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열 동아시아硏 원장 주장 “청년층 인식은 긍정적 변화”

한국국제정치학회장인 손열 동아시아연구원(EAI) 원장이 한국의 20~30대 청년층의 대일 인식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지만 “586을 중심으로 한 세대 독점의 의식구조와 승자독식의 정치제도가 신세대와 신사고의 진입을 제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 원장은 최근 EAI가 발표한 ‘위기의 한·일관계,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이슈 브리핑 보고서에서 “한국의 기존 정치 질서가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대일 인식의 변화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손 원장은 “청년 세대의 대일 인식은 개선되고 있지만, 문제는 정부와 정치”라면서 “(한·일 간) 정부 싸움에 민간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손 원장은 “한·일관계 악화는 엄밀히 말하면 정부 간 관계의 악화”라고 규정한 뒤 “정치 지도자 간 감정의 골이 깊게 파여 사태를 악화시키고, 이에 따라 부정적 여론이 환기되며 지도자들이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EAI가 일본 싱크탱크 겐론(言論) NPO와 공동으로 지난 5~6월 19세 이상 한국인 1008명과 일본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답한 한국인 응답자는 70.8%에 달했으며, 일본인 응답률도 40.2%였다.

손 원장은 보고서에서 “한·일 양 국민은 실질적 측면에서 협력의 이익을 중시하고 있는 만큼, 양국 정부의 관계 개선 노력을 요청한다”며 “자국의 안보를 위해 한국에 미·일 동맹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한국인 58.6%가 ‘필요하다’고 답했는데, 이는 ‘필요 없다’(20.7%)고 답한 응답자보다 세 배가량으로 높다”면서 “한·일관계 회복의 관건은 정부로부터 민간으로 (향하는) 부정적 영향을 어떻게 차단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