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운송·통신 등 실질 협력 확대 남·북·러 3각네트워크 강화해 나가야
첫째, 러시아가 힘을 쏟고 있는 실질협력 분야에서의 관계를 강화해감으로써 우리에게 유리한 지역 협력의 모멘텀을 발굴해야 한다. 북·러 경제협력이 북한의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러시아의 역할을 유도해야 한다. 러시아 극동 및 북한 동북지역 개발에 대한 북, 중, 러 협력에 대해서도 한국은 전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남·북·러 삼각협력구도를 강화하거나 좀 더 폭넓은 국가들의 참여를 통한 북한의 개방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에너지, 전력, 운송, 통신 등의 물적 네트워크 구축이 중기적으로는 북한을 지역협력구도 안으로 포용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중, 일과의 실질협력으로 연결되도록 복안을 준비해야 한다.
둘째, 동아시아의 복잡한 각축장에서 한국 입장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지하는 러시아의 정책을 유도하는 것이다. 기능주의적 접근을 넘어 동아시아 세력균형의 관점에서 정교한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 한국에 비교적 우리와 유사한 전략적 입장을 가진 러시아는 긍정적 자산이 될 것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기적으로 동아시아의 세력균형화와 장기적으로 역내 다자안보체제 구축을 위한 복잡한 각축 가운데서 한국정부는 러시아와의 협력을 수행할 다양한 행동채널을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동아시아를 넘어 중앙아시아 및 유라시아 대륙에서 한국의 활동영역을 확장해가는 데서도 러시아와의 협력은 필요하다. 문제는 러시아라는 가능성의 자산을 활용할 한국정부의 외교적 능력이 준비되어 있는가이다. 동아시아에서 일정 지분의 주주 입지를 강화해가려는 러시아는 그저 떡고물이나 챙겨줄 관리대상으로 머물려 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한·러 양국의 이해를 지역질서의 관점에서 조합하여 양국이 달성할 수 있는 전략적 협력의 현실적 그림이 합의되어야 한다. 한국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복잡한 그물은 러시아와도 짜야만 한다. 신범식 인천대학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