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역주의' 부각… "여기서 이겨야 朴 이겨" 수도권 득표전략에 총력
◆수도권 기반을 둔 대선후보 러시
여야의 잠재 후보군을 보면 수도권 전성시대라 할 만하다. 한나라당에선 박근혜 전 대표(대구 달성)를 제외하면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 전 대표(서울 동작을), 이재오 특임장관(서울 은평을) 등이 서울과 경기에서 현직 시장·도지사 또는 지역구 의원이다. 야권에서도 손학규 민주당 대표(전 경기지사)를 비롯해 경기 고양시에서 국회의원 경력이 있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한명숙 전 총리 등의 정치적 기반이 수도권이다. 지역구가 충남인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와 전북인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도 본선에 나설 경우엔 각자의 텃밭과 수도권을 연계하는 데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선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수도권 세력의 약진이 큰 흐름이 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리서치 김춘석 부장은 "과거 수도권은 영·호남과 충청 등 유권자들의 원적지(原籍地)에 따라 지지 정당이 갈렸지만, 2007년 대선에선 원적지 의식이 약화되면서 수도권에 기반을 둔 후보에게 '몰표'를 주는 '수도권 지역주의' 성향이 나타났다"고 했다. 역대 대선에서도 수도권은 반드시 이겨야만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승부처'였다.
◆내년에도 '수도권 후보'가 성공?
본격적으로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 한나라당에선 수도권 후보들과 영남을 기반으로 한 박근혜 전 대표와의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전 대표가 강세를 보이는 영남권과 충청권의 유권자 비율(36%)에 비해 수도권의 비율(49%)이 훨씬 높다. 그래서 수도권에 의원 수가 많은 친이계는 불가능한 도전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수도권에서도 선두를 유지하고 있어 여전히 강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김 교수는 "한나라당 경선에서 비박(非朴) 진영의 후보가 승리할 경우엔 내년 대선은 여야 간 수도권 세력이 대결하는 수도권 대전(大戰)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경우엔 후보 간 '수도권 대표성' 경쟁이 예측된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 대통령의 시장 시절 청계천 사업과 버스교통체계 혁신 등 '수도권을 위한 성과'가 수도권 대표성의 배경이었지만, 현재 여야 잠재후보들은 '단체장이나 의원 등으로 수도권과 맺은 인연' 이외에 내세울 게 많지 않다. 메트릭스의 조일상 사장은 "수도권 유권자들이 최근엔 실리적 지역주의 성향도 강하게 보이기 때문에 수도권의 이익을 대변하는 후보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