭지어라: 일부의 우려와 기술적, 재정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 중인 주한미군재조정과 전시작전권 환수는 시대적 대세이다. 한미동맹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이 모든 작업을 성공적으로 매끄럽게 완수해야 한다.

 

· 북한에 대한 긴밀한 공조를 구축하라: 북한핵과 급변사태에 대한 한미간의 이견이 부각되어서는 안된다. 양국은 북핵의 완전한 제거와 한반도 평화, 그리고 궁극적인 통일에 관해 그 누구보다 상호 근본적인 이해를 공유한다. 북한에 대한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한의 통미봉남 노력을 무력화하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 다자안보를 위한 노력을 공동으로 시작하라: 동북아 지역의 다자안보 장치는 한미양자동맹의 기능과 목적을 보완 강화해줄 수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비록 당장은 현실적 제약이 많지만 한미양국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동북아 다자안보노력을 주도함으로써 한미동맹에 대한 주변국의 의혹을 불식하고 지역안보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복합동맹으로 거듭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