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연구원(EAI)은 2012년, 2017년에 이어 세 번째로 신정부의 외교정책 제언을 마련하였다. 2022년 신정부는 미중 전략경쟁의 높은 파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압력, 갈등하는 한일관계, 코로나 이후 국제질서 재건축 경쟁 등 대외적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9인의 집필진은 이러한 대외적 난관을 21세기 신문명 표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공생(共生)외교’로 돌파하라고 차기 정부에 주문하고 있다. 이 책은 비현실적인 담론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이 향후 4년 취해야 할 현실적인 정책에 주목한다.

 

“신정부의 차기 5년, 어떻게 볼 것인가?”

2022년 출범하는 신정부의 5년은 과거 어느 때보다 지구, 아시아 태평양 지역, 한반도에서 격변의 어려움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지구 차원에서는 코로나 이후 질서 개편이 새롭게 진행될 것이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전략 경쟁이 전개될 것이다. 한일 관계는 쉽사리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어려움을 계속 겪을 것이며, 남북한은 북한의 완전 비핵화와 완전 생존번영권 보장을 동시에 풀어야 하는 난제의 해답을 찾아 방황할 것이다.

 

“공생의 선도 외교”

중견 선진국으로서 한국은 공생의 선도 외교를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건과 기후, 식량 개발 등 다양한 이슈 영역을 거시적 틀 안에서 연계하고 통합적으로 대응하는 제도적 조건을 갖추어야 하며, 주요국과의 양자, 지역 및 지구 협력 등 다층 수준의 상호 작용을 복합화하는 신외교 체제를 정비하여 ‘공생 복합 네트워크’를 확산, 강화해 가야 한다.

 

이 책은 대미, 대중, 대북, 대일, 인도태평양, 인권과 가치외교, 무역 및 기술 외교, 글로벌 협력외교를 포함하는 8대 전략과 총 24개 정책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챕터 별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장(하영선)은2022년 출범하는 신정부는 과거 정부들의 구 외교를 넘어선 ‘공생(共生) 외교’를 재건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생 외교는 대(對)미중 외교의 복합화, 북한 비핵화와 북한 문제의 21세기적 해결, 한일 외교의 신구상, 코로나 이후 질서의 새로운 문명 표준으로서 강조될 공생의 과제를 이끌어 갈 선도 외교라는 4대 숙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제2장(전재성)은 향후 한미관계 설계 시 바이든 정부가 추구하는 외교 대전략이 장기적인 역사적 흐름 속에서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 지속가능한지, 한국이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요인이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차기 정부는 한국이 추구하는 가치에 맞는 지역과 지구 차원의 거버넌스에 대한 명확한 입장, 미중 전략경쟁에서 가치와 별도로 국익에 대한 계산 하에 세련되고 미래지향적인 입장 표명, 그리고 실리적 관점에서의 한미 기술협력의 구체적인 방안 추구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미 간 협력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를 위해서 미국 조 바이든 정부와 보다 넓은 분야에서 동맹관계를 맺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3장(이동률)은 한중 양국관계의 성격을 변화시키고 있는 ‘3대 괴리(乖離)', 즉, 한중간 국력 격차 증가, 양국 체제와 가치의 괴리, 그리고 양국 정부와 정책 주기의 괴리에 대해 살펴보며 이러한 문제의 해결과 한중관계 재설계를 위한 4대 과제를 제시한다. 양자 차원에서는 경제협력의 새로운 동력을 창출하고, 양국 국민 간 부정 정서 악화를 관리해야 하는 과제가 있으며, 다자 차원에서는 미중 경쟁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한 양국 간 갈등 확대를 관리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제4장(김병연, 하영선)은 북한 비핵화와 21세기 생존 번영을 위한 대북정책의 신구상을 제언한다. 차기 정부 임기 내 북한 비핵화의 성공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은 매우 크며, 북한과 한반도의 변동성은 나날이 고조될 것이다. 이 챕터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 신정부가 추진해야 할 북핵 및 대북 정책으로 대북 4대 복합 전략 (제재, 억제, 관여, 자구)를 복합적으로 추진하는 북한 비핵화 신구상과, 북한의 생존 번영 신구상, 그리고 신대북정책을 위한 제도적 개선을 제언한다.

