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인터넷 상에서 네티즌들을 즐겁게 만드는 노리개 감이 되고 있다.

 

실제 보온병 폭탄 파문과 관련해 네티즌들의 기발한 패러디가 끝없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2일에는 안 대표가 연평도 전사자 영결식 때 경례법을 몰라 묵념을 해야 하는 데 황당하게도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해서 또 네티즌들의 입방에 오르내리고 있다.

 

실제 이날 트위터에는 안 대표가 지난달 27일 거행된 연평도 전사자들의 영결식에서 묵념을 하지 않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올해 연예 대상은 이분이 독식할 듯합니다”라는 비아냥거림은 물론 “KBS 개그맨 공채시험 노리나요?”라는 노골적인 조소의 글이 잇따랐다.

 

또 ‘보온병 포탄’과 관련, 트위터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날 김춘수의 시를 이용한 풍자시가 등장해 큰 호응을 얻었는가하면,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신설된 병과라며 ‘보온병 제1기 모집’ 광고가 등장하기도 했다.

 

사실 ‘보온병 포탄’의 경우, 안 대표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냥 일회성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경례의 잘못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것이 네티즌들의 조롱거리가 된 것은 그 당사자가 바로 ‘행방불명을 이유로 그가 군면제를 받은 안상수 대표이기 때문일 것이다.

 

야당도 조롱에 가세했다.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연평도를 현장 방문한 안 대표가 그을린 보온병을 포탄 탄피로 착각하는 어이없는 모습이 TV 화면을 통해 보도된 데 대한해 “보온병인지도 포탄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햇볕정책을 평가할 수 있고, 대한민국 안보를 말할 수 있는가”라고 쏘아붙였다.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여당의 대표조차 보온병과 포탄을 구별 못하는데 이 정권이 어떻게 안보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느냐”며 “병역면제 정권의 부실한 국가안보에 대해 국민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불안에 떨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영 대변인은 “안 대표께서 언론 때문에 이번 사건이 일어났다고 했다는데 연평도 사태는 햇볕정책 때문이라고 탓하고 무슨 일만 있으면 민주당 탓을 하고, 이제는 언론 탓까지 하는 집권 여당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변웅전 최고위원도 “아무리 군 미필자 모임인 현 정부와 여당이라고 해도 보온병을 들고 이것이 포탄이라고 하면 보온밥통은 핵무기에 속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거들었다.

 

안상수 대표로 인해 여권 핵심부의 군면제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실제 지난 23일 연평도 피폭 이후 누리꾼들 사이에선 "군대도 안 갔다 온 사람들이 지하 벙커에서 회의를 한다"며 비난이 일기도 했다.

 

오죽하면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병역을 이행하지 않은 안보관계 장관이나 참모를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는지 이해가 간다.

 

앞서 홍 의원은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병역의무 이행 여부가 대북 정보능력의 척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안보관계 참모들의 병역면제를 조롱하고 불신하는 네티즌들이 많다. 국민적 안보불신은 바로 이런 점에서 출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기회에 안보관계 장관회의에 참여하는 장관이나 참모만이라도 병역 면제자는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교안보장관회의 참석 멤버는 외교통상·국방·통일부 장관과 국정원장,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주요 참석 멤버인데,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975년 신검 땐 정상 판정을 받았다가 2년 뒤 재검에서 턱관절 장애로 보충역 판정을 받았고,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1973년 행정고시 합격 후 실시한 신체검사에서 보충역 판정을 받았지만 1976년 `하악(아래턱) 관절염`으로 면제 판정을 받았다. 또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1978년 현역으로 입대했으나 중간에 조기 전역했다.

 

이런 정부에 대해 국민들이 불안을 느끼는 것은 당연지사.

 

지난 27일 동아시아연구원(EAI)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북한 연평도 도발과 관련, 우리 정부의 대응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은 72%에 달했다. 반면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은 24.7%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동서리서치 김미현 소장은 “안보 불안감이 지금 최고조에 있는 것”이라며 “정부대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국민들의 안보불안감을 증폭시킨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그는 “당장 2012년 총선에서는 후보자들의 군필여부와 안보관이 유권자들의 주요선택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앞으로 군 면제자들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는 어려울 것이란 말이다.

 

그나저나 지금 금배지들 가운데 ‘부들부들’ 떨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그래도 군대 안 갈 때는 좋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