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원 넘는 예산갖고 민주주의 사업 도와… 국가 이미지 크게 향상

 

미국의 민주주의 재단(National Endowment for Democracy: NED)은 1983년 창립되었는데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활동하는 단체를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NED는 냉전시기였던 1982년 민주주의의 인프라를 강화시키자는 레이건 대통령의 제안에 의해 설립되었다. 현재 90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재원은 대부분 미국 의회가 부담하고 있다. 2008년 NED의 예산은 1억달러에 달했다.

 

초기 NED는 중동부 유럽과 소련의 체제 전환 그리고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각국의 민주화를 지원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최근엔 중국·북한·쿠바·미얀마 등 공산주의나 권위주의 국가에 더 주목하고 있다. 예를 들어 NED의 북한 관련 활동을 보면 대북 라디오 방송을 지원하고 있으며 탈북자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북한 민주화나 인권 관련 단체도 돕고 있다.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 한스 자이델 재단과 같은 독일의 정당 재단 역시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 정당 재단의 역할도 독일과 해외에서 인권 보호,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운영 자금은 국고로 충당된다. 가장 규모가 큰 아데나워 재단의 경우 연간 예산은 1억유로에 달한다. 아데나워 재단이나 에버트 재단의 연간 예산 중 국제협력 사업의 규모가 제일 큰데, 정치 후진국의 민주화 운동, 인권 단체들을 지원하고 교육 관련 사업도 행하고 있다.

 

이런 기관의 활동은 국제적으로 미국과 독일이 민주주의 체제의 수호자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독일의 경우엔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침략국'이란 부정적인 국가 이미지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이들 기구의 활동이 단지 대외적으로 '모양'을 내기 위한 것만은 아닐 수 있다. 통일 이후 구 동독인들을 대상으로 민주 시민 교육에 심혈을 기울였던 독일 정당 재단들의 활동은 우리에게 결코 먼 곳의 이야기로만 볼 수는 없을 것 같다.