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5·31 지방선거 후폭풍 1
정부여당 못해서 88%, 한나라당 잘해서 7%
한나라당과 민주당 투표자의 경우 "노 대통령과 정부가 못해서" 열린우리당이 패배했다는 응답은 각각 62%, 68%였다. 열린우리당 투표자는 48%가 노 정부, 39%는 열린우리당 잘못 때문이라고 답했다. 정부.여당의 무능과 독선적 국정운영을 심판하기 위한 선거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노무현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선 정책기조와 내용보다 능력 부족과 추진방식을 문제삼고 있다. "국정운영 능력" 35%, "정책 추진방식" 27%, "정책 추진의지" 17% 순이었는데 비해 "정책기조와 내용"이 문제라는 지적은 4%에 불과했다.
한편 한나라당의 지방권력 독점에 대해선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염려스럽다"가 71%에 달한 반면 "지역을 위해 잘된 일이다"는 응답은 27%에 그쳤다.
이내영 고려대학교 교수
지방선거 전후 한 달 사이 43% " 대선 지지후보 바꿔"
한나라당 후보 중 이명박 서울시장 지지자는 박근혜 대표 쪽으로 움직였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 지지자는 대부분 고건 전 총리를 선택했다. "빅3" 구도가 강화된 것이다. 이는 중앙일보-SBS-동아시아연구원(EAI)-한국리서치가 공동 기획한 전국 유권자 대상 두 차례의 패널여론조사에 따른 것이다.
지방선거를 치른 한 달 사이에 지지하던 대선후보를 변경했다는 응답은 43%에 달했다.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정동영 전 의장의 지지자는 무려 76%(55명)가 변경했다고 답했는데, 이들 중 절반가량(25명)이 고건 전 총리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탈자 중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자 14명을 제외하면 정 전 의장 지지자 대부분이 고 전 총리 쪽으로 이동한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이득을 본 후보는 박 대표였다.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고 테러까지 당하면서 당내 최대 라이벌인 이 시장과의 역학관계에서 세를 취했다.
이 시장 지지에서 이탈한 74명 중 39명이 박 대표 지지로 돌아선 데 비해, 박 대표에서 이 시장으로 지지를 변경했다는 사람은 19명에 그쳤다. 지지 후보를 박 대표로 바꾼 사람 중 31%는 박 대표 피습사건이 후보 지지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이 시장으로 지지를 바꿨다는 사람들 중 박 대표 피습사건에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의 2배에 해당된다.
고 전 총리는 정 전 의장 지지자의 다수를 확보했지만 전체 지지율 변화에서는 별로 득을 보지 못했다. 지지층 일부가 박 대표와 이 시장 쪽으로 이동했고, 지지 유보로 옮겨간 사람도 있었기 때문이다. 고 전 총리가 여전히 변화의 중심에 서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두 후보와의 경쟁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확인됐다.
박 대표와 이 시장 지지 변화는 주로 보수층과 한나라당 지지자 사이에서 일어난 데 비해, 고 전 총리는 진보층과 열린우리당 지지자를 포함한 전 계층과 정당에 걸쳐 지지도가 움직였다.
결국 앞으로의 대선구도와 지지도 추이는 정당 내, 정당 간 경쟁(Intraparty & Interparty Competition)에 따라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현우 서강대학교 교수
◆ 조사 어떻게=5월 11일 1차에 이어 6월 5일 실시된 2차 전국 패널조사에선 지방선거가 대선 후보 지지도와 대선구도에 끼친 영향력을 집중 분석했다. 컴퓨터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는 전국의 만 19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했다. 최대 허용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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