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SUNDAY · EAI · 한국리서치 정기 여론조사

 

세종시 문제는 한나라당 내 친이 대 친박, 여와 야, 충청권과 비충청권, 심지어 진보 대 보수의 갈등과 중첩되면서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대통령이 과거의 입장에서 선회한 것에 대해 사과까지 하면서 대국민 설득에 나선 상황이지만 앞으로 여론의 향방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정부와 여당은 수정론 우세 여론을 앞세우며 수정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야당과 반대진영 역시 정부의 일방적 독주에 대한 반대여론을 근거로 장외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중앙SUNDAY는 동아시아연구원(EAI)·한국리서치와 공동으로 세종시 문제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국민과의 대화가 끝난 다음 날인 11월 28일에 이뤄졌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세종시 문제에 대한 국민 여론의 가장 큰 특징은 세종시 수정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높지만 정부의 추진 방식에 대한 강한 불신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점이다.

 

 

 

세종시 추진 방안에 대한 질문 결과 응답자의 31.4%가 ‘원안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교육과학기업도시로 수정해야 한다’는 응답이 50.4%였다. 그러나 모르거나 답을 하지 않은 유보적인 태도도 18.2%에 달했다.

 

세종시 추진 방안과 내용이 아닌 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에 대한 입장과 대응에 대해 종합적인 평가를 물어본 결과 ‘공감한다’는 응답은 39.8%,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2.5%로 나타났다. 세종시 추진 방안에 대해선 대통령과 정부가 내세운 수정안에 대한 지지가 과반수에 달하면서도 대통령의 입장과 대응에 대한 평가에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다수인 셈이다. 이는 세종시 수정안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해 가는 방식에 대해선 불신과 우려가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는 ‘실제 정부의 세종시 추진 방식은 어떤가’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 결과 ‘매우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7.9%, ‘대체로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34.3%로 긍정적인 답변이 34.3%에 불과했다. 또 ‘별로 잘 못한다’는 응답이 36.7%, ‘매우 잘못한다’는 22.1%로 부정적인 응답이 58.8%였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6.9%였다.

 

지역별로 보면 충청권에서 ‘원안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41.7%로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 37.3%보다 근소하게 앞섰다. 하지만 호남에서만 수정안과 원안 사이 여론격차가 8.7%포인트 차로 한 자릿수 차이일 뿐 나머지 지역에서는 수정안에 대한 지지가 원안 유지안보다 두 자릿수 이상 높았다.

 

수정안에 대한 지지는 경기·인천 56.8%, 서울 50.6%, 부산·경남 50.1%, 광주·전라 48.1%, 대구·경북 46.7%로 나타났다. 원안 지지는 경기·인천 지역에서 24.8%, 대구·경북지역 33.6%, 부산·경남지역에서 29.3%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12.5%~24.0%가량 나와 전 지역에 응답 유보층이 적지 않게 분포돼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세종시 추진 방식에 대해서는 전 지역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호남권에서 추진 방식에 대한 긍정적 평가 16.4%, 부정평가 78.1%였고, 부산·경남지역에서 긍정평가가 32.8%, 부정적인 평가가 61.7%로 높았다. 수정안 찬성 여론이 높은 서울과 경인지역에서도 세종시 추진방식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37.9%, 36.7%에 그친 반면 부정적인 평가가 각각 58.6%, 55.3%에 달했다. 충청권에서는 정부의 추진방식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28.0%로 나타났고, 부정적인 평가는 56.7%에 달했다.

 

이번 조사에서 지난 11월 영산강 사업 기공식을 시작으로 본격화된 4대 강 사업에 대한 여론도 물었다. 조사 결과 ‘매우 잘하고 있다’ 12.1%, ‘대체로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23.6%로 긍정적인 응답은 35.7%에 불과했다. ‘별로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28.7%, ‘전혀 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29.8%로 부정적인 답변은 58.6%에 달했다. 지난 9월 정기조사 결과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려는 4대 강 사업에 대해 ‘매우 찬성한다’ 11.0%, ‘찬성하는 편이다’ 30.6%로 41.6%가 긍정적인 응답을 했고 ‘반대하는 편이다’ 28.3%, ‘매우 반대하다’ 26.4%로 부정적인 응답이 54.7%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