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창당대회'에서 공동대표로 선출된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이 꽃다발을 든 채 인사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창당대회'에서 공동대표로 선출된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이 꽃다발을 든 채 인사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신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26일 공식 창당대회를 갖고 새출발을 알렸다. 소속 의원만 130명에 달하는 제1야당이 된 새정치민주연합은 창당대회 이후 곧바로 6.4지방선거 준비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신당이 풀어야 할 산적 한 과제들이 모두 만만찮은 것들이라 핑크빛 미래를 전망키는 힘든 상황이다.
일단 하락세인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기초선거 무공천을 둘러싼 찬반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양 측의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야 하는 것도 신당 지도부가 반드시 풀어야 하는 과제다. 또한 국정원의 증거조작 사건과 기초연금문제 등에서 신당 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도 향후 지지도 획득에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통합의 '컨벤션 효과' 못 올리고 하락되는 지지율의 만회부터 =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의 통합 선언은 지난 2일이었다. 중앙당 창당대회까지 24일이 걸렸다. 길지 않은 기간이었으나 양측의 통합 과정 에서 나온 잡음은 상당했다.통합의 명분이었던 기초선거 무공천을 두고 찬반 논란이 확산됐고, 6.15와 10.4선언 계승 제외 논란 등 정강 정책을 두고도 내홍을 겪었다.
통합선언 이후 대중들이 느낄 수 있는 변화된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면서 반짝 올랐던 지지율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30% 이하로 내려가는 등 시간이 갈수록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동아시아연구원 정한울 사무국장은 "통합 선언 이후에 '뭔가 달라지겠구나'라는 국민적 인식이 있어야 (통합 명분이) 정당화 되는데, 그런 방향은 제시하지 못하고 계파 갈등, 내분 등만 국민들에게 보이고 있다"고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분석했다.
'민' 정치컨설팅 윤희웅 여론분석센터장도 "기존의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낳았던 계파간 대립이 그대로 재현되는 것으로 비쳐지면서, 정치세력으로서의 신뢰가 없어지고 지지율도 빠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 창당 이후에도 지지율을 반등시키지 못한다면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의 패배는 물론 김한길 안철수 지도부의 리더십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윤 센터장은 "당내 갈등 부분도 있지만 우선 주목받고 존재감이 있는 정당, 야권 성향의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는 정당을 만들어내느냐가 큰 과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창당은 모든 문제의 끝이 아니다"며 "통합하기 전에 양쪽의 조건에 대해 조정을 하고 만든 게 아니라 급조했기 때문에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창당 이후에도 치러야 하는 것이 새정치민주연합의 가장 큰 어려움일 것"이라고 지적 했다. 또 "더구나 정당이 안정화되기 전에 지방선거, 후보공천으로 인한 갈등과 같은 사안들이 눈 앞에 있지 않느냐"며 "새정치 민주연합의 새 출발은 문제 해결이라기보다 오히려 새로운 문제를 대면할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했다.
● 기초선거 무공천 둘러싼 찬반논쟁 가열될 듯 = 통합 명분인 기초선거 무공천을 두고 가열되고 있는 찬반논쟁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도 신당 지도부가 넘여야 할 큰 산이다. 기초선거 무공천을 둘러싼 논란은 창당 이후 더 본격화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무공천 방침을 재고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지원·이목희·은수미 의원이 기초선거 무공천을 반대하는 입장을 기존에 밝힌 데 이어 창당대회 당일인 이날도 박영선, 김현미, 원혜영 의원 등이 가세해 재검토를 요구했다.
하지만 신당 지도부는 이날 창당대회에서도 다시 한 번 무공천 방침을 강조해 향후 격론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무공천 방침을 유지한다면 지방선거 결과는 대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 지도부 책임론이 격화될 가능성도 크다.
정한울 사무국장은 "통합의 명분이 무공천이긴 하지만 일반 국민들의 감흥을 이끌어낼 만한 우선순위도 아니고 논의점도 많은 부분"이라며 "선거가 있다보면 공천 문제를 둘러싼 갈등 요인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희웅 센터장은 "선거 에서는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한데, 무공천으로 선거를 진두지휘한 것이 패배로 이어진다면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며 "(지도부에겐) 책임론이불거지는 문제를 관리해야 하는 과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역단체장 공천 문제도 쉽지 않은 과제다. 창당대회 이후로 일정을 잠시 미룬 상태어서 곧바로 '5:5 지분'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민주당의 광역단체장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변동이 크진 않겠지만 경기와 부산, 호남 등 핵심지역 에서 공천룰을 어떻게 마련할 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당의 지역위원장 선임 문제도 중요한 사안이다. 현재 민주당의 지역위원장은 여러 계파들이 일정한 균형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정치연합 측이 들어오면서 지역위원장에 대한 지분을 요구할 경우 계파 간 또는 세력 간 갈등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다만 지방선거 이후에 불거질 것으로 예상돼 이를 지도부가 어떻게 조절할 것이냐가 현실적인 과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윤 센터장은 "예를 들어 현재 친 문재인계, 친노계가 40%의 지분을 갖고 있다고 한다면, 통합 이후 30%로 줄어들 수 있는 상황 이라 가장 뜨겁게 대립할 수밖에 없는 사안으로 보인다"며 "계파의 존립이나 영향력, 차기 대권주자들의 실익 등으로 연관이 되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조절할 것이냐가 현실적인 과제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 국정원 조작사건, 박근혜 정부 공약 파기 등에 대해 어떤 해결책 내놓나 = 국정원의 증거조작 사건과 박근혜 정부의 실정 등에 신당이 어떤 투쟁력을 보여주느냐와 정국을 주도할 어젠다와 정책을 내놓을 수 있을 지 여부도 관건이다.
정국의 핵심으로 떠올라 있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은 국정원의 조작임이 갈수록 명확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검찰이 윗선 까지 파고들지 못하고 수사를 중단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창당 작업에 몰두 하느라 여론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신당이 출범하고 난 이후에도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야권성향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더해져 난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기초연금문제 등 박근혜 정부의 공약파기에 대해 단순 비판을 넘어 어떤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느냐도 신당의 장래에 영향을 미칠 핵심과제다. 또한 민생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어젠더와 정책을 선거에서 얼마나 부각시킬 것이냐도 과제로 꼽힌다. 정 사무국장은 "기초선거 무공천은 공식적인 (통합 명분의) 정당화일 뿐이지, 실제 국민들의 지지율을 이끌어내는 것은 아니다" 며 "야당이 국민들에게 여당만큼 신뢰를 못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삶에 대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으로 메시지를 제시하는 게 직접적인 과제가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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