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압박 동참' 설득 모색
동아시아硏.신미국안보센터 공동주최 세미나 동아시아연구원이 1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신미국안보센터와 공동 주최한 제4회 한미동맹 콘퍼런스에서는 한.미 양국의 새로운 안보 과제와 한미동맹의 미래에 대한 제언이 쏟아졌다. '한미동맹: 미래를 향한 대응계획'이라는 주제로 평택시 후원 아래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 한.미 양국 전문가들은 특히 북한 급변사태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기 위한 압박에 중국이 동참하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음은 주요 발제자들의 발표 내용 요지.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 북한을 압박해 긴장을 완화하는 노력에 중국이 동참하지 않는 이유는 자국의 대북압박이 북한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와 도발 중단을 강요할 모든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다만, 중국은 북한의 유일한 후원국인 자국이 압박을 가하기 시작하면 북한이 붕괴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즉, 낮은 수준의 압박이라도 북한의 체제 붕괴를 비롯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압박을 전혀 가할 수 없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는 중국이 책임감 있는 이해관계자로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은 이런 역할을 할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게 드러났다. 이에 따라 현재 국제사회에는 중국에 대한 실망감이 팽배해 있다. 이 같은 대중 인식의 변화는 미국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한국도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 3월 이후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도발을 거치면서 보수층뿐만 아니라 진보층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 근본적으로 한국과 중국 간 이해관계에 충돌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중국은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자국의 이익에 들어맞는다고 인식할 때 실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최강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북한의 위협은 굉장히 다변화했고 복잡해졌다.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사건은 북한이 군사력을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고 우리는 그러한 도전에 매우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낸 사건이다. 북한의 경제력이 감소하더라도 현 수준의 군사력은 유지될 것이다. 다양한 가능성 하나하나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한.미 양국은 북한 재래식 군사력의 위협, 대량살상무기 능력의 지속적 증가 위협, 2008년 후반 이후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상과 권력승계, 체제 불안전성이라는 위협, 북한의 인간안보에 대한 위협 등 네 가지 위협에 직면해 있다. 특히 북한에 복합적으로 존재하는 기아와 건강, 환경 등의 인간안보 문제는 새로운 공동체를 건설할 때 굉장히 중요한 도전이 될 것이다. 북한 정권은 비교적 오래 지속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상황을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 ▲패트릭 크로닌 신미국안보센터 선임고문 = 북한 정권을 유지해 준 중국의 지원 형태가 달라질 수도 있다. 중국이 국가이익을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중요하다. 물론 북한 붕괴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타당하지만 한미동맹은 우발적인 북한 붕괴를 가정하고 군사적.비군사적 측면을 모두 고려한 포괄적인 접근을 해야할 것이다. 한국은 열린 경제 체제와 보유하고 있는 부로 인해 상대적으로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지역사회가 함께 대비해 나가야 한다. 특히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하는 데 있어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중국 요인 탓에 약해지고 있다. 동맹국의 역할이 여기서 특히 중요하다. 북한 붕괴시 병참 지원 등 일본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미리 협의할 필요가 있다. 안정화와 통일에 대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통일 이후 내부 분쟁과 같은 우발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즉, 포괄적인 접근법을 도입해 다양한 북한 붕괴 시나리오를 마련해야 한다. ▲신범철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했을 때 중국이 남북통일을 지지하기보다는 친중국 성향의 정부 수립을 지지할 수 있다. 미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은 미국에 적대적인 북한을 지지함으로써 동북아에서 전략적 균형을 도모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이런 중국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한.미간 급변사태 대비 논의 과정에 중국을 참여시켜 설득해야 한다. 북한에서 쿠데타나 내란이 발생할 경우 중국은 친중국 성향의 세력을 지지할 것이다. 급변사태 발생시 중국은 미국에 앞서 대량살상무기(WMD)를 확보하고 미국의 개입에 반대할 수 있다. 이러한 중국을 설득하는 수단으로는 국제법과 민주주의, 인권, 국제사회와 공조 등의 방안이 있다. 현재 상황에서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상당히 작다.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언젠가는 죽을 것이기에 결국에는 이런 급변사태 발생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