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브리핑 21호] "여성의 권리에 대한 인식 국제비교"
주제1. 16개국 양성평등 인식비교: 급격하게 중요해지는 젠더 아젠다, 개선정도는 거북이 걸음마
□ 양성평등 중요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 높아 □ 중요성 인식 강도에서는 국가간 차이가 두드러져 : ㆍ한국은 공감대에 비해 심각하게 인식하는 강도는 약해
여성과 남성 사이의 평등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양성평등인식의 공감대가 세계적으로 널리 확산되고 있다. 국제여론조사 기관인 월드퍼블릭오피니언(WPO)이 주관하고 동아시아연구원(원장: 이숙종 성균관대 교수)이 참여한 16개국 국제인권의식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결과이다. 양성평등의 중요성에 대해 물어본 결과 “매우 중요하다”, “약간 중요하다” 등 긍정적으로 응답한 응답의 합이 16개국 평균 86%에 달했고 “별로 중요하지 않다”, “전혀 중요하지 않다”와 “기타” 응답을 합한 결과는 14%에 불과했다.
폭넓은 공감대에 비해 양성평등의 중요성에 대해 느끼는 강도는 국가별로 차이가 크다.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응답한 사람들만 보더라도 영국(89%) ․ 미국(77%) ․ 프랑스(75%) 등의 서구 선진국들에서는 매우 높게 나타났다. 한국 국민들의 경우 매우 중요한 문제라는 응답과 약간 중요한 문제라는 응답을 합하면 86%에 달했지만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만 보면 절반수준인 43%에 불과하다. 한국은 이집트(31%), 러시아(35%) 와 함께 양성평등의 중요성을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강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로 분류된다. 이 같은 수치는 같은 아시아 국가인 중국(76%)이나 인도네시아(71%)에 비해서도 크게 못 미치는 결과이다. 즉 한국인의 경우 양성평등 문제에 대한 인식의 공감대는 넓다고 할 수 있지만 정작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지는 않고 있는 것이다.[그림1]
□ 남녀 차별 시정은 정부의 책임 : 세계 평균 80%, 한국 87% 조사국 중 5번째
한편 세계인은 양성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16개국 국가평균 80%가 남녀 차별을 막기 위해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한국 역시 응답자의 87%가 정부개입에 찬성을 했다. 멕시코, 인도네시아, 영국, 프랑스 다음으로 여성 불평등 문제를 시정하기 위한 정부 개입에 찬성하는 비율이 조사대상 16개국 중 5번째로 높았다. 한국의 주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부의 역할을 강하게 요구하는 경향이 강한데, 남녀 평등 문제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는 한국에서 양성 평등의 문제가 심각해질 경우 그 책임을 정부에 물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며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여성문제 해결에 나설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그림2]
□ 양성평등 인식과 함께 양성 평등도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미흡 ㆍ전체 응답자 76%가 개선(매우 공평해짐+약간 공평해짐)되었다고 평가 ㆍ정부는 양성 불평등 해소위해 더 많은 역할 해야 54%, 충분 26%, 하지 말아야 13%,
세계인은 각 국에서 양성평등 문제를 얼마나 개선되고 있다고 보고 있는가? 여성의 권리가 과거에 비해 ‘개선되고 있다(매우 공평해졌다 + 약간 공평해졌다)’는 평가에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전체 국가 응답비율 평균 71%가 과거에 비해 여성권이 개선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크게 개선되었다고 실감하고 있는 응답자만 보면 평균 29% 수준으로 떨어진다. 즉 기대에 못 미친다는 얘기다. 이러한 불만은 남여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여성의 권리가 매우 공평해졌다는 응답비율이 낮은 멕시코(29%), 프랑스(19%), 인도네시아(25%), 한국(23%) 등에서 정부가 더 많은 역할을 하라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멕시코 83%, 한국 73%, 인도네시아 69%, 프랑스 68%가 정부가 양성 불평등 해소를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응답을 보여 17개국 평균 54% 수준을 훨씬 뛰어 넘고 있다.[그림3][그림4]
[그림1] 17개국 양성 권리 평등의 공감대와 중요성 절감 비율 주1. 양성 권리 평등의 공감대는 “매우 중요하다+약간 중요하다”로 긍정적 평가한 비율이며 중요성 절감도는 이 중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을 의미한다. 주2. 부정적 인식으로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포함되고, 기타 “모름/무응답”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보기가 있었지만 실제 응답비율은 미미했다.
[그림2] 남녀차별 개선, 정부의 책임인가? 주1.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 “정부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는 보기 중 개입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
[그림3] 각국 여성 불평등 개선 정도(%) 주1. 1. 매우 공평해짐 2. 약간 공평해짐, 3. 별 차이 없다 4. 약간 불공평해짐 5. 매우 불공평해짐 중 1과 2의 응답만 표기
[그림4] 남녀차별 개선의 정부 역할 평가 주1. 1. 정부가 충분한 역할 하고 있다. 2. 정부가 더 많은 노력 기울여야 3. 정부는 더 이상 역할 하지 말아야 4. 정부가 너무 과도하게 개입해왔다 중 2번 응답 □ 각국 젠더 아젠다의 사회적 압력 유형 분석 : 선도형 ․ 갈등형 ․ 예방형 ․ 잠복형 ㆍ미국, 영국은 중요성 인식수준도 높고 크게 공평해지고 있다는 평가 높아 ㆍ한국은 중요성 인식↓, 개선 정도도 평균이하 ↓ : 잠복된 사회갈등요인 ㆍ 인식수준에 비해 개선도 낮은 국가(프랑스ㆍ멕시코ㆍ인도네시아 등)에서는 사회갈등 요인이 될 가능성 높아 각 국의 양성평등 문제를 중요하게 인식하는 정도와 실제 각 나라의 양성평등 문제의 개선정도에 대한 태도를 통해 양성 평등 문제에 대한 인식 특징을 크게 네 개의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선도형 유형이다. 영국이나 미국처럼 양성평등을 실현하는 문제를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비율이 많을 뿐 아니라 자기 나라에서 여성 인권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인식도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들이 여기에 속한다.
한국의 경우는 과거에 비해 남녀 권리의 불평등 문제가 “크게 개선되었다”는 평가는 23%에 불과해 전체 응답국 평균 29%에 못 미쳤고 양성 불평등 문제를 절박하게 인식하는 비율도 상대적으로 낮아 젠더 아젠다가 표면위로 부상하지 않는 잠복형 인식유형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5] 양성평등 인식과 각 국 양성평등 개선도 평가에 따른 인식유형 분류
주1. 기준선은 17개국 각국 응답비율 평균 : 매우 중요 59%, 크게 개선 29% 주2. 여기서 ‘높다’, ‘낮다’는 평가는 절대적인 의미가 아니라 ‘평균’보다 높다 혹은 낮다는 상대적인 의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