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찬수 기자 =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외교부와 동아시아연구원(EAI) 공동주최로 열린 '통일한국의 외교비전과 동아시아
                      의 미래' 국제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국제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우리의 신뢰외
                      교와 통일비전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조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2014.06.09. redchacha1@newsis.com 2014-06-09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9일 동아시아 정세에 대해 "마치 판도라의 박스를 열기라도 한 것처럼 동아시아 곳곳에서 온갖 문제들이 튀어나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이 지역 전체가 퇴보의 깊은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외교부와 동아시아연구원이 '통일한국의 외교비전과 동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서울에서 공동 주최한 국제회의 기조연설에서 "이같은 추세가 저지되지 않고 계속된다면 이는 냉전 종식 이후 지난 20여년간 동아시아가 성취해온 경제적 상호의존도를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평화의 방벽이 세워져야 할 동아시아인들의 마음에 갈등의 씨앗이 자라나고 있다"면서 "잘못된 민족주의와 결합된 역사수정주의는 영토 및 군비경쟁으로 인해 이미 폭발하기 쉬운 상황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이와 같은 상황속에서는 아무리 작은 사건이라도 더 큰 규모의 물리적 충돌을 야기시켜 관련 당사국들을 충돌의 길(collision course)에 들어서게 할 가능성마저 우려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동아시아 모든 관련국들은 경쟁국을 적으로 생각하는 극단적인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점증하는 상호의존성의 세계에서 냉전시대의 사고 방식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동아시아 공동의 안보문제가 국내정치적 목적으로 활용되거나 특정국가들의 양자적 갈등의 희생물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미얀마는 개혁과 개방을 추진 정치적 자유를 확대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받아들였으며 국제사회는 미얀마의 새로운 여정에 큰 성원을 보내고 있다"면서 "이제 북한도 미얀마나 베트남과 같은 길을 선택할 때다. 북한이 전략적 선택을 빨리 하면 할수록 더 나은 결과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북한의 핵개발은 통일을 향한 우리의 여정에 가장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북한의 4차 핵실험을 저지하기 위한 국제적 공조 외교를 강화하고 있다"고 발혔다.

 

이에 따라 그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위해 필요한 여건을 조성하고자 핵심 국가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