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박근혜 마케팅'에도 확실한 승기는 못잡아
◇친박·비박 격돌 본격화하나
이에 친박계는 ‘선방했다’는 논리로 입지를 지키려 할 게 유력하다. 친박과 비박간 당내 갈등이 커질 수 있는 이유다. 친박 핵심인사로 꼽히는 윤상현 사무총장은 6·4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부산·경기를 사수하는 것이 마지노선이었는데, 최대한 선방했다”면서 “그러나 충청권에서 새정치민주연합에 모든 광역단체장을 내줘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산·경기를 사수하고 인천까지 빼앗아온 만큼 패배하진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경기에서 이겨 여당이 패배했다고 보진 않는다”(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내영 고려대 정외과 교수는 “역대 지방선거는 여당이 항상 어려웠다”면서 “여당은 어느정도 심판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면서 선거 이후 국가 운영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계파간 권력투쟁의 1차 관문이 7·14 전당대회다. 현재 친박좌장인 서청원 의원과 탈박인사인 김무성 의원간 당권을 둔 사실상 2파전 구도인데, 이 역시 지방선거와 무관치 않다. 전당대회 성적표는 곧장 7·30 재보궐선거에서의 영향력과 직결된다. 7·30 재보선의 경우 현재 확정된 곳만 12군데인 미니총선급이다. 정치권에서는 초재선 강경세력 혹은 친이(친이명박) 비주류인사들과 친박계간 신경전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안철수·손학규 살아날까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주목받는 이는 ‘기사회생’을 한 안철수 공동대표다. 당내외 반발을 무릅쓰고 전략 공천됐던 윤장현 후보가 강운태 무소속 후보를 제치고 광주시장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광주시장 윤장현’은 안 대표가 거대야당이라는 ‘호랑이굴’에 뛰어든 이후 비로소 자신의 힘으로 당내 입지를 구축했단 의미다. 그만큼 향후 당내 권력지형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안 대표는 이같은 결과를 두고 “광주의 민심이 새로운 변화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무엇이든 처음이 힘들다”면서 “안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실체적 기반을 얻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광주는 야권의 텃밭인 만큼 일방적인 승리로 평가하긴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윤장현의 표는 안 대표에 대해 광주시민들이 더 정치를 잘해보라는 기회를 준 것”이라면서 “안 대표가 정치적인 힘을 더 갖게 됐다고 표현하긴 이르다”고 진단했다.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손학규 상임고문의 거취도 주목된다. 그는 김진표 경기지사 후보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는데, 손 고문에게도 이번 지방선거는 승부수였다는 관측이다. 그는 그간 각종 재보선 때마다 출마설이 불거졌지만 “아직 때가 아니다”라고 말해왔다. 이는 명분도 없이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이유로 나설 수는 없다는 뜻으로 해석돼왔다.
실제 김진표 후보는 당초 여론조사상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에 크게 뒤졌는데, 패배하긴 했지만 막판 초박빙 판세까지 만들었다. 그런만큼 손 고문이 7·30 재보선에 출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재보선이 확정된 경기지역만 5곳이다. 그 중 3곳이 수원. 손 고문에겐 이번 재보선은 그리 나쁘지 않은 무대라는 관측이다.
당내 유력 대권주자인 안 대표와 손 고문의 입지변화에 따라 친노(친노무현) 좌장인 문재인 의원도 추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친노 장자를 자임하는 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인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문 의원과 계파 내부의 역학관계도 주목된다.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인이 당내 차기 유력잠룡으로 급부상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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