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I는 미래를 꿈꾸는 소중한 자산인 인턴들이 연구원에 대한 소속감과 연대감을 쌓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교육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월요인턴세미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AI는 인턴들이 본 인턴 세미나를 통해 좀 더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모습으로 연구원 활동에 참여하고 학교 내에서 접할 수 없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증대, 네트워크 활성화 그리고 배움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연구원과 인턴들간의 장기적 관계 발전 형성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발표자 정한울 EAI 여론분석연구팀 수석연구원
참석자
작성자 김신현, 여론분석연구팀 인턴 (연세대학교)
이번 월요인턴세미나에서는 ‘세계 여론과 한국, 한국인의 대외안보인식’을 주제로 한국인의 대외인식과 안보인식에 대해 중점적으로 알아보았다. 강의는 “안보위기 논쟁”, “진보와 보수의 해법”, “유권자는 안보위기에 반응하는가?”, “유권자는 어떻게 반응하는가?”, “안보인식 변화요인” 그리고 과제 이렇게 총 6개의 소주제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2013년도 안보위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주로 보수 측 진영은 북한에 대한 위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사람들의 안보불감증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았고, 진보 측 진영은 불안이 나오게 된 근본적인 요인에 대해 언급하며 양 진영 간 논쟁이 벌어졌다. 북한에 대한 두려움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보수 측은 한미동맹 강화, 상호주의 대북정책을 제시한 반면에 진보 측에서는 한국 정부가 근본적인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보았다.
기존의 입장들을 정리해보면 안보에 대해서 사람들이 제대로 반응하고 있지 못하다는 인식이 있다. 그 이야기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유권자들은 정보도 없고, 정보를 처리할 능력도 없다는 시각이다. 안보문제는 더더욱 국민들이 잘 알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다. 두 번째는 유권자들의 태도가 자신의 합리적 계산으로부터 도출된 것이 아니라 당파성에 의해 도출된다고 보는 것이다. 개개인의 입장이 자신이 속해있는 집단의 정체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본다. 이에 반해서 유권자들이 반응하고 있다는 입장도 있다. 개인들이 특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는 상황에서 제약적인 정보를 가지고 반응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실제 한국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반응해왔을까?
기존의 보수적 시각에서 진보적 시각으로 사람들의 생각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남북정상이 만나고 개성공단이 생기며 예전부터 싸워서 이겨야겠다는 보수적 사고방식이 점차 줄어들게 되었다. 기존 한국인들의 통일인식은 Polarization틀로 설명되었다. 진보와 보수의 입장이 대결하는 프레임을 뜻한다. 정한울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중간층은 어느 하나의 입장을 택하는 것이 쉽지 않다. 진보적 가치와 보수적 가치가 공존하는 Ambivalent attitude를 취하기 쉽다. 보수, 진보 정권을 거치고 변화된 대외환경을 체감하면서 북한도 싫어하고, 미국도 싫어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쯤에서 두 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기존의 가설들이 참이라고 생각해본다면, 여기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추론해낼 수 있을까? 정말 사람들은 이념적인 틀을 가지고 북한을 보고 있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사람들이 객관적인 환경변화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에 머물러 있다는 것인데, 정말 그렇다면 사람들의 의식은 상황변화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추론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실제로 맞는지 아닌지 분석해 보겠다. 두 번째는 정말 사람들이 이념적으로 생각한다면, 북한에 대한 태도가 나빠졌을 때는 미국에 대한 인식은 호의적으로 바뀌어야하는 것이 마땅하다. 반대로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미국에 대한 태도가 나빠져야 한다.
이제 가설을 검증해보자. 2004년까지 국방부에서 조사하고 그 후로 동아시아연구원에서 조사한 안보 체감도 평가 변화 패턴을 보면. 2000년도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불안감이 올라가기 시작하여 연평도/핵실험 사건이 발생한 때에 정점을 찍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처음 가정했던 것처럼 사람들이 이념에 머물러 안보상황을 결정한다면 안보를 바라보는 시각도 일정해야 하지만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상황변화에 따라 사람들의 안보인식이 유동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사람들의 안보인식은 환경변화에 반응 하지 않는다는 가정은 틀렸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인식은 합리적인 것일까, 비합리적인 것일까.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움직인다면 합리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최소한 2011년도를 기점으로 북한을 위험으로 보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상황 변화에 따라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반응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에 대한 위협이 커지니깐 미국에 대한 호감이 강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에 대한 사람들의 호감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나 북한에 대한 호감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호감도와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상대적으로 움직이는 패턴을 보인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질문을 할 수 있다. 친미는 곧 반북이라는 상반적 움직임은 전통적인 polarization 틀로 해석된다. 실제 양극화된 태도가 존재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태도와 미국에 대한 태도가 서로 공존하고 있고, 양극화된 태도는 점점 경감되고 있는 패턴이 보인다. 상황변화에 따라 주한미국에 대한 태도도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2011년도 연평도 사건을 거치며 주한미국 주둔에 호의적인 입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 그래프에서 확연히 나타난다. 그렇다면 기존의 시각에서는 이러한 입장에 따라 대북지원에 대한 지지가 약화되어야 하는데, 2011년 이후 대북지원에 대한 지지는 예전과 같거나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미동맹을 강화하자는 여론과 대북지원을 강화하자는 여론이 같이 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기존의 틀에서 보자면 진보적 입장의 67%가 한미동맹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진보와 보수의 가치가 공존하는 상충적인 안보인식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북핵 해법을 보면 진보 측에서 이야기하는 다자대화 지지 비율과 보수 측에서 이야기하는 한미동맹 강화 의견이 동시에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종합해보자. 남북관계가 우호적이었던 시기, 북핵 위기로 인해 전쟁위기까지 갔던 시기를 거치며 사람들의 상당수가 우리 안보를 위해서는 한미동맹이 중요하다는 합의가 이루어진 듯하다. 동시에 한미동맹에만 의존하면 안 되고 냉전적 남북관계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상충적 태도가 한국 사람들의 다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국민들은 일방적으로 어느 한 쪽으로 정책적 색채를 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기존에 ‘진보는 반미, 친북이고 보수는 반북, 친미’라는 polarization 틀이 남북정상회담, 연평도, 북핵 개발과 같은 상황을 겪으며 상당부분 와해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적 변화와 함께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적 틀에서 탈피하여 외교안보 전략을 수립하자는 의견도 주장되고 있지만 국가 정책을 논함에 있어서 방향 없이 현실적인 이야기만 하는 것도 가능한지 의문이다. 두 입장 중 어떤 입장이 맞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더 큰 고민이 필요하다. 기존의 사람들을 인식하는 틀이 polarization틀이었다면, 90년대를 거치며 multi dimension틀의 유용성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충성 이론은 이분법적 색채가 짙었던 기존외교안보정책에 새로운 대안적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어떤 분석적 틀을 선택하여 한국의 외교안보정책을 살펴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각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