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미국 신행정부 출범과 한반도 평화통일'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샌디에고 캘리포니아 주립대 스테판 해거드 교수, 미국 외교협회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김주현 경제분과 위원장, 난징대학교 주펑 교수, 서강대학교 김재천 교수)

 

[시사뉴스피플=백지은 기자] 트럼프의 ‘오른팔’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한미 정치외교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이끄는 신행정부의 참모진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력의 방향성 확립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트럼프가 선거 유세 당시 내세운 극단적 공약들을 현실을 반영해 완화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실질적인 정책 확립을 돕는 인사 임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가 주최하고 동아시아연구원이 주관하는 ‘미국 신행정부 출범과 한반도 평화통일’ 세미나가 1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토론 패널로 참석한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선거 전 트럼프가 내세운 고강도 고립주의 공약이 실제 정책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수락연설을 들어보면 트럼프도 실패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트럼프는 미국의 역할에 대해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향성을 제시해왔지만 결국 이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시사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이어 “트럼프 캠페인에는 실질적인 정책을 논할 자문가가 별로 없기 때문에 정권 인수 작업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인사임명이 대통령으로서 그의 역할 수행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인 스테판 해거드 샌디에고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도 “힐러리 캠페인에는 아시아 전문가가 많았지만 트럼프 측에는 외교‧안보에 대해 논의할만한 참모가 없었다”며 “국무장관 등 참모진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한반도 외교 정책 방향성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거드 교수 역시 스나이더 연구원의 ‘정책 완화론’에 동의했다. 특히 당선 이후 한미동맹의 결속성을 강조하며 유세 당시 주한미군 철수 등을 비롯해 한국을 군사적으로 방임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뒤집은 것은 미국이 굳건히 지켜온 비핵 의지를 앞으로도 준수하겠다는 뜻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또 한미FTA에 대해서도 “이제껏 만들어온 성과를 모두 폐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극단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재협상은 희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국내 패널로 토론에 참여한 김재천 서강대학교 교수는 다른 시각을 전했다. 그는 “많은 국제 전문가들이 한미동맹 체재는 지금처럼 유지될 것이며 트럼프의 과격 공약은 크게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트럼프는 자신만의 아시아 정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교수는 “트럼프가 안보협력 관련 한국의 무임승차론을 강하게 주장해온 만큼 한국이 국가 안보 수호를 위해 직접 수행해야하는 역할이 커 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이제껏 매우 강인했으나 이번 대선 결과는 한미동맹이 실제로 얼마나 굳건한지 시험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스테판 해거드 교수(왼), 스콧 스나이더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