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한국인들의 신뢰도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동아시아연구원(EAI)이 올해 5~6월 한국 국민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EAI가 일본 싱크탱크인 겐론(言論)NPO와 함께 2013년부터 실시해온 ‘한ㆍ일 국민 상호 인식 조사’의 일부다. 12일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한국인은 지난해엔 18.6%였지만 올해는 9.8%를 기록했다.

반면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한국인은 지난해 48.6%에서 올해 69.9%로 뛰었다. 올해 결과(69.9%) 중 38.6%는 “대체로 신뢰하지 않는다”라고 답했고 31.3%는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난해엔 국민의 약 절반만이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불신했으나 올해는 10명 중 약 7명이 불신하고 있다는 결과다.   
지난해엔 4ㆍ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6ㆍ12 싱가포르 북ㆍ미 정상회담→9월 18~20일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연이어 열리며 한반도 비핵화 분위기가 무르익는 듯했으나 올해 2월 하노이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교착 상태가 길어지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 대한 한국인의 기대치 역시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반도 비핵화 실현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 “단기간에 실현될 것”이라는 답변을 고른 응답자들은 2018년엔 13.7%에서 올해는 1.7%로 줄었다. “실현은 되겠지만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답변한 응답자들은 지난해 45.6%에서 29.7%로 떨어졌다.

남북관계 역시 어두운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과 북한의 관계가 개선 될 것”이라고 답한 한국인은 지난해 62.7%에서 올해는 21.6%포인트 떨어진 41.1%를 기록했다. “남북통일의 조짐이 있을 것이다”라고 답변한 응답자 비율도 지난해보다 5.9%포인트 떨어진 5.3%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