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23일 서울시당 창당대회를 치르면서 야권 통합을 위한 대장정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 2일 민주당·새정치연합이 합치기로 선언한 지 21일 만이다. 하지만 통합 시너지 효과는커녕 신당 지지율이 정체·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잃어버린 3주일’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명분은 얻고, 실리는 잃은 ‘통합’

 

통합 중간결산서를 보면 명분에선 적지 않은 흑자를 냈다. 최대 명분은 야권 통합이다. 분열 상태이던 야권이 하나로 뭉치면서 새누리당과 1 대 1 구도가 형성됐다. 6·4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야권이 전열을 정비하게 된 것이다. 논란은 있지만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고리로 ‘새정치 대 낡은 정치’ ‘약속 대 거짓’이라는 프레임이 형성된 것도 성과라 할 만하다.

 

하지만 실리로 넘어가면 손익 계산은 달라진다. 우선 통합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졌다. 통합 선언 직후 양측은 창당 방식을 놓고 1주일을 허비했다. 지난 16일 발기인대회 직후에는 새정치연합의 ‘DJ·노무현 색깔 지우기’ 등 정강·정책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양측이 야심차게 내놓은 새정치비전위원회는 존폐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한 관계자는 “어떤 신선한 개혁 방안을 만들어도 양측 지도부가 신경 쓰지 않는다. 예민한 내용은 막거나 축소하려 한다”고 전했다. 그사이 당초 중도·무당층은 물론 야권 지지층까지 서서히 등을 돌리고 있다.

 

 

 

선거까지 70여일 남은 금쪽같은 시간도 흘려보내고 있다. 새누리당은 일찌감치 선거체제로 전환해 내부 경선구도를 만들면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창당 바람에 휩쓸려 20여일을 그냥 날려보냈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간첩 증거조작 사건 등 선거 호재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조직도 허약해졌다. 기초선거 무공천 선언으로 야권의 풀뿌리 지지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사무국장은 “기초선거 무공천을 정치개혁이 아니라 정치 반감에 대한 만회책으로 내놓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신당의 현재 자산은 20%대로 추락한 지지율이 말해준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창당 첫 주만 해도 31%였던 신당 지지율이 21일 조사에서는 28%로 3%포인트 떨어졌다. 새누리당과의 지지율 격차도 창당 첫 주에는 한 자릿수(7%) 내로 좁혔지만 내부 갈등을 보이며 3월 둘째주부터는 두 자릿수로 벌어졌다.

 

■ 서울시당 창당대회서도 ‘와글’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서울시당 창당대회를 열고 통합 1차 준비작업을 사실상 완료했다.

 

이날 대회에서도 내부 갈등상은 그대로 노출됐다. 민주당 허동준 동작을 지역위원장은 “민주당을 3번이나 탈당한 새정치연합 이계안 위원장은 사과해야 한다”며 이 위원장의 서울시당위원장 선임을 반대했다. 새정치연합 측에선 “민주당 XX들” “잔치를 깨냐. 쓰레기”라며 거칠게 항의했다. 서울시당 공동위원장으로 선임된 민주당 오영식 의원은 “지방선거 무공천이 빚은 혼선에 대해 당이 조속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당은 24일 제주도당 창당대회를 마지막으로 26일 서울 잠실 올림픽홀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