 

제5장(손열)은 악화된 한일관계가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 속 신정부가 추구해야 할 대일정책에 대해 살펴본다. 신정부는 한일관계의 재건축을 위해 2030-50년을 내다보아야 할 것이며, 한일관계를 재건축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전략적 가치를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 아울러, 양국은 지역적-지구적 차원에서 공통 과제를 해결해 가는 자세를 택해야 하며, 심화하는 미중 경쟁 속에서 균형감을 잃지 않아야 한다.

 

제6장(박재적)은 인도ㆍ태평양 지역 전략환경을 전망하고, 이에 따른 정책을 제언하기 위해 오바마 행정부, 트럼프 행정부를 거쳐 바이든 행정부가 계승, 발전시킨 미국의 인태 정책을 설명함과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정책적 대응을 먼저 살펴본다. 더불어, 미중의 지정학적 경합이 고조되는 속에서 신정부는 미중 양국 사이에서의 위치 선정이 아닌 중국과 미국이 주도하는 안보네트워크 사이에서 한국의 적절한 위치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제7장(김헌준)은 가치와 규범 제정에 있어 한국의 역할을 살펴본다. 신정부는 민주주의, 인권, 법치, 시장 경제 등 우리의 국내 가치와 규범을 기초로 한국 외교가 큰 틀에서 추진할 보편적이고 국제적인 규범과 원칙을 설정하고 이를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한국은 “민주주의 정상회의” 혹은 “민주주의 10개국(D10)”에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우리의 역할을 주도적으로 설정하고 영향력을 증진할 필요가 있으며 미국 주도의 국제규범, 국제법 제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제8장(이승주)은 미중 전략 경쟁으로 인해 공급 사슬 재편이 이루어지고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무역질서의 불확실성에 대한 한국의 다차원적 대응에 대해 제언한다. 한국 차기 정부는 양자, 지역, 그리고 다자 차원의 국제 협력 강화 및 국내 제도적 차원에서 경제와 안보 영역의 연계를 위한 체계적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제9장(김태균)은 심화하는 미중의 전략경쟁과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신흥안보이슈의 등장 속 한국의 신협력 외교방안을 마련한다. 코로나19 문제가 단순한 보건 위기를 넘어 식량, 기후환경 등 보다 넓은 범위에서의 위기를 야기하며 신흥안보이슈로 확장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글로벌 거버넌스는 미중 양국간 전략 경쟁의 산물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후 글로벌 질서와 대응은 ‘민주주의 대 전체주의’가 될 것이다. 신정부는 한국의 협력외교 위치를 재설정해야 하며, 다양한 이슈영역을 서로 연계하는 통합적 외교 전략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목차

책을 시작하며

1장 신정부의 공생 외교 재건축 ■ 하영선

2장 대미정책: 포괄적 한미동맹을 위한 신정부의 과제 ■ 전재성

3장 대중정책: 미래지향의 실용외교를 통한 한중관계 재건축 ■ 이동률

4장 대북정책: 북한 비핵화와 21세기 생존 번영을 위한 신구상 ■ 김병연, 하영선

5장 대일정책: 백년대계의 장기적 안목으로 한일관계 재건축 ■ 손열

6장 인도ㆍ태평양 지역 정책 ■ 박재적

7장 가치와 규범 외교: 인권과 민주주의를 둘러싼 미중 격돌 속 한국 외교 ■ 김헌준

8장 21세기 세계 무역 질서의 변화에 대비한 다차원적 대응 ■ 이승주

9장 글로벌 팬데믹과 신협력외교 ■ 김태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