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국제사회 중국에 대한 실망감 팽배”
중국이 북한의 붕괴를 우려해 한반도 긴장 고조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1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연구원 주최한 제4회 한미동맹 콘퍼런스에서 ‘중국의 부상’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북한을 압박해 긴장을 완화하는 노력에 중국이 동참하지 않는 이유는 자국의 대북압박이 북한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차 교수는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와 도발 중단을 강요할 모든 수단을 가지고 있다”며 “북한의 유일한 후원국인 중국이 압박을 가하기 시작하면 북한이 붕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낮은 수준의 압박이 북한 체제 붕괴를 비롯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모르기에 압박을 전혀 가할 수 없는 것”이라며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는 중국이 책임감 있는 이해관계자로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지만 중국은 이런 역할을 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현재 국제사회에 중국에 대한 실망감이 팽배해 있다”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과 포용정책으로 시작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포용뿐만 아니라 경쟁을 하고 불만과 요구사항을 말하는 정상적인 관계를 정립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이후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도발을 거치면서 보수층뿐만 아니라 진보층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한국과 중국간 이해관계에서 충돌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콘퍼런스에 참석한 미국의 안보전문가들은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침묵하는 중국이 수치심을 느낄 수 있도록 러시아가 나서 중국의 대북압박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의 호전적인 행위가 중국의 장기적 국가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달라진 북한의 대남 위협에 대해 외교안보연구원의 최강 교수는 “북한의 위협이 굉장히 다변화했고 복잡해졌으며 북한의 경제력이 감소하더라도 현 수준의 군사력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어떠한 경우라도 북한의 군사력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다양한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해 한국의 비군사적 대응계획의 중요성과 관련해 신범철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실적으로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이런 중국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미간 급변사태 대비 논의 과정에 중국을 참여시켜 설득해야 한다”며 “북한에서 쿠데타나 내란이 발생할 경우 중국은 친중국 성향의 세력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