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확실한" 2위일 경우 대선 이후 당내 계파 경쟁과 총선에서 주도권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이회창 무소속 후보에게 뒤지거나 범개혁 세력으로 간주되는 문국현 후보와의 득표율 격차가 미미하면 정 후보 본인은 물론 통합신당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총선을 겨냥한 정계 개편의 소용돌이가 또다시 일어날지도 모른다. 만약 이회창 후보가 2위일 경우 대선 이후로 예정된 신당 창당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지지율 하락 추세로 이런 예상이 위협받고 있다. 현재 판세로는 정 후보가 이 후보보다 우세하다. 지지율에서 정 후보가 16.7%로 이 후보(11.7%)를 앞선다. 4차 조사 때 정 후보 15.1%, 이 후보 14.5%로 박빙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지지율이 벌어진 가장 큰 이유는 이 후보 지지층이 이탈했기 때문이다. 4차 조사 때 지지한 사람이 5차 때도 지지한 비율이 이명박 후보 90.4%, 정 후보 82.6%인데 반해, 이 후보는 62.3%에 그쳤다. 37.7%가 이탈했다. 지지 철회자 중 57%가 이명박 후보 지지로 돌아섰고, 26%는 지지 후보가 없는 부동층이 됐다. 결국 검찰의 BBK 수사 발표가 이 후보 지지층의 이탈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정 후보는 이전 조사에 비해 지지율이 1.6%포인트 상승했다. 4차 조사 때 지지자 333명의 17.4%인 58명이 지지를 철회했지만 95명이 신규로 유입돼 지지율 상승 효과가 나타났다. 문국현.권영길.이인제 세 후보 지지층에서 각각 8.6%, 15.1%, 11.0%를 흡수했다. 대선에 가까워지며 범여권 단일화가 무산되더라도 반한나라 성향의 유권자들이 사표 방지를 위해 정 후보에게 결집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내영 고려대학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