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진 본 연구는 공진(共進, coevolution)의 시각을 기저에 깔고 있다. 본래 생물학 용어인 공진이란 여러 종(種)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진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나방은 박쥐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청각세포의 민감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했고 박쥐는 이에 대응해서 초음파를 다양한 형태로 발사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천적관계뿐만 아니라 협력관계에서도 동일하다. 식물과 동물도 서로의 진화에 따라 함께 진화했고, 광물과 생물도 공진화했다. 마찬가지로 북한의 변화는 우리의 변화와 맞물려야 한다. 그래야 의미가 있고 북한의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 우리는 변화하지 않으면서 북한에게만 변화를 요구한다면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이번 연구의 가장 커다란 의의는 보수와 진보가 함께 모여 남북경협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고민했다는 것이다. 각 소주제 별로 우리가 무엇에 대해 합의할 수 있고, 무엇에 대해서는 합의할 수 없는지를 정리한 것도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판단한다. 따라서 학자 그룹은 물론 남북경협과 관련한 정책담당자들에게는 참고자료가 될 것이며, 북한경제ㆍ남북경협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교과서 성격의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더욱이 이러한 연구가 최초의 시도라는 점도 이번 연구의 중요한 의의일 것이다. 물론 보수와 진보의 시각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존 사례들은 보수와 진보의 통합 필요성을 이야기한 것이거나, 다수의 연구자가 참여했다고 해도 분배전략, 정치개혁, 전반적 대북정책과 같은 거대담론에 관한 논의 혹은 보수와 진보의 역사적 철학적 기원 탐구와 같은 성격의 것들이어서 이번 연구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즉 기존 연구는 광범위한 영역을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주제에 대해 보수와 진보의 생각을 나열한 것임에 반해서 이번 연구는 남북경협이라는 특정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견해의 차이를 명확히 밝히는 동시에 양 진영이 합의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공진을 위한 남북경협전략》의 구성은 크게 셋으로 나누어져 있다. 남북경협의 전략과 비전 혹은 역대 정부의 남북경협에 대한 평가와 같은 큰 틀에서의 ‘기본 시각’, 상호주의 문제와 같은 ‘원칙과 방향’, 그리고 개성공단 사업의 평가와 추진방안과 같은 ‘개별사업’으로 분류하였다. 그리고 각각의 주제에 대해 논의되어야 하는 16개의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서론
2부 원칙과 방향
3부 개별사업
전문가 좌담
독자들의 편의를 위하여 단행본의 원고를 일부 공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