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 한국인의 CSR 인식의 변화

개념과 추진방식에 대한 인식 격차 커

 

CSR개념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 제각각

이해당사자 모델 vs. 주주 모델, 정부의 법 규제 방식 vs. 자율규제 방식 차이로 본 CSR

 

이번 조사결과가 보여주듯이 각 국 국민들이 생각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개념이나 추진방식 등에서는 경제발전수준과 국가 특성에 따라 인식의 편차가 크다.

 

전 사회 이해당사자들의 이익이 걸린 환경 문제나 빈곤, 교육훈련, 보건 분야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는‘이해당사자 모델에 기초한 CSR' 개념과 이윤창출이나 일자리 창출과 같은 기업 본연의 임무와 최소한의 법규준수를 강조하는 '주주모델 CSR' 개념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CSR을 정부규제를 통해 추진해나갈 것인가, 아니면 기업 자율에 맡길 것인가를 두고도 나라별 인식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OECD 선진국 이해당사자형 CSR 모델 선호 : 美, 프랑스는 자율방식, 英, 캐나다, 日 규제 선호

중국, 인도 등 신흥공업국에서 법적 규제 강조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과 같은 OECD 선진국에서는 대체로 환경이나 사회전반의 기업책임을 강조하는 이해당사자 모델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추진방식에서는 미국이나 프랑스는 기업자율을 강조하는 여론이 강한 반면 영국, 호주 등의 경우에는 정부규제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까지 고도성장을 경험해온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신흥경제대국들에서는 대체로‘이해당사자형 CSR' 여론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추진방식에 있어서는 편차가 존재한다. 중국이나 인도의 경우 정부규제를 선호하는 여론이 강화되는 반면 러시아에서 기업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다.

 

한국은 2006년‘윤리강조-법적규제’형에서 2008년 ‘이윤강조-자율추진’형으로 변화

 

한국의 경우 2006년 조사에서는 기업윤리 및 환경문제를 강조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2008년 조사에서는 이윤창출과 일자리창출을 강조하는 실리형 CSR로 변하고 있다. 추진방식에서도 정부규제보다 자율을 강조하는 여론이 크게 증가했다. 한국의 경우 2006년 62%가 CSR을 위한 법적 강제제도를 만드는데 찬성했지만 2008년 조사에서는 44%로 크게 낮아졌다. CSR경제위기론이 심화되면서 기업친화적인 CSR 개념이 확산된 결과로 보인다.

 

[그림1] 여론분포를 통해 CSR 유형별 국가분류

 

주1) 가로축은 (윤리/환경책임 윤리적 CSR 지지 비율)-(이윤/일자리/법 준수 등 실리적 CSR 지지 비율). 0은 (사회책임경영지지 비율)=(주주이윤극대화 지지비율), 오른쪽으로 갈수록 윤리적 CSR이 실리적 CSR 지지비율에 비해 더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  

주2) 세로축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정부의 규제 동의 비율)- 50

 

[그림2] 한국 소비자의 CSR 개념 변화

 

[표1] 주요 OECD국가“정부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제하는 법규를 제정해야 한다” 동의 (%)

 

 

자료 : GlobeScan∙EAI CSR Monitor(2008; 2006; 2003)

 

33개국 56%,“기업. CSR 활동에 소비자 여론 고려 안한다”

아시아/아프리카 개도국 기업의 CSR 활동 신뢰, 선진국은 불신

 

“대부분의 기업이 사회나 환경문제에 대해 여론을 수렴하고 국민들의 염려에 잘 대응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33개국 국민들의 응답을 보면 잘 대응한다는 긍정평가는 38%에 그친 반면, 그렇지 않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56%로 나타났다. CSR을 통해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려는 각 국 기업들의 활동에 불신이 광범위함을 보여주는 결과다.

 

그러나 지역이나 국가경제발전 수준에 따라 기업의 CSR활동에 대한 평가에 온도차가 있음을 보여준다. 대체로 아시아지역과 아프리카 지역의 개발도상국에서는 기업에 우호적인 평가가 많았던 반면, 서구 선진국일수록 기업의 CSR활동에 대한 불신이 컸다.

 

중국은 응답자의 69%가 기업들이 사회 및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여론과 염려에 잘 대응하고 있다고 해 33개국 중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뒤를 이어 아프리카의 가나(65%), 나이지리아(61%)였고, 브라질(54%), 인도네시아(51%), 필리핀(51%) 순이었다. 한편 서구 선진국에서는 캐나다(51%), 영국(45%) 등 정부 차원에서 CSR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나라들에서 기업에 대한 신뢰가 상대적으로 높았을 뿐, 미국(37%), 스위스 (32%), 프랑스(29%), 독일(26%) 등에서는 기업의 CSR 활동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과반에 크게 못 미쳤다.

