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대결 지지율 안철수 앞서

다자대결선 박 32%, 안 22%

 

박근혜와 안철수. 올해 대선을 앞두고 늘 주목받는 대결구도다. 여러 차례의 여론조사 결과 양자대결에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다자대결에선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우세를 나타냈다. 이번 조사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12월 19일 김정일 사망 소식이 지지율에 적잖은 변화를 주고 있음이 확인됐다. 한반도 정세에 대한 불안감이 박 위원장에겐 유리하게, 안 원장에겐 불리하게 작용한 것이다.

 

‘누가 다음 번 대통령이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양자대결에선 안 원장이 박 위원장을 49.6% 대 44.1%로 앞섰다. 반면 여야 후보 13명이 총출동하는 다자대결에선 박 위원장이 안 원장을 31.9% 대 22.4%로 눌렀다. 나머지 후보는 문재인(5.8%), 한명숙(2.2%), 유시민(1.9%), 손학규(1.6%), 이회창(1.6%), 정몽준(1.4%), 정동영(1.2%), 김문수(1.0%), 오세훈(0.8%), 정운찬(0.5%), 김두관(0.4%), 기타 1.3%, 모름/무응답 26% 순이었다.

 

특히 양자대결 시 지지후보를 밝히지 않은 ‘기타’는 0.6%, ‘모름/무응답’은 5.7%에 불과했다. 다자대결로 물었을 때는 ‘모른다’거나 ‘무응답’이었던 이들의 상당수가 양자대결에선 지지후보를 밝힌 것이다. 결국 대결 구도에 따라 지지의사 표명 정도는 물론이고 투표율도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그간의 조사 추이를 보면 양자대결 시 안 원장과 박 위원장 간 지지율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중앙일보-YTN-동아시아연구원(EAI)이 12월 17일 실시한 조사에선 양자대결 시 안 원장이 49.4%, 박 위원장이 39.4%를 기록했다. 그 격차가 11일 만에 10%포인트에서 5.5%포인트로 줄었다. 반면 다자대결 시엔 박 위원장과 안 원장의 지지율 격차가 커졌다. 중앙일보-YTN-EAI가 12월 17일 실시한 조사 때는 박 위원장이 29.2%, 안 원장이 23.3%를 기록했다. 11일 만에 격차가 5.9%포인트에서 9.5%포인트로 커진 것이다.

 

박 위원장의 최근 지지율이 상승한 것은 북한의 급변 사태와 비대위의 적극적인 쇄신 행보에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 실제 ‘남북 위기상황 시 능숙한 대응’을 가장 잘할 후보를 묻는 질문에서 박 위원장이 22.5%로 안 원장(7.2%)을 크게 앞섰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참신한 외부 인사 영입과 물갈이론 제기 등을 통해 변화와 쇄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지지율 상승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