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新안보정국 박근혜 따라잡기 04]
2012년 대선 유력 후보 ‘박근혜 현상’ 분석
견고한 정치 신뢰 자산, 지지층 유지와 확장 딜레마 ▶ 정한울 EAI 여론분석센터 부소장 박근혜 전 대표는 늘 정국의 핵심에 서 있었다. 박 전 대표에게 집중된 사회적 관심과 그가 정국에 미친 영향력을 보면 이미 대통령급이다. 이명박 정부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는 예비 대권주자 중 필적할 대상 없이 독주하고 있다. 차기 대통령은 박근혜 아니냐는 암묵적 대세론도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박근혜 현상은 거품으로 끝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거품론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론에 근거를 둔다. 2012년 차기 당내 경선과 본선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려면 자력에 의해 형성해온 리더십과 정치력이 필요한데, 박 전 대표는 그렇지 못하다는 주장이다. 최악의 경우, 선거 국면에 다가갈수록 박 전 대표 지지율이 답보하고, 야권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군이 등장하거나 후보단일화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 국민여론은 어떨까. 최근 박 전 대표에 관한 수많은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차기 예비주자로서 20~30%의 지지율을 얻고 있으며, 특히 영남 및 보수층, 저소득 서민층을 핵심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다. 그는 어떻게 안정적 지지율을 갖는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영남과 보수층이 선호하는 반면, 중도층이나 고학력층의 지지는 왜 확대되지 않는 걸까. 지금부터 박 전 대표의 정치행보에 초점을 맞춘 서베이 데이터분석을 통해 박근혜 현상이 나타난 정치·역사적 근원을 살펴보고자 한다. 박근혜 현상의 형성과정은 크게 2000년 한나라당 부총재 경선에 뛰어들어 당선된 이후 당내 비주류로서 주류와 대립하다 2002년 대선에서 탈당을 통해 ‘제3의 후보’ 가능성을 모색하던 시기, 2004~2007년 탄핵 이후 당대표로서 한국의 대표 보수정치인으로 변신한 시기, 2008년~현재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예비대선주자로 독주체제를 형성한 시기로 나뉜다. 거의 고정 지지층 형성은 2004년 탄핵열풍으로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 당대표로서 능력을 보여준 결과로 보인다. 당 개혁을 이끌며 탄핵 직후 4·15총선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끌어내고 불과 석 달 만에 역전된 여야 지지율을 재역전시키는 리더십을 발휘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러나 탄핵 이후 구여권이 추진한 국가보안법, 과거사 청산 등 4대 법안 개폐에 상생 대신 사수를 내걸고 전면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보수 지도자로서의 이미지가 공고화됐다. 그 결과 본인의 대중적 인기와 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했다. 하지만 이때 형성된 정치적 기반으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 도전했고, 이명박 후보와 접전을 펼칠 수 있었다. 비록 대선 후보 자격은 넘겨줬지만 정치적 신뢰라는 자산을 쌓을 수 있었다. 이런 강점에도 박 전 대표는 2012년 대선까지 넘어야 할 딜레마에 봉착했다. 첫째, 세종시 이후 대통령과 해빙 무드에 접어들었지만 다시 냉각될 개연성이 존재하며, 그 경우 지지층 이탈 가능성과 함께 현 대통령 지지층 흡수를 통한 외연의 확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강한 보수적 이미지와 차기 대선에서 부상하는 진보 친화적 어젠다 사이의 간극으로 인해 이념적 포지션 이동이 불가피하지만, 기존 지지층 유지와 지지층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가 간단치 않다. 셋째, 높은 도덕성에 대한 신뢰에도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한 여론의 불신이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종합하면 박 전 대표의 앞날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우선 2012년 대선은 이전 선거와 공수가 바뀌어 실시하는 선거다. 2007년 정권심판론으로 공격에 섰던 한나라당과 현 여권이 방어주자로 나서야 하는 선거다. 상당한 지지기반을 갖춘 야당 후보군이 형성되고 있으며, 야당이 대안세력으로서 신뢰 회복에 성공하면 박 전 대표가 다른 후보들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박 전 후보 지지율 정체에 대한 우려가 크기에, 상대 후보의 작은 상승세에도 쉽게 회의론에 휘말릴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박 전 대표는 다른 정치인에게 없는 자산이 있다. 바로 정치적 신뢰다. 지지율은 단기간에 변동이 가능하지만, 정치 신뢰는 견고하고 쉽게 와해되지 않는다. 2012년 대선에서 박 전 대표가 정치적 신뢰를 기반으로 어떤 드라마를 쓸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켜주고 싶은 대통령의 딸 박정희 그림자 여전 ▶ 김헌태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겸임교수
힘을 불러모으는 매력 대선게임 부동의 상수 ▶ 이철희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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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는 한반도 정세 3단계 통일론 작동 가능할까? ▶ 김종욱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