 

한국, 기업의 CSR 활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 세계 3위

 

한국의 경우 조사에 포함된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기업의 CSR활동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다수를 구성하고 있었다. 기업들이 사회 및 환경 문제에 대한 여론과 국민들의 염려에 잘 대응하고 있다는 응답은 23%로 아르헨티나(17%), 포르투갈(21%), 칠레(22%)에 이어 네 번째로 낮았다. 그렇지 않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무려 74%로 포르투갈(77%), 이탈리아(75%)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3] “기업은 사회나 환경 문제에 대한 여론을 수렴하고 사람들의 염려에 잘 대응한다” 에 대한 동의 및 반대 비율(%)

 

자료 : GlobeScan ∙ EAI CSR Monitor(2008)

주: 중간의 공란은 모름/무응답 비율임

 


 

한국 소비자 인식과 전략적 CSR의 가능성

 

기업의 이미지 개선에 영향을 미치는 CSR활동 : 제품의 질 개선과 함께 다양한 방안 가능

 

이번 조사에서는 친사회/친환경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받을 때 해당 기업의 선호도가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응답자의 76%가 이에 동의했다. 자선단체에 대한 기부활동이 기업 이미지개선에 도움일 될 것이라는 응답은 68%로 뒤를 이었고, 기업이 주도하는 사회나 환경관련 캠페인 역시 65%가 효과가 있다고 보았다. 실제 직원들의 자원봉사 활동을 위한 휴가를 허용(64%)하거나, CSR 보고서를 발간할 경우(60%)에도 기업 호감도를 높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자체 자선재단을 설립하는 경우(59%), 기업 CEO가 사회책임경영을 직접 약속할 경우(58%), 민간단체 및 자선단체와 협력할 경우(56%)도 과반수 이상이 기업의 호감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조사결과를 보면 최근 기업들이 친환경/친사회 제품을 내놓고, 사회공헌 및 각종 캠페인을 주도적으로 벌이거나 CSR 보고서들을 제공하는 것이 기업호감도 개선에 적지 않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1] 기업 호감도 개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주: 매우 좋아질 것, 약간 좋아질 것, 변화없다, 별로 좋아지지 않을 것, 전혀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 중 매우 좋아질 것, 약간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을 합한 비율

 

개별 기업의 CSR활동 정보 취득 경로는?

 

친환경 /친사회적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선단체에 대한 기부활동이나 기업캠페인을 강화하거나 기업보고서들을 열심히 제공하더라도 이러한 정보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어떤 매체가 정보 전달에 효과적인지는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좋은 평판 취득매체 : 언론 > 기업광고 > 제품/기업체험 > 제품라벨/홍보물 > 인터넷

나쁜 평판 취득매체 : 언론 > 제품/기업체험 > 인터넷 > 제품라벨/홍보물 > 구전 순

 

소비자들이 정보를 얻는 경로 1순위, 2순위를 조사하여 합산한 결과 무엇보다 언론과 뉴스와 같은 대중매체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사회적 책임을 잘하고 있다는 정보를 얻은 매체는 1, 2 순위 합해 60%(1순위 47.7%)가 언론/뉴스를 꼽았고,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정보 역시 합해서 63%(1순위 58%)에 달했다. 언론이 개별기업의 평판에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언론과 함께 직접 제품을 사용한 경험이나 개인적으로 해당 기업을 접한 경험을 정보 취득 경로로 꼽은 응답이 좋은 평판의 경우에는 22%, 나쁜 평판의 경우 37%로 높은 응답을 보였다.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거나 버림 받는 데는 기본적으로 제품과 기업의 질이 중요한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다.

 

기업의 광고 효과는 이중적이다. 좋은 평판을 만드는 데는 28%의 응답을 받아 언론의 뒤를 이었지만, 해당 기업의 부정적인 정보를 얻는 매체로는 9%에 불과했다. 기업 광고의 경우 기업 및 제품의 강점을 홍보하는 일방적인 수단이라는 점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제품에 표시된 라벨이나 매장 및 소비자를 직접적인 대상으로 하는 안내 광고물은 기업을 평가하는 데 적지 않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정보 취득에서는 14%, 부정적인 정보 취득에서는 17%로 공히 네 번째로 영향력 있는 매체로 나타났다.

 

정보화 시대에 떠오르는 블로그/인터넷 매체의 경우도 직접적인 제품광고와 비슷한 효과를 낳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긍정적인 기업 정보에서는 13%에 그쳤지만, 부정적인 기업정보 유통에서는 21%로 부정적인 평판이 확산되는 통로로서 그 기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친구/친척/동료와 같은 지인이나 전문가들의 추천/구전효과는 이에 다소 못 미쳤다. 자선단체나 자선 및 지역행사에서 노출되는 기업의 간접홍보효과나 개별 기업들이 발간하는 기업보고서 혹은 CSR 관련 보고서의 경우 아직은 1, 2 순위 합산하여 10% 초반 대에 머물러 있다.

 

CSR 관련 정보 취득 경로 : 쌍방향 보다 일방적 매체 비중 커

 

정리해보면 개별기업의 평판과 관련된 정보의 경우 대부분의 경우 언론과 대중매체를 통해 형성된 것임을 알 수 있으며 역시 해당 제품과 기업활동 직접 경험한 결과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본대로 제품의 질 뿐 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보면 대중매체를 통한 정보전달이나 그 외 기업의 일반적인 홍보 및 제품판매 과정에서의 안내물과 같은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전체적으로 많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쌍방향적 정보 교류가 가능한 인터넷 매체 및 구전 효과 등은 전체적으로 부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의 개별 기업의 CSR 활동과 관련한 정보 취득과 평판 형성과정이 아직은 수동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이다.

 

[표1] 개별기업 CSR 평판관련 정보를 취득한 경로

 

 

CSR 인식이 주식투자 결정에 미치는 영향 : 주식투자자 389명 조사 결과

 

“CSR 잘하는 기업이 더 많은 이윤을 남긴다” 59.8%

“주식투자 매수/매도 결정에 CSR 영향 미친 적 있다” 28.7%

 

이번 조사에서 현재 직간접적으로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응답자 389명(전체 1031명 중 직접투자 16.7%, 뮤추얼펀드 등 간접투자 17.1%, 직간접투자 병행 4.0%)을 대상으로 “CSR 잘하는 기업이 더 많은 이윤을 남길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결과 매우 그렇다는 응답이 13%, 다소 그렇다 47%로 주식투자자 열 명 중 여섯 명은 CSR 활동이 이윤증대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소 아니다 29%, 매우 아니다 9%로 부정적인 응답은 열 명 중 네 명 수준에 머물렀다. 향후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을 투자 지표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그러나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지가 주식을 매도하고 매수하는 데 직접 영향을 미친적이 있는 지 물어 본 결과 한번 이상 있었다는 응답은 29%에 그쳤다. 고려해본 적은 있지만 실제로는 없었다는 응답이 44%, 투자결정에 전혀 영향이 없었다는 응답이 26%였다. 모름/무응답이 2%였다. 즉 전체 주식투자자의 다수가 CSR 활동이 이윤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으면서 아직 실제 투자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2] CSR잘하는 기업이 이윤도 좋다                   [그림3] CSR이 주식투자 결정에 미친 영향 

 

주: 주식투자자 389명 대상

 

CSR 활동이 기업의 실적을 보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실제 투자결정에 활용한 사례가 적은 것은 상당부분 기업의 CSR 활동에 대해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한 것도 한 몫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의 CSR 활동에 대해 더 알고 싶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30%가 매우 그렇다, 51%가 다소 그렇다고 답해 총 81%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다소 아니다는 15%, 매우 아니다는 3%로 투자하는 기업의 CSR 활동에 대한 정보를 알고자 하는 욕구는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들이 자신의 사회적, 환경적 책임을 얼마나 다했는지 숨김없이 알리고 있다고 보는지 물어본 결과 불과 17(매우 그렇다 7%, 다소 그렇다 10%)만이 동의한다고 답한 반면 나머지 82%(다소 아니다 39%, 매우 아니다 43%)의 응답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답해 해당 기업들이 CSR 활동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불신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불신이 주식 등 기업투자 결정에 CSR 활동을 투자기준으로 실현하는 데 장애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한국에서 사회책임투자(SRI: Social Responsibility Investment)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에 관한 정보를 객관적으로 전달해줄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림4] 투자기업의 CSR활동 더 알고 싶다                  [그림5] 기업은 CSR 활동을 투명하게 알린다

 

주: 주식투자자 389명 대상

 

한국인이 뽑은 세계 CSR 잘하는 기업 BEST5, WORST5

 

유한/유한킴벌리 첫 Best 1위, 삼성-마이크로 소프트-현대-LG순

 

유한/유한킴벌리 그룹이 첫 조사를 시작한 2005년이래 처음으로 삼성을 제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가장 잘하는 기업 1위에 올랐다. 2008 CSR한국조사 시점이 2007년 12월 6일부터 26일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문국현 전사장의 대선출마를 계기로 문국현 후보와 유한킴벌리의 사회책임활동이 인구에 회자되면서 유한/유한킴벌리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확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개인의 정치적 성공실패 여부와는 별개로 유한기업은 상당한 이미지개선효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현대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정상회담에 이은 남북경협 활성화 바람을 타고 현대그룹의 이미지 개선 효과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해외기업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존슨앤존슨이 꾸준하게 한국에서 좋은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결과이다.

 

[표1] 세계기업 중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가장 잘하는 기업 (1순위 %와 2순위 %의 합)

 

* 자료 : GlobeScan ∙ EAI CSR Monitor(2008; 2007; 2005)

주1) 1순위 응답자와 2순위 응답자 합한 비율(%)  

주2) 일반적인 기업 군(예: 담배회사, 석유회사 등)으로 응답한 경우는 순위를 산정하지 않음.

 

사회적 책임 못하는 기업 1위 삼성, 맥도날드-코카콜라-카르푸-대우 순

 

사회적 책임 못하는 기업으로는 역시 편법 경영권 승계 및 비자금 파문으로 주목 받은 삼성이 1위에 꼽혔다. 삼성을 사회책임활동에서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가 2007년 4.4%에서 2008년 조사에서는 16.6%로 크게 증가했다. 한국 국민들의 식생활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듯 대표적인 인스턴트 식품 회사인 맥도날드와 코카콜라가 2, 3위로 그 뒤를 이었다. 국내 유통업계 경쟁에 실패해 자본철수를 결정한 카르푸가 4위, IMF이후 좀처럼 이미지개선을 하지 못하고 있는 대우가 5위에 랭크 되었다.

 

[표2] 세계기업 중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가장 잘못하는 기업 (1순위 %와 2순위 %의 합)

 

* 자료 : GlobeScan ∙ EAI CSR Monitor(2008; 2007; 2005)

 


 

기업 ∙ 노조 공동의 사회적 책임 필요하다

사회적 불신 극복이 일차적 책임

 

EAI CSR 연구팀

 

CSR 넘어 SR로

 

국제표준기구(ISO)가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이슈에 대한 세계공통 표준안인 ISO26000의 발표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유인하기 위한 제도적 표준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사회적 책임의 주체를 기업에만 한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ISO26000은 기업 뿐 아니라 정부, NGO, 소비자, 산업, 노동 등 사회의 모든 구성 주체들이 지속가능한 사회 만들기의 공동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사회책임활동 주체에 대한 인식전환은 사회책임이슈와 관련하여 국제적 흐름에 보조를 맞추면서도 한국사회 내적인 성숙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기업의 역할이 날로 강화되면서 기업의 책임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의 책임은 원칙적으로 전 사회구성원에게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업은 수비하고, 정부, 노조, 시민단체, 소비자는 공격하는 식의 일방적인 관계는 바람직하지 않다. 기업들이 한국사회의 반기업정서에 대한 우려와 불신이 강하다는 점도 현실적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환경 문제나 제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적 님비현상이나 남이 하면 불륜, 자신은 로맨스라는 식의 이중 잣대를 해소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에만 일방적인 책임을 돌리면서 자발적인 CSR 활동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노조 등 전 사회구성원의 공동책임의식 중요

 

이제 기업 못지 않게 노동조합이나 시민단체, 기타 사회구성원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돌이켜볼 때다. 자료에서 보듯이 2001년 조사에서 노동조합은 시민단체, 종교단체 등에 이어 5번째로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반면 대기업은 끝에서 두 번째로 평가 받아 불신의 대상으로 지목 받았다. 그러나 2004년 조사에서 노동조합은 사회적 신뢰평가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을 때 대기업들은 경제위기론의 여파 속에서도 국제경쟁력 강화와 기업활동을 통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며 3위로 올라섰다.

 

삼성 경영권 편법승계 사건,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한화 회장의 보복폭행사건 등 대기업의 연이은 스캔들이 이어지면서 이번 조사에서 7위로 다시 추락하였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경우 대기업의 추락보다도 더 큰 추락을 경험하고 있다. 노조간 정파갈등이나 만성화된 폭력시위, 심지어 노조간부들에 의한 부정사건들이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면서 더 큰 추락을 경험하고 있다. 신뢰회복이 사회책임의 출발점

 

사회적 책임활동은 전 사회구성원의 책임이며 사회적 책임의 범위는 사회적 영향력의 크기에 비례한다는 인식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과 노조는 마음 먹으면 일반 국민들의 삶에 미칠 수 있는 힘이 적지 않다. 다수 국민들의 눈에는 이들 각 집단이 사회전체에 대한 책임보다는 자신의 이익에만 집착했다는 비춰져 왔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특히 노조 역시 이제 국민들의 눈 속에 사회적 약자가 아닌 하나의 권력기관으로 비춰지고 있다. 힘의 사용에 걸 맞는 책임의식과 균형감각을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기업과 노조가 추구해야 할 사회적 책임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표1] 주요 기관에 대한 신뢰 순위 변화

 

자료 : EAI ∙ 한국일보(2004), EAI